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6일 도쿄-오사카 신칸센 이동

이번 여행 중 가장 허무하게 보낸 날이 바로 이날.-_-;;
차라리 오사카로 이동하지 않고 도쿄에서만 8박 9일을 보냈어도 좋았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물론 오사카에서의 2일도 너무 재미있었지만
뭐랄까, 좀더 젊은이들이 놀기엔 그래도 도쿄가 더 아기자기하다는 거지.
유적지 구경은 늙어서 단체관광을 해도 괜찮다는 생각이 들더라고.
어쨌든 남들은 보통 4박 5일-이렇게 도쿄를 여행하길래
설마 8일동안 볼 게 있을까 싶었고 수조엄마도 너무 오래 있어봐야
재미 없을 거라고 하셨는데 웬걸… 친구나 나나 다녀보니
계속 볼거리가 속속 나오는데다 미술관에 각종 특이한 가게며 볼 게 너무 많은 것이다.
나도 우키요에는 보고 싶었는데(하라주쿠에 있었음)
내 주 목적인 찻집 때문에 못 본 것은 참 아까울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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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방은 도쿄에서 4일간 지낸 방이다.
수조네 집에서 홈스테이를 했는데 이 방은 따로 손님용도 아니라
수조엄마의 방이다.^^; 일단 가서 정하자고 4일만 확보를 해놓고 5일도 가능할 거란
얘기를 듣고 왔는데 착오가 생겨서 결국 5일째는 리빙룸에서 자야했다.
혹시 여기에서 묵을 예정이고 침대방을 쓰고 싶다면 빨리 예약금 입금하고 확보할 것.
저 침대는 더블이라서 2명까지 가능하고 3명이 저 방을 쓰고 싶다면
한 명은 바닥에서 자야한다.
참, 수조네 홈스테이는 보통 일본 민박집이 많은 신주쿠 오오쿠보처럼
외국인들의 단골 관광 코스지역과는 떨어져 있다는 것이 단점인데
숙소 왕복 시간이 들긴 해도 좀 더 부지런하면 그점은 커버가 될 것이고
지내기 좋다는 점이나 숙박비 면에서 맘에 들었다.
정말 내집처럼 편안하고 집주인과 같이 생활하는 거라서
욕실도 매일 청소하고 쓰기도 편했다.
또 키타우라와는 우에노, 아사쿠사, 도쿄, 긴자 쪽은 오오쿠보랑 비슷한 거리일 듯.
다만 한 가지 더 주의할 점은 일본 주택가라서
오오쿠보처럼 한국인 보기는 쉽지 않을 거라는 점이고
이 홈스테이가 있는 건물에서는 누구든 보는대로 인사를 해야한다는 점이다.
일본어를 모른다고 상대방이 인사하는데 도망가거나-_-
무리지어 다니면서 떠드는 등은 절대 금물이다.
일단 외국에 나오면 나 하나가 한국을 대표한다고 생각한다.
몸가짐 바지런히 해서 나쁠 거 하나도 없고 일본어를 하나도 모른다고 해도
주눅들 필요도 없다. 그냥 영어로라도 응대하면 된다.
결국 사람 사는 곳은 다 똑같다. 우리나라의 예절이 일본에 하나도 안 통하는 게 아니니까
정말 아무리 몰라도 기본적인 예의라는 것은 지켜서 한국망신은 안 시켰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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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타우라와에서의 마지막 아침은 역 근처 빵도르라는 빵집에서 하기로 했다.

케이크를 뷔페식으로 먹는게 가능하다고 들은 거 같은데 아니었나..?
그냥 아침 세트로 먹게 되었는데 난 C 모닝세트; 프렌치 토스트랑 감자요리(630엔).
음료수는 맘대로 마실 수 있게 되어 있는데 홍차 아이스티는 난감한 맛이라
그냥 원두커피 있는 걸 마시기로 했다.
커피에 크림 2개, 설탕 2개를 넣어서 아주 달달하게.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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빵도르 옆에는 대만식 차관이 하나 있었는데 꼭 가보겠다고 하다가는
기어이 못 가보았구나.ㅠ.ㅜ
이 시간에 본 건 또 처음이었는데 점심 메뉴가 있는 것 같다.
얌차가 가능한 것일런지? 아아… 저것도 먹고 싶었는데.

