6월 4일 시부야 – 도큐한즈, 애프터눈티 티룸

아사쿠사에서 3:32에 도쿄 메트로 긴자 선을 타고
친구는 중간에 긴자역에서 내리고 난 그대로 도큐한즈와 파르코 3관을 보기 위해
시부야(230엔)로 향했다. 4시쯤 도착.
문제는… 이 두 곳에 가려면 하치코 공원쪽 출구로 나갔어야 했는데
그걸 몰라서 또 헤맸다는 점이지.-_-;

시부야역 도큐백화점 출구

이 표지판이 도쿄 메트로 지하에 있던 건지
JR 시부야 역 지하에 있던 건지는 기억이 잘 안 나는데
어쨌거나 시부야 109, 도큐혼텐, 도큐백화점, 파르코 등이 있는 쪽으로 나가야 한다.
일단 그냥 긴자 선 시부야 역과 연결된 도큐백화점을 구경하다가 어찌어찌 나와서
보니 맞은 편에 도큐플라자가 보인다.

도큐플라자

도큐플라자와 JR 시부야 역과 도큐백화점 사이엔 8차선이 넘는 넓은 도로,
중앙엔 버스 정류장이 있고 그 위로는 육교가 지나가는 아주 복잡한 구조이다.
육교에 올라가서 한참 지도랑 대조하다가
도큐플라자쪽 길로 사진에 보이는 저 철로쪽을 지나서 더 가보기로 했다.

그길로 가다가 왼쪽에 큰 길이 나오고 그 큰 길이 둘로 갈라지는 지점엔
큰 빌딩에 시부야 109라고 번쩍이고 있었다.
여기까지 오면 쉬워짐.
시부야 109 건물이 가르는 두 갈래 길 중 오른쪽으로 올라가면 됨.

도큐한즈 찾아가기

그 길로 올라가면 도큐혼텐(본점)이 보인다. Book 1st를 지나
그 백화점 앞까지 와서 오른쪽 골목으로 올라가다보면
오른쪽에 골목이 보이면서
저멀리 Tokyu Hands라고 써있는 간판이 보인다.
날씨가 어두워지면서 비가 올 것 같아보여서 얼른 실내로 들어가야 했다.
일단 간판이 보이니 대강 위치가 파악돼서 그 골목으로 들어간 다음
횡단보도 맞은 편에 도큐한즈 입구가 보인다.
이때 5시가 넘었다.
이런 시간들은 디카에 찍힌 사진에 기록된 파일정보 시간이나
표에 찍힌 시간, 그때그때 내가 시계를 확인한 시간들로 표기하는 거라서
간혹 몇 분 정도는 차이가 있을 수 있다. 그래도 대강 가늠하기 좋지 않을까 싶어서…

