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2일 도쿄 – 긴자 마리아쥬 프레르 본점
도쿄에서 마루노우치 선 타고 긴자로 이동. (190엔)
무작정 나와서 둘러보니 왼쪽엔 한큐 백화점, 정면으로 올림푸스, 오른쪽엔 도시바
간판이 보인다.
한큐 백화점… 로고가 꼭 Harrods 같지 않은가? 후훗
다만 저기는 시간이 없어서 못 들어가봤다..
여기가 도대체 어디야? 하고 봤더니 C2 출구.
긴자는 마루노우치 선, 도쿄 메트로의 긴자 선 등이 지나가므로 꽤 복잡하다.
하… 여행책자들이나 어느 사이트던지 역 출구명까지 알려주면 좀 좋아.
앞으로 얼마나 헤매야 하는 거야~
그나마 곳곳에 지도가 있어서 참 좋았다.
방향을 구분할 줄 몰라서 좀 헤매는 수는 있지만
몇 개 큰 건물이라도 표시해주면 그걸 토대로 지도랑 대조하면서 갈 수 있거든.
저기 내가 빨간 점을 찍어놓은 부분이 마리아쥬 프레르 본점 위치다.
그놈의 스즈란 토오리 찾느라 어찌나 고생했는지.-_-+
인포메이션 센터에서 반대편 골목을 알려준 것이었다. 으헝~
일단 미츠코시 백화점 앞까지는 갔다.
흠..아버지의 날 선물 페어라… 내가 여행하는 동안 백화점에 가면
주로 식품매장에 갔는데 아버지의 날 관련 상품이 많았다.
어쨌든 미츠코시와 와코 백화점 근처까지 가면 분명 스즈란 거리가 보여야 하는데
그 일대를 아무리 뱅뱅 돌아도 도통 알 수가 없었다.
게다가 공중전화는 왜 이렇게 안 보이는지.
일본도 우리나라처럼 핸드폰이 확대되어서 공중전화 찾는게 정말 어려웠다.
결국 미츠코시 1층에 들어가 인포메이션 센터에 물어봤더니 정문으로 나가서 왼쪽.-_-;
10엔짜리는 없고 아깝지만 100엔을 넣고(100엔을 넣으면 거스름돈 안 나온다)
마리아쥬 프레르에 전화했다.
일본인이랑 전화통화라니, 해본 적도 없고 자신도 없지만
여기까지 와서 물러설 순 없었다. ㅠ.ㅜ
나 거기 가고 싶은데 미츠코시 백화점 앞이다. 어디냐-부터 시작해서
떠듬떠듬 물어봤는데 무슨 건물이 보이냐고 하길래
그 전화박스에서 보이는 건물들 몇 개를 들었더니
그쪽도 아니고, 저쪽도 아니랜다. 그럼 어디냐고.ㅠ.ㅜ
분명 미츠코시랑 가깝다고 한다.
무슨 포리스 근처라던가.. 하여튼 발음은 이상하고(경찰한테 물어보란 소린가?)
알았다고 하고 끊고 찾아보기로 했다.
전화를 끊고 멍하니 건너편 길을 보는데…
헛, SUZURAN STREET라는 간판이 걸려있는 골목이 보인다!
銀座 鈴らん 通り라는 것이 미츠코시와 와코 맞은편에 보이는 골목 이름이라니.
난 그 반대편을 한참 뒤지고 있었으니… 이런이런!
웅.. 유명한 길인 것 같은데 그냥 행인한테 물어도 될걸.
자, 여기서 잠깐.
일본 가실 분들… 요 단어도 알아가자.
난 고등학교 때 제2외국어로 일어 조금 하고 시간이 한참 지난 상태라서
기초나 다름이 없는데다 어휘가 무척 딸리는데
부끄럽게도 동서, 좌우를 까먹어서 좀 헤맸다.
左(ひだり 히다리), 右(みぎ 미기) 이건 레프토, 라이토 라고 해도 알아는 들을 거 같다.
東(ひがし 히가시), 西(にし 니시), 南(みなみ 미나미), 北(きた 키타)
동서남북은 필수이다. 지역이나 역 이름에 많이 쓰이기 때문에 알면 도움된다.
south나 north 같은 발음, 알아듣게 하기 힘들 거 같다.
