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2일 도쿄 – 황거
오전 8시 넘어서 일어난 듯. 자명종이 있긴 했는데 시끄럽다고 치워놓은데다 피곤해서;;
다른 방에 홈스테이를 하는 혼자 여행을 하는 학생과 함께 아침을 먹고
지브리 티켓을 예매하기로 했다.
YOSHINOYA라는 24시간 체인점이 있는데 간단한 백반과 덮밥을 파는 곳이다.
무슨 소고기 덮밥을 시켰는데 평소 집에서 먹던 아침의 3배는 된다.-_-;;
가득~한 밥 위에 불고기처럼 달달하게 졸여서 볶은 기름진 소고기를 같이 비벼서
조금씩 먹다보면 그냥 반찬 없이도 먹는게 가능할 정도로 짭짤하면서 양도 많다.
가격은 420엔. 양에 비해 괜찮긴 해서 그럭저럭 이용할 만하네.
LAWSON 편의점에 찾아가 지브리 티켓을 예매했다.
웅… 한국에서는 예매하는 곳이 한정돼 있는데다 시간도 없어서 일단 그냥왔던 것인데
뭐, 일본 와서도 붐비지 않는 날이면 예매하기는 쉬울 듯 하다.
단, 일어를 어느 정도는 알아야 할 듯.
가게에 들어가면 뭔가 기계가 있긴 한데 버튼이 잔뜩 있고
과연 저것이 지브리 예매기가 맞는지 의심스러웠다.
주인한테 지브리 티켓…. 하니까 알아서 그 기계의 버튼을 누르고
지브리 티켓 예매 시작하기 전 단계까지 해줬다.
여기서부터는 일어를 읽을 줄 알면서 눈치껏 알아서 하는 약간의 센스가 좀 필요하다.
이름 입력시 영어로 음별로 띄어써서 넣으면 되고
전화번호는 숙소 전화번호를 넣었다.
하루 4차례의 입장 시간 중 가능하다고 표시된 시간 중에서 고르고
관람하고 싶은 날을 선택하면 확인증이 출력돼 나온다.
이 확인증을 지브리에 가져가면 되나보다 했는데 역시 또 뭔가 의심스러워서
아까 그 점원한테 가져갔더니 확인증과 돈을 받고 정식 티켓을 출력해줬다.
하마터면 큰일날 뻔했음. 지브리 미술관 입장권 가격은 1,000엔이다.
11시 30분에 키타우라와 역에서 JR 케인토후쿠 선을 타고 도쿄에 갔다. (450엔)
도착하니 대강 12시 19분쯤.
마루빌 쪽으로 나와서 걷다보니 웨지우드와 로얄 코펜하겐 오프라인 매장이 보인다.
롯데 본점보다 큰 웨지우드 매장…으앙~>.<
하지만 시간절약을 위해 그냥 지나쳐야 했다.
그리고 일본왕이 사는 황거(皇居; 고쿄)로 향했다.
황거 바로 앞의 대로를 달리는 저 2층 버스는?!
도쿄 스카이 버스라는 것인데…. 여행 책자에서 잠깐 봐서 기억은 안 나고
어쨌든 저런 것도 있네…싶어서 한 장 찍어봤다.
皇居, 고쿄(Imperial Palace)
황거에 들어가면 외곽은 모두 침입방지를 위한 해자로 둘러싸여 있고
저 멀리 궁이 보인다.
소나무들 늘어진 거 보니 십장생 보는 거 같다.
황거 앞에 펼쳐진 광장, 고쿄가이엔.
자잘한 돌이 깔린 광활한 광장인데 신발 벗고 걷고 싶어질 정도였다.
지압도 할 겸 그대로 그 공원을 가로 질러서 결국 황거 외곽의 반 정도를 돈 셈인데
입구에 갔더니 스태프 외에는 출입금지란다.
어랏…책자에 나온 그런 것들… 못 들어가 보는 건가?
친구랑 나머지 반을 더 돌아서 입구를 찾아볼까 그냥 갈까 하다가 포기하고
왼쪽에 있는 공원으로 빠졌는데
나중에 숙소에 와서 뉴질랜드에서 오신 분 얘기를 들어보니
적어도 10일 전에는 여행사 통해서 예약을 해야 들어갈 수 있는 곳이란다.-_-;
알아보니 일본인들도 아무 때나 들어가는 것이 아니고 신원조회를 해야하고
정초인 1월 2일과 일본왕의 생일인 12월 23일,
1년에 2번만 일반인에게도 내부를 공개한다고 한다.
하긴 생각해보니 아무나 들여보냈다 테러라도 일어나면….
이 황거에서 끝까지 가면 야스쿠니 신사다. 근데 거기까진 별로 가보고 싶지 않았다…
어쨌든 이 황거는 오전 9시부터 오후 3시까지 무료개방이고 월, 금요일은 입장 불가이다.
황거의 유명한 메가네바시(수면에 비친 모양까지 합쳐 안경 모양을 만드는 돌다리)
앞에서 사진을 안 찍을 순 없어서 사진도 찍고..
도쿄의 3대 동상 중 하나라는 쿠스노키 마사시게 동상.
그런데 이미 우에노에서 로뎅을 보고 와서 그런지 영~
역동감도 별로 안 느껴지고 무슨 조각이 이렇게 평면적인지.
그런데 한 가지 재미있게 느껴진 점은
황거 앞에 있는 큰 길과 마루빌을 비롯해 양쪽에 포진하고 있는 각종 대형 건물들
공원에 있는 동상까지 보니까 왠지 광화문이 생각났다.
딱 문화관광부 앞에 있는 그 큰 길 말이다.
요기까지 황거 외곽의 반 정도만 보고 벌써 1시 반.
비가 부슬부슬 내리기 시작했다.
난 모자대신 양산을 들고다녔는데 그게 우산도 되고 좋긴 하네.
아끼던 양산이 빗물에 망가지는 것은 마음이 아팠지만.
황거 앞에 있는 대로 건너편에 인포메이션 센터가 있었다.
그렇잖아도 전철노선도도 부족하고 지도도 볼 겸 들어갔는데
여긴 여행객들에게 오아시스와 같은 곳이었던 것이다.
도쿄 각 지역별로 자세하게 나온 지도가 한글판으로 있고 JR 노선표도 얻을 수 있었다.
여기서 잠깐. 보통 일본여행책자에서 소개하는 글 보면 JR역 기준으로 말하면서
노선표는 지하철이나 도쿄메트로만 나온 걸 줘서
나도 처음엔 키타우라와 역을 찾느라 헤맸다.
3개가 다 합쳐진 노선표도 있지만 그건 좀 복잡해서
난 주로 2개를 번갈아 보면서 다녔는데 거의 JR로 다녔고
JR이 좀더 비싸다고는 하는데 지상으로만 다니는데다 차량들도 깨끗하고 좋았다.
여기서 난 카렐 차펙, 마리아쥬 프레르 긴자점의 위치를 물어봐서 파악했고
친구는 근처 미술관 위치와 이후에 갈 곳들을 물색하고는
인포메이션 센터에서 2시 반쯤 나온 것 같다.
그때부터 나랑 친구는 떨어져서 각자 가고 싶은 곳에 갔다가 숙소에서 만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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