도큐한즈는 신주쿠점이 가장 크다는데 신주쿠는 어찌될지 모르겠고
파르코랑 도큐한즈가 서로 가까이 있는 시부야를 찍은 건데
시부야점도 하룻동안 구경하기도 힘들 만큼 규모가 크다.
7층 건물이고, 우리나라 종로서적처럼 반층 계단으로 연결돼
한 층이 ABC 구역으로 나뉘어 있었다.
내가 주로 볼 키친, 제과툴 쪽은 2C에 있다고 하니 아깝긴 하지만 2층만 보기로 했다.
2C만 해도 부천 이마트 4층의 반쪽 정도랄까 그 이상이랄까…
식품이 아니라 순수히 키친툴로 가득한 걸 보니 눈이 휘둥그레진다.
아하~ 기뻐라… 그런데 여기까지 올 사람은 몇이나 되고
요 2C 코너만 보고도 행복해할 사람은 몇이나 될까 모르겠다만
제과제빵에 관심있는 사람이라면 분명 좋아할 것이니 시부야에 갈 일이 있으면
이 근처에 만다라케도 있다고 하니(난 모르고 못 가봤음.ㅠ.ㅜ) 꼭 와보길.
어쨌든 타코야키 만드는 각종 도구부터
오코노미야키, 몬자야키 등을 만들 때 쓰는 작은 주걱이며
저울도 종류대로 있고 향신료는 마트의 케쳡, 마요네즈처럼 한 진열장에 가득히 있었다.
특히 마음에 든 것은 너트메그. 유통기한이 좀 남아서 안 샀는데
그런 너트메그부터 해서 각종 향신료가 whole이랑 분쇄한 것으로 다 팔고 있더란 말이지.
카더멈도 whole이랑 가루가 있고 핑크페퍼도 있고 파스타에 들어가는 작은 고추랑
심지어 샤프란도 소분해서 팔고 있었다.
그뿐이랴. 꿀만 해도 원산지별로 꽃이나 나무별로 또 진열장 하나…
제과 첨가물이나 가루, 제과형틀이며… 너무너무 황홀했다.♡
뭐 가보면 별 거 아닐 수도 있으나 방산시장이나 쇼핑몰까지 원하는 크기의
제과형틀을 찾다가 지친 사람한테는 천국인 그곳.
참, 여기에 우리집 고기 굽는 전기오븐에 딱 맞는 쿠키 바트가 있었다.
한국엔 가스오븐용 바트나 있지 미니오븐에 맞는 바트는 그런 오븐을 사야
안에 들어있지 나같이 생긴 오븐 쓰는 사람을 위한 것은 눈씻고 찾아도 없었는데
여기엔 스텐레스 재질로 된 작은 바트가 크기별로 있고
(테프론 코팅이 유해하다고 해서 스텐레스 재질 제과형틀을 찾고 있으나
한국에선 아직 거기까지는 인식이 안 돼 생산이 안 되고 있다.)
각종 소스팬도 알미늄, 스텐레스, 동 재질별로 있었다.
어쨌든 그 바트랑 티 마살라라고 써있는 향신료,
지름 10cm의 원형 커터
(10cm면 만두피 찍을 때 딱 맞는 크기인데 한국엔 쇼핑몰만 찾아본 바지만
무스링이 8cm까지 있고 그 다음엔 16cm부터 무스링, 케이크틀이 있다.)
저 크기의 주전자 뚜껑이라도 있으면 모르지만 우리집 주전자는 저 사이즈가 없다보니..
하~ 나도 참 별거 다 산다.-_-; 하지만 뭐 있음 대형 쇼트브레드라든가 쿠키라든가
어떻게든 쓰게 될 테지.
무엇보다도 내가 도큐한즈에 온 이유는 바로 타르트 누름돌 때문이다.
흠… 제빵을 해보고 파이시트를 구워봤다면 알겠지만
(아직 파이시트까진 안 해봤음. 시트 굽기 귀찮아서-_-)
시트부터 따로 구운 다음에 필링을 채우는데 그 시트를 구울 때 가운데가 부풀거나
뜨면 안 되기 때문에 콩 같은 걸 위에 채우는데
일본 요리책에 보면 뭔가 쇠로 된 구슬 같은 것을 채우고 하는 사진이 있다.
저게 도대체 뭘까 무척 궁금했으나 구할 데도 없고 아는 사람도 없어서
DIY 용품의 집합소로 유명한 도큐한즈라면 분명 있을 거라고 생각했던 거였고
와서 보니… 정말 있네!>.<b
알미늄 재질로 된 것인데 300g짜리를 샀다.
콩을 써도 되겠지만 시트 구울 때마다 콩을 익히는 것도 좀…;;
식탁 소품 및 다도용구도 팔고있었다.
하여튼 난 2C 코너만 보는데도 2시간이 훌쩍 지나갔고
마침 밖에 비가 온다는 방송을 듣고 파르코 가긴 다 틀렸다 하고
도큐한즈 2층을 돌아봤다.
좀 많이 사서 혹시 면세를 받을 수 없을까 하고 물어봤더니
그건 또 1층 인포에 가보라고.-_-
가서 물어보니 친절하게도 한국어로 된 안내 부분을 펼쳐서 보여주는데
10,001엔 이상 구입해야 면세 가능하며 영수증 합산도 가능하다고 한다.

도큐한즈 나오니 7시 되어가던가…
파르코는 안 되겠고 도큐혼텐에 들어가서 잠깐 구경하고 나왔다.
8시를 넘으니 가게들이 하나둘씩 닫고 내가 가고자 할 만한 곳은 아마 다 닫을 듯.
Book 1st라는 대형 서점이 보여서 거기 들어가서 또 바로 실용코너를 봤더니^^;;
지하 1층에 있었다.
서점도 크던데 얼마나 책이 많으면 책장이 우리나라 서점들 책장보다 훨씬 높다.
흠… 코엑스에 있는 반디북 외서 코너를 생각하면 됨.
홍차 관련 책 뭐 있나 하고 봤는데 광화문 교보랑 별 차이를 못 느끼겠다.
서점 나오니까 8시는 넘고 그냥 돌아가야하나..하고 터덜터덜 걷는데
Afternoon Tea 건물이 나온다.
애프터눈티는 각종 인테리어 소품 및 테이블 소품을 파는 곳으로
홍차와 다구는 일부분일 뿐이다.
우에노에서도 구경했었기 때문에 별 관심이 안 가서 지나치려는데
눈이 번쩍 띄인 것은 바로 3층에… 티룸이 있다고?!

시부야 애프터눈티 티룸

9시까지 한다고 하면…잠깐 차 한 잔 마실 시간은 되겠지!
아아… 뭔가 좀 허무하다 싶었는데 이거라도 건지는군-하고 기뻤다.T^T
3층까지 엘리베이터로 연결돼 있었다.

