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대] 티 테라스 tea terrace

3월 11일

세븐 스프링스에서 디너 타임이 되는데
점심 시간에 들어가서 죽치고 있으니 미안하기도 하고…
좀 걷다가 차나 마시자고 간 곳이 근처에 있다는 티 테라스.
원래는 인사동에 모시고 가고 싶었지만
언니의 일정도 고려해야 했고
티 테라스는 대학로에나 있는 줄 알았는데
홍대 앞에도 있다니 궁금해서 따라가게 되었지.
대학로 앞에 있던 티 테라스가 여기로 옮긴 건지
2호점인지 전혀 다른 카페로 이름만 같은지는 잘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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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호, 외관이 나무로 되어 있네…
너무 화려하지 않으면서 더 편해보인다.
겨울에 난방이 좀 어렵지 않을까도 싶지만 어쨌든
따뜻하고 포근해 보이네. 창이 커서 내부도 밝을 테고… 좋아좋아.

카운터 및 주방이 한쪽 구석에 오픈돼 있어서
가게도 넓어보이고 좋았다.
나머지 공간엔 꽃무늬 테이블보를 씌운 탁자들이 있었는데
벽면엔 곰돌이 인형들이 전시돼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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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테이블 매트를 깔아주더라고.
사진엔 잘 안 보이는데 흰색 레이스 모양의 비닐로 된 매트다.
문득 차야 생각이 났다.
여기 오픈하기 전에 차야 가보고 영향받은 건 아닐까?하고..
노리다케 찻잔과 베아띠 티포트가 나오는 걸 보니 맞는 거 같은데.
티코지 대신 깔끔하게 워머를 내온다.
난 티코지를 더 선호하긴 하지만..
생각 외로 차를 우려내오지 않고 스트레이너랑 같이 내온다.
생각해보면 차맛이 어쩌구 하는 논쟁을 피하려면 이것도 괜찮은 방법이긴 하지.
설탕과 티스푼도 같이 서빙해 와서 좋았다.
어디랑… 비교되지 않는감?ㅎㅎ

다만..음.. 티스푼에 기름떼가 묻어 있어서
바꿔달라고 하려다가 말았는데
뭐랄까… 내가 너무 다구와 테이블 세팅의 통일성
이런 걸 따져서 그런지 곰돌이 전사지가 찍힌 티스푼과
노리다케 찻잔이 영 어울려보이진 않았다.-_-;
뭐, 여기저기 다녀봐도 티스푼까지 적당히 어울리게
내오는 찻집이 차야랑 페코티룸, 오후의 홍차 정도니 많지 않지.
많이 바라지도 않는다… 이 정도로 정성껏 내오는 걸 보면
세팅면에서 많이 신경쓰고 있다는 걸 알 순 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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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만 마시는 건 뭔가 허전하고 케이크를 시키자니
배부르다고 하셔서 스콘이 눈에 띄었다.
만드느라 15분 기다려야 한대서 기대했건만…
잼이랑 휘핑크림이랑 예쁘게 담아오고 정말 마음에 드는데…
스콘 모양을 보니 너무 딱딱해 보이잖나…;;
베이킹파우더를 아주 안 넣은 건 아닌 거 같다.
반으로 쪼개면 냄새가 나긴 하거든.
근데 어떻게 이렇게… 딱딱할 수가 있는지..OTL
서비스도 괜찮은 거 같고 인테리어나 세팅이나
다 그럭저럭 맘에 들었는데… 언니도 전에 오셨을 때
케이크 맛있었다고 하셨고… 왜 스콘만…훔냐

갑자기 머리 속엔 그간 먹은 스콘들이
쭉 떠오르기 시작했다.
일단 국내에서 스콘 먹은 것만 치자면 제일 맛있었던 건…
대학로로 옮긴 티가든 호두 스콘이었지.
서비스는 영 아니었지만 스콘만은 제일 맛있었어..
그 다음은 옛날 차야의 스콘 – 롯데호텔 스콘 – 페코티룸 스콘
– 워커힐이나 리츠칼튼 스콘 – 느린 달팽이의 사랑 스콘 정도.
커피점이나 제과점의 스콘은 안 먹어봐서 모르겠고..
생각나는 건 이 정도인데 맨 마지막에 여기 스콘이 들어갈 듯.
화장실도 너무 이쁘게 꾸며놓고 초기의 차야 모습이 떠오르게 해놔서
금연 카페이고 다 좋은데…
스콘만 해결하면 여기를 아지트로 삼고 싶을 정도다. 정말로.
아니, 뭐…. 스콘 해결은 둘째치고 그냥 가서 케이크를 먹으면 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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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루피시아 봉봉, milk tea 언니는 루피시아 까슈까슈를 시키셨는데
봉봉은… 좀 찻잎이 묵은 건지 원래 그런지 몰라도
맛이 해조류 냄새가 나면서 미끄덩 밍밍한…

뽀샤시한 분위기에 햇빛이 잘 들어오게 만든 긴 창문…
깨끗한 내부 공기와 꽃무늬와 화이트로 꾸며져서
여학생들의 아기자기함 이런 게 느껴져서 정말 괜찮았다.
그렇게 다 마음에 들다가 뜬금없이 곰돌이 티스푼이 나온 게
개인적인 취향에 좀 안 맞았을 뿐.
티스푼 건은 정말 개인적인 취향이라 건너뛰어도 좋은데
스콘만은 개선 좀 해줬으면…;;

그리고 이 맛없는 스콘을… 언니께서 남기신 것까지 먹는 걸 보고
놀라시던데 후후후, 그새 소화가 다 됐는지 좀 배가 고파서 그만. 쿨럭
어쨌든 인테리어도 그럭저럭 괜찮고 차는 아직 다 맛을 못 봤으니
잘 모르지만 화장실도 너무 깨끗하고 이쁘고..금연카페고..T^Tb
간만에 꽤 마음에 들었다. 스콘 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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