난 만화 캐릭터 이름 때문에 미나미만 알고 있던 상태였음.-_-;
어쨌든 떨리는 가슴을 안고 스즈란 토오리로 한발짝씩 걸어들어갔다.
SUZURAN STREET 입구 간판에서 100미터도 안 들어가서 바로 오른쪽에
그림 같은 마리아쥬 프레르 3층 건물이 보인다.ㅠ.ㅜ
에… 이날 스포츠 샌들에 원피스를 입고 있었는데
바로 옆의 으슥한 건물로 들어가서 서둘러 정장샌들로 갈아신고-_-;
후줄근한 머리를 좀 정돈하고 최대한 여행객 티를 덜 내고 들어가고 싶었다.
그런데 샌들을 넣었던 은박봉투를 손에 들어서 모양새는 또 영 아니었다.ㅋㅋ
1층은 매장, 2~3층은 카페였다.
난 바로 또각또각 2층으로 올라가서 창가 구석에 있는 빈자리에 앉았다.
1층에서 물건을 고르던 사람들이나 2층에서 차 마시고 있는 사람들이나 부유해 보인다.
혹시 나를 보고 쑥덕이진 않을까 싶기도 했지만 그러거나 말거나.
오늘이 나에게는 한 번 뿐일지도 모르는 기회인 것을.
메뉴판을 가져와서 봤는데 정말 눈물나게 비쌌다.
후… 애프터눈 티세트, 이런 거 한 번 질러보려고 했는데
그건 메뉴도 적어보이고 비싸기도 해서 좀 식사가 될 만한 것이 필요했다.
SNOB salade du Faubourg Saint – Honore라는 홍차 포함된 샐러드 요리를 시켰는데
글 읽기가 귀찮아서 내용물도 안 보고 나로서는 제일 위에 있던 싼 것을 시킨 것이었다.
선택홍차 중 T770 술탄을 골랐다.
냅킨과 포크, 나이프를 세팅해주고 홍차와 요리가 나왔다.
풀만 가득한 요리 위에 살포시 얹어진 저 작은 생선살 구운 것 같은 것은…뭣일까?
버터맛 같이 농후한 기름진 맛이 나서 대구 같은 흰살 생선에 버터를 발라 구운 건가…하고 조금씩 베어먹었는데 뭔가 특이한 이 기름진 맛이 무슨 내장을 먹는 느낌도 들었다.
흠..초밥집의 성게알 먹는 느낌 비스무리.
밑이 좀 탔길래 나이프로 다 떼어내고 먹어도 참 느끼하고 특이하네.
너무 궁금해서 이 요리 이름이 뭐냐고 영어로 물어보니 그냥 일어로 대답하면서
메뉴를 가져다 준다.-_-;
참, 때에 따라 영어를 쓰거나 일어를 써서(절대 능숙하지 않음) 물어봤는데
결론적으로 공무원쪽은 영어를 쓰는게 유리할 수 있고
작은 가게나 인적이 드문 곳일수록 일어가 좋으며
서툴게 하면 알아서 관광객인줄 알고 몸짓발짓 해가면서 설명해주니까
너무 능숙하게 하지 않아도 된다.ㅋㅋ
아, 이 샐러드 위의 저 정체불명의 것은 바로 푸아그라.-_-;
세계적인 진미로 만화책에서나 보던 그것이었다.
졸지에 진짜 미식을 해버렸네. 으~ 난 맛있는 거 잘 모르겠던데.
같이 나온 아티쵸크나 훈제연어가 더 맛있었다.
T770 술탄은 실론티 특유의 약한 향과 맛이지만 적당하고 좋았다.
샐러드 1600엔, 선택홍차 600엔에 세금을 포함한 가격이 2,310엔.
천천히 하나하나 음미하면서 먹고는 홍차도 느릿느릿 마셨다.
티포트를 감싸고 있는 저 특이한 금속으로 된 것은 티코지이다.
아 그거나 한 번 열어볼걸…어떻게 생겼는지 자세히 안 봤군.
메뉴랑 홍차에 관한 소책자를 같이 보여줬는데
청담동 르 살드 마티네가 마리아쥬처럼 소책자를 같이 내고
가게 매대 구조도 비슷하다.
