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천] 앨리스티

2007년 5월 22일

부천에 브런치와 홍차 전문점이 생긴다고 모니터 요원을 모집하길래
집에서 가깝기도 하고 집에서 멀다고 해도 갔을 거라서^^; 지원했다.
근데 오픈 전에 모니터 요원들 불러서 시식하게 한 후
수정할 거 수정하고 오픈할 거라고 하더니 20일인가에 그냥 오픈해 버리고는
20일부터 일주일간이었나? 그 기간 안에 편한 시간에
동행을 꼭 데리고 와서 와서 시식하라고.-_-
뭐, 가게 오픈이야 빠를 수록 돈 버는 거니까 이해는 하지만…
처음에 따뜻한 홍차나라에 모니터 요원 모집한다고 자세한 이력서를 요구하더니
나중엔 오렌지페코에 좀더 완화해서 모집했다가
등급도 새싹회원도 된다고 내린 걸 보고난 뒤라서 약간 좀…
그래도 집에서 가까운데 찻집이 생기는 건데 그 정도는 접어둬도 상관없지…

앨리스티 간판

부천 북부역으로 나와 북부역 사거리 왼쪽으로 가서
MMC극장(구 MAD9) 맞은편 오른쪽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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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호~ 바닥이며 벽화, 가구, 조명에 아주 공들인 흔적이 보이는군.
프로방스풍 인테리어에 약간 더 고풍스러운 의자를 놓고
창가엔 샤방샤방 커튼을 달아서 여성스러움을 더했다.
벽마다 있는 앨리스 벽화가 아주 백미였다.

앨리스티 메뉴

메뉴를 먼저 갖다주고 차 시향 박스를 가져오는데
홍차랑 허브차 10종류가 담겨 있다.
보니까 브리즈, 로네펠트 등이 섞여있는 거 같다.
헤로게이트 홍차들이 진열돼 있는 걸로 보면 그것도 쓰는 거 같고.
모니터요원을 위한 추천메뉴를 얘기해 주셨는데
추천메뉴 말고 다른 거 먹으면 안 되냐니까 된다는 거다.
그래서 고대하던 애프터눈 티세트를 시켰지~
오픈 전부터 저 티세트 사진을 보고 어찌나 궁금했던지…ㅎㅎ
홍차는 난 차이라떼, 동행은 로네펠트 다르질링 정파나를 시켰다.

애프터눈 티세트, 차이라떼

차이라떼는 생각과는 달리 한 잔으로 나왔는데
한 잔치고는 양도 많고
1회용 유기농 설탕을 주는 게 또 인상 깊더군.
설탕을 안 넣어왔는데도 내 스타일의 차이라서 맘에 들었다.

레몬커드 타르트, 초코케이크, 호박타르트

맨 윗단엔 레몬커드 타르트, 초코케이크, 호박타르트.
레몬커드인지는 몰랐는데… 레몬 특유의 쇠맛과 향을 보니
아마도 이게 레몬커드라는 것이 아닐까 싶었다.
동행이 견과류를 안 좋아해서 저 호두타르트는 다 내가 먹었당.

앨리스티

난 티 샌드위치가 참 맘에 들었는데
식빵도 두툼하니 촉촉한 편이었고 필링이 간결해서 좋았다.
보통 티세트의 구성은 핑거푸드인 게 좋은데
큰 샌드위치가 보기는 좋아도 먹을 때 흘러서 불편했거든.
이 샌드위치는 어찌 보면 박해보일 수도 있으나^^;
손으로 잡고 먹기 정말 편하다.
계란, 오이, 마요네즈 필링인데 개인적으론 계란이 없는 게 좋고.
스노우볼도 속이 바삭바삭하니 호두가 또 듬뿍~
사브레를 먹고 놀랐던 게 정말 입안에서 모래처럼 바스라진다.
이런 사브레를 먹고 감동한 게 롯데호텔 라운지 티세트에 나온 거였는데
이것도 정말 맛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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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단까지 내려가자 배가 부르더군.
티세트가 홍차를 제외한 2인용 2단, 3인용 3단으로 구성돼 있다.
홍차는 따로 시키고 다과만 구미에 맞게 시키게 되어 있는데
3단을 시켰더니 양이 생각 외로 많더라고.^^;
스콘은 블루베리랑 플레인이 나왔는데
난 플레인 스콘이 맛있었다.
잼이 2가지나 나오고 너무 많아서 남으니 또 아깝더라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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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물에 신경쓴 흔적 중 하나.
커트러리 손잡이에 모두 AliceT라고 전사처리를 해놨다.