애프터눈티 파스타, 스콘, 홍차

메뉴를 보니 파스타도 있길래 점심이래봐야 아사쿠사에서 아게만쥬 사서
친구랑 반씩 나눠먹은 것 밖에 없어서 저녁도 해결할 겸 좀 무리를 하기로 했다.
무슨 로-자가 들어가는 파스타(1,000엔)랑 애프터눈티(650엔) 그리고
스콘(550엔)을 시켰다.

홍차가 먼저 서빙돼 나왔다.
색이나 맛과 향이 실론이 베이스인 듯 하다…
맛과 향이 나한텐 적당했는데… 향이 특히 신선함이 느껴져서 좋았다.
설탕도 잘 어울리고 연한 듯 하면서도 의외로 우유도 잘 맞았다.
홀짝홀짝 음미하면서 몸이 풀어지는 것 같았다.
무거운 거 들고다니느라 넘 힘들었는데 정말 좋네.
가게 내부를 찍어도 되냐니까 서빙한 여자분이 점장이랑 얘기하더니
점장이 와서는 안 된다고 한다.-_-+
테이블에 서빙돼 나온 내 차는 찍어도 되는 거구.

애프터눈티 돼지고기 파스타

드디어 기대했던 내 식사, 파스타가 나왔는데…
엇, 웬 돼지고기?!
실수다… 로-자가 들어가길래 난 또 맛의달인에서 본 무슨 생햄이 들어간
그런 파스타인 줄로만 알고 시켰는데.ㅠ.ㅜ
생햄이 들어간 피자를 맛있게 먹은 기억이 있어서 시켰더니만 무슨 또 돼지고기야.
후~ 이런 파스타는 처음인데…. 돼지고기…라..
돼지고기와 버섯을 올리브유에 볶아 후추로 향을 살린 듯 하다.
꽤 양이 많고 느끼했지만 홍차랑 마시니 후추향이 또 잘 살아나서
그럭저럭 먹을 수 있었다. 아니, 배가 고파서 잘 먹은 건지도.

애프터눈티 스콘

파스타 다 먹은 걸 보더니 스콘을 내온다.
훗훗… 날 돼지로 봤겠지?
내가 이렇게 용감하게 많이 시켜먹을 수 있는 이유는
다시는 이런 기회가 오기 힘들다는 점도 있지만
집에서 먹던 양의 3배를 먹어도 여행이 넘 힘든 것인지 살이 안 쪄서 가능하다는 것이다.
그만큼 운동량이 많으니… 밥심이라도 있어야 하거든…

스콘은 KFC 비스킷 비스무리한 느낌이다.
좀 버터도 많이 들은 거 같고 반으로 쪼개보면 결이나 그 느낌이 비슷하다.
베이킹파우더 향도 좀 나네.
라즈베리 잼, 휘핑크림이 같이 나오는데 그럭저럭 맛있었다.
9시가 다 되어가니 점장이 와서는 끝나는 시간을 알려주길래 서둘러 먹어야 했다.
세금 포함해서 전부 2,310엔이다.

기린 오후의 홍차 로열 와인 레드 홍차

오전에 편의점에서 산 기린 로얄 와인 레드 홍차 음료수인데
굳이 이걸 찍은 이유는… 어떻게든 가게 분위기를 전하고 싶었기 때문.-_-;
애프터눈티는 내부가 저렇게 옥색 레자커버가 씌워진 의자, 쇼파로 깔끔하게 꾸며진
뭔가 좀 허전한 듯한 느낌이 든다.
난 점장이 잘 보이는 그런 자리에 앉아버려서 몰래 사진찍기도 힘들었지. 휴..

2층은 리빙, 인테리어 페브릭 용품 등을 팔고 있고 화장실이 있다.
1층은 다구와 차, 식기, 키친툴이 있는데 우에노보다 커서 그런지 당연히
종류도 더 많았다. 티포트도 여러 종류 되던데 탐나던걸…

시부야 역

시부야 역에 오니 좀 아차 싶었다.
그렇지 않아도 숙소에서 뉴질랜드에서 오신 아저씨께서
시부야는 일본에서 집 나온 청소년들이 모이는 곳이라
다른 데는 몰라도 9시 넘어서 다니기 좀 위험할 수도 있는 곳이랬는데
허거덩~ 시부야는 밤이 되니 불야성이 되면서
곳곳엔 담배 피우는 고딩이 있고
길거리엔 담배 꽁초, 쓰레기들이 굴러다니고
여자 화장실엔 거울에 찰싹 붙어서 마스카라로 떡칠하고 있는 애들이 즐비하다.
너무 겁나서-_- 고개 숙이고 최대한 누구와도 안 부딪히게 조심하면서 갔다.
9시 반쯤 시부야에서 JR 야마노테 선을 타고 타바타까지 간 다음 10:57
JR 케인토후쿠 선을 타고 키타우라와까지 갔다.(450엔)
참.. 야마노테 선에서 안티크에 나오는 치카게처럼 생긴.. 아니 치카게보다 더 멋진
팔다리가 긴 키 큰 사람을 봤다.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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