여행기 이틀치 정도 정리하고 비오는 거리도 내려다보면서 혼자 노는 것도
재미있기는 한데 시간이 금쪽같은 여행자 신분으로 더는 지체할 순 없었다.
드디어 1층에서 쇼핑을 하는데 내가 하도 기웃거리니까 한 점원이 와서 친절하게 응대해줬다.
2005 사쿠라 한정틴을 사려고 벼르고 갔는데 솔드아웃이래.ㅠ.ㅜ
그런 한정 길쭉한 틴이 하나 갖고 싶었는데
다른 2개들이 세트들은 꼭 나머지 하나가 마음에 안 들었고
하나씩은 안 판다고 한다.
나… 홍차는 그만 사야 하는데…
예전에 맛이 궁금했던 웨딩 임페리얼이 50g 캐디(1,250엔)가 있었다.
웨딩 임페리얼, 임페리얼 요 2가지는 50g 캐디로 낱개 판매가 가능한데
나머지는 100g씩밖에 안 판다고 한다. 우띠~
난 100g 똥똥한 캐디 말고 좀 길쭉한 캐디도 탐이 나서
결국 뭔가 또 100g을 사야했는데 중국차는 영 마실 일이 없을 테고
카사블랑카를 살까 하다가 그것도 좀 안 되겠고
술탄을 사려고 했더니 모자란다.-_-;
그 외에도 몇 가지 한국에서 마시기 힘들 만한 특이한 걸 골랐는데 다 없지 뭔가.
흑흑 결국 T330 케닐워스 OP1(1900엔)을 캐디(400엔)에 넣어 구입했고
캐디만 단독으로 파는 제품이 있는데 캡슐처럼 생긴 거(1800엔)랑
똥똥이 캐디랑 비슷하게 생긴 거(1500엔)랑 2개 샀다.
그냥… 구경만으로도 배가 부르는 느낌이라
당시 그 자리에선 더 사고 싶은 마음이 들지 않더라고.
마리아쥬에서만 먹고 홍차 구입에 쓴 돈이 세금 포함 9,502엔이다. 흐엉~
자, 문제는… 들어서 알고는 있었지만 내부 촬영이 금지되어 있다는데
혹시나 하고 물어봤지만 역시나 안 된다고 한다.
궁여지책으로 나한테 친절하게 해준 판매원한테
당신 사진 찍어도 되냐?했더니 놀라면서 좋아하더니 괜찮다고 한다.
사진 보내주겠다고 이메일 주소도 받아놓고 그 사람을 배경으로 살짝 뒤의 캐디를…;;
그런데 이 분… 메일이 자꾸 반송되네.-_-; 오프로 보내줘야 하나..
참, 업로드해서 공개해도 된다는 허락도 받았다.
내부가 어두운데 고화질로 찍었다 흔들려서 정말 미안할 따름이다.
그후론 닥치는 대로 백화점이나 큰 식품점을 뒤져서 홍차들을 봤는데
식품점에서 올스파이스를 세일하길래 하나 샀다.
한국에서 구입하는 것의 반값 수준인 250엔.
긴자에서 마루노우치 선을 타고 일단 도쿄까지 갔다.(160엔)
거기서 JR 케인토후쿠 선을 타고 키타우라와까지 오는데 (450엔)
8시 50분쯤 도착해 역 근처에서 츠케멘(470엔)으로 저녁을 해결했다.
또 다시 문제가 발생했는데 그 홈스테이 집은 열쇠를 주는데
그걸 친구가 가져간 상태였고 맨션 입구를 통과하려면 바로 그 열쇠가 있어야 했던 것이다.
예전에 묵던 학생들이 세콤을 울려서 난리난 적이 있다는 말을 들은 기억이 나서
함부로 뭘 누를 수도 없고… 인터폰을 하려고 봤더니 갑자기 호수가 생각이 안 나서
결국 공중전화를 걸어서 사람이 나왔다. 흑~ 아까운 40엔이여..
음..그생선 혹시 연어 아닐까요? 때깔을 보아하니 연어갔고…묘사하신것도 보아하니 연어갔고..^-^;;
연어는 아니구요. 글을 다시 자세히 함 보세요.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