앨리스티

티세트 나오고 나서 샌드위치를 집어먹다가
접시 좀 달라고 하니 그제야 가져오는 게 약간 센스가 모자라지만..
뭐, 이후에 온 사람이 시킨 티세트에는 잘 나온 거 같더라고.
서비스 자체는 좋았고 오픈한 지 며칠 안 돼서 간 것이니
앞으로 좋아질 거 같았다.
아참, 테이블마다 마술쇼를 보여주는데 그것도 재미있었다.

또 놀란 점… 접시가 레녹스 버터플라이다.
티스푼, 티포크, 버터나이프, 디저트나이프가 다 나오는 게 좋았고.
동행이 시킨 다르질링은 제임스새들러 티포원에 담겨 나왔는데
잘 우려서 맛있었다고 하네.
티마스터가 직접 우려서 걸러 내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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견과류 듬뿍 타르트~
아직도 있으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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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겁게 티세트와 홍차를 즐기고 나서
가게 내부를 구석구석 살펴봤다.
주방 앞에 있는 테이블은 그냥 그랬지만
저쪽에 보이는 여왕과 트럼프 병정 벽화가 무척 이쁘네.

앨리스티

화장실도 화장실 입구도 너무 예쁘게 꾸며놨다.
예쁜 아치들과 벽화로 구석구석 꾸며져 있어서
그거 감상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앨리스티

입구에서 들어가는 통로.

입구 오른쪽 벽화

처음 들어갈 때 후문으로 들어가서 못 봤던 건데^^;
입구로 들어가서 오른쪽 벽에 그려진 벽화다.
입구에서부터 가게 내부 구석구석 앨리스의 얘기들이 진행된다.

벽화

사진 찍기 좋은 코너.

앨리스티

주방쪽 모습.

앨리스티

메인홀 가장자리에 있는 카운터.
여기서 쓰는 홍차와 기물이 보인다.

앨리스티 내부

가게 중간에 있는 공간도 작은 숲처럼 느껴지게 꾸몄다.
하얀 벽면에 그려진 덩쿨 그림과 타고 올라가는 모양의 바닥 타일,
중앙에 있는 나무의 조화가 아주 맘에 들었다.
흰 테이블과 의자는 이쁘지만 좀 다닥다닥 붙은 감이 있긴 하지만.

앨리스티 내부 초크아트

커튼으로 독립된 좌식 방이 2개 있는데
푹신한 매트가 깔려 있어서 엉덩이 깔고 앉아서 수다 떨기 참 좋겠더라.
다만 난 좌식을 안 좋아해서 바로 창가로 가서 앉은 거였는데
동행이 무척 아쉬워해서 미안했지…^^;
앨리스 벽화들도 멋지지만
군데군데 있는 초크아트도 아주 일품이었다.
티포원, 찻잎, 홍차 따르는 모습 등을 초크아트로 저렇게 꾸며놓았다.

오픈 초기라 아직은 뒤숭숭한 감은 있었지만
홍차도 맛있고 티푸드, 서비스도 전반적으로 맘에 들고
인테리어는 나무랄 데가 없네.
아참, 배경음악이 또 아주 맘에 들었더랬지.
내가 좋아하는 80~90년대 팝송부터 ost도 나오고.ㅎㅎ

부천 북부역 쪽은 중동, 상동 신도시 때문에
멋진 패밀리 레스토랑도 없었는데
작년부터 TGIF랑 스타벅스도 생기고
이렇게 멋진 홍차 전문점까지 생기네.
맞은편 극장에서 영화 보고 나와서 들르기도 좋고
부천역사로 가서 교보문고에서 책을 사와서 봐도 좋겠다.
서울에 생겼어도 반가웠겠지만
집에서 걸어갈 수 있는 곳에 생겨서 너무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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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후기는 오픈 초기에 모니터 요원으로 갔을 때의 모습이라서
지금 기준으로 내부 인테리어부터 메뉴, 음식맛까지 많이 달라졌다.
현재 내부 인테리어는 홀에 칸막이를 쳐서 흡연구역을 만들었는데
그래봐야 가게 내부에 담배 냄새 다 나고
식사 메뉴를 보충했는데 두 번 같은 메뉴를 먹은 친구가
맛이 별로였다고 하네.
모니터 요원으로 가서 감상도 열심히 써서 제출했는데
모니터 요원 참가자들의 감상문에 대한 피드백도 없고…
오픈 초기엔 급호감이었는데 지금은 중간 정도 된다.
부천에서 찻집에 갈 일이 생기면 또 가게 되겠지만…
체인점도 늘어나고 있는 걸 보니 그래도 흐뭇하긴 하다.
고객의 소리에 귀 기울이고 잘만 성장한다면야
한국의 홍차 전문점이 늘어난다는 건 긍정적인 일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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