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5일 하라주쿠 – 크리스티

하라주쿠에는 12시 25분쯤 도착했다.
하라주쿠 JR역은 무척 독특하게도 굉장히 낡고 작았다.
그리고 다케시타 출구(竹下口)로 나가면 바로 개찰구와 야외가 이어진다.
출구로 나가면 대로가 지나가고 있고 그 맞은 편에는
NTT 건물과 롯데리아 간판이 왼쪽에 있고
오른쪽엔 요시노야 체인점이 있는 골목 입구가 보인다.
그 골목 입구 위에는 Takeshita Street라고 써있는 특이하게 생긴 간판이 걸려있고
그 좁은 골목 안에는 젊은이들로 바글거린다.
골목으로 들어가면 롯데리아가 있는 왼편 길에 맥도날드가 나오고
좀더 가면 다이소가 나온다.
다이소에서 구경을 할까 말까 하다가 잘못 고르면 한국제를 사오는 수가 있다고 하니
그냥 건너뛰기로 했다.
다이소까지 오면 다이소 맞은편, 내가 가던 방향의 오른쪽에 골목이 있는데
그 골목으로 들어가서 왼쪽에 있는 것이 바로 CHRISTIE라는 카페이다.

Harazuku CHRISTIE

원래 크리스티까진 생각을 안 하고 왔다.
무작정 일본내 찻집들 몇 군데 소개된 거 복사해와서는
수조엄마께 지명 좀 읽어달라고 했더니 하라주쿠에 웬 찻집이.
게다가 약도도 엄청 간단하고 가장 찾기 쉬워보였다.
재즈바 느낌이 풍기는 간판부터 특이했는데
차야처럼 가게 밖에 티테이블을 진열해놨네.
메뉴판도 밖에 세워놔서 봤는데 스콘 세트가 550엔, 스프랑 샐러드 포함된 게 880엔,
홍차는 대개 500~600엔 선이다.

크리스티 스콘 세트

880엔 스콘 세트를 시키기로 했다.
가게 들어가서 입구쪽에 있는 테이블이 자연광도 잘 들고 좋아서 앉았지.
스콘은 건포도, 치즈, 밤이 들어간 것 중 하나를 선택하고
음료는 닐기리, 아이스티, 커피, 아메리칸 아이스커피 중 하나를 선택하는 것이다.
건포도 스콘이랑 닐기리를 시키고(아이스티는 금방 마실 것 같아서)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기다렸다.
화장실 갔다오니 바로 서빙돼 나오는데
오옷~ 880엔에 이 정도면 참 괜찮은데..
가격대비 타카노가 젤 맘에 들었는데 여기도 만만치 않다.

닐기리는…. 맛이 잘 기억이 안 나는데 괜찮은 편.
여기는 포트에 잎을 넣은 채로 스트레이너랑 같이 나온다.
홀짝홀짝 홍차를 마시다가 샐러드로 허기를 달래기 시작했다.
양상추와 토마토 등이 새콤한 드레싱과 함께 나오는 샐러드.
양은 적지만 입 요기하기엔 딱 좋음.
컵에 나온 스프는 토마토 야채 스프인 듯.
따뜻한 맑은 야채 스프가 속을 달래준다.
뭐 레토르트인지 직접 만들었는지는 모르지만
스콘도 만든다는데… 다 직접 만들지 않았을까나?
요구르트도 수제라고 본 거 같은데 가장 나중에 먹기로 했다.
샐러드용 포크, 스프용 스푼, 요구르트용 스푼이 정갈하게 나오고
먹기도 편하고 맛도 괜찮고 이 가격에 이 정도로 나오니
맛은 둘째치고 그 내용면에서 만족스러웠다.
스콘은 식빵 질감이었는데… 좀 딱딱한 감은 있지만 버터가 덜 들었는지 담백했다.
생크림도 예쁘게 별모양으로 짜서 담아주고 기분 좋네.
스콘을 반으로 쪼개서 라즈베리잼이랑 생크림이랑 듬뿍 발라먹으며
행복을 만끽하는데 웬 남자가 바로 들어와서 내 맞은편 오른쪽에 앉더니
바로 담배를 뻑뻑 피워댄다.-_-+
혹시 입구 가까운 자리라 여기가 흡연석인가? 어쩐지 재털이가 있더라니.
주인으로 보이는 아저씨한테 저 자리 흡연 가능한 자리냐고, 금연석으로 가고 싶다고
했더니 가게 안쪽 자리로 옮겨주었다.
참고로, 가게 주인이 영어가 가능하다.

 

휴, 다행이다…. 했으나 다시 어디서 담배 냄새가 풍긴다.
이 가게는 ㄴ을 대칭으로 뒤집은 모양으로 생겼는데
내 왼쪽 구석 자리의 웬 아줌마가 아들을 데리고 앉아서는
담배를 피우고 있었다.
집에서 뭐 스트레스라도 받나 보네.
이해는 하지만… 아줌마, 아들이 그거 보고 배운다구-_-;
그리고 난 공공장소에서 담배 피우는 사람이 젤 싫어..으흐흑

밀크티와 스콘

가게를 다 볼 수 있는 위치에 앉아서 사람들 구경하면서
스콘도 다 먹고 홍차도 다 마시고 밀크저그에 있던 우유까지 다 따라서 쪽쪽 마시고
라즈베리 잼이 얹어진 요구르트를 조금씩 섞어서 떠먹으면서 뭉갰다.
바로 앞에 보이는 외국인, 일본녀 커플은… 나름대로 그네들을 위해 블러 처리를 했다.
가게 주인은 비틀즈를 좋아하는지 그 시대 분위기를 살리려고 애썼고
나름대로 음악회 같은 것도 여는지 연주회 개최 포스터 같은 것도 보였다.
음악 카페인데 홍차를 다룬달까 주관면에서는 타카노가 제일 마음에 드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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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Responses

  1. 시엘 댓글:

    아, 그런데 히라주쿠 아닌가요?

  2. 시엘 댓글:

    마지막 사진 되게 있어보여여..ㅋ

  3. 티앙팡 댓글:

    하라주쿠 맞고요. 마지막 사진은 거의 끝무렵의 먹다 남은 거라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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