자, 여기까지는 평소랑 다름없이 문제가 없었는데 이후로
나의 황당한 삽질(?)이 시작되었다고 할 수 있다.T^T
일단 친구랑 빵도르에서 아침을 같이 먹으면서 이후의 일정을 논한 것까진 좋았지.
친구는 신주쿠 만다라케에서 꼭 사야할 것이 있었는데 못 산게 아쉽다고 했다.
나도 만다라케는 구경하고 싶었지만 짐이 너무 많아서 이걸 들고 오사카까지 가서
거기서 또 뭔가를 사서 짐이 늘어날 걸 생각하면 끔찍했다.
그래서 수조엄마께 우체국이 어디있는지 여쩌봐서 2군데 있다는 건 들었는데
EMS 외에 부칠 방법이나 정확한 우체국 위치는 몰랐다.
이때 친구한테 만약을 대비해서 오사카에 묵기로 한 민박집 연락처와
홈페이지 주소 등을 알려줬다.
그리고 친구는 만다라케에 가고 난 우체국 가서 볼 일 보고
1시에 유라쿠쵸 역(케인토후쿠 선과 야마노테 선이 지나간다) 맨 앞 칸에서 만나기로
하고 헤어졌다.
이때 11시 반 정도였고 난 빵도르에 우체국 좀 찾아봐야한다고
30분만 내 짐을 맡아달라고 부탁하고는 지나가는 사람들 붙잡고 물어봐서
우체국을 찾았다.
우체국에 가서는 순서를 기다리면서 빈 종이에 내가 물어볼 것들을
영어로 간략히 메모해서 내 차례가 되자 보여줬다.
– 일본에서 한국으로
– 10~20kg 박스 모양의 국제 소포
– EMS 또는 더 싼 거?
뭐 이런 식으로 정리해서 보여주니까 친절히 영어(!)로 답변해준다.
항공소포로 부칠 경우 1주일 정도 걸린다고 하네.
당연히 EMS가 비싸고 한국과 일본은 같은 1구역이라 그나마 가격이 괜찮다.
소포 싸올테니 기달려달라고 하고 다시 빵도르에 가서 짐을 찾았다.
소포 박스를 사려면 그것도 100엔이나 해서 편의점에서 빈 박스를 얻기로 했다.
점원이 박스라는 말을 못 알아듣고 영어도 짧아서 무척 난감해하다가 종이를 내밀길래
box라고 써줬더니 “아, 복스!”-_-;
하여튼 아무 박스나 빈 거 달라고 해서 얻은 후
우체국과 역을 지나는 지하도(노숙자들이 밤에 잠자는 곳-_-;;)에 짐을 가지고 내려가
박스에 내 짐들을 정리해서 넣기 시작했다. 헉헉
아아..이게 뭔 짓이야 정말! 진작에 숙소에 박스 챙겨놓고 짐 정리해놨다가
미리 우체국 알아놓고 떠나는 날 깔끔히 부쳤으면 좋았잖아..흐흐흑~
짐 정리해서 우체국에 가져가서 부치고 그러니까 벌써 12시 10분이었다.
키타우라와에서 유라쿠쵸까지는 대략 40분 넘게 걸릴텐데 큰일이다.
개찰구를 통과하고는 친구한테 우체국 갔다가(내쪽이 시간이 남을 줄 알았다)
역에서 신칸센 시간표를 알아서 가겠다고 한 게 생각났다.
그냥 열차를 탈 걸… 이걸 또 물어보겠다고 역무원 붙잡고 물어보니까
사무실 안까지 들어오게 해서는 친절히 알려주긴 하던데
영어는 잘 안 통하고 일어는 내가 또 잘 몰라서 서로 헤매고
가장 잘 아는 할아버지는 영어가 전혀 안 통해서 더 헤매다보니 시간이 점점 흘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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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12시 51분이나 돼서야 출발. 친구가 아직 기다려줄까? 흑흑
가는데 40분이나 걸리니까 졸음이 쏟아져서 잠깐 눈을 감았다…
방송에서 도쿄역이라고 하는 것 같아서 잠이 깨는데
엉?! 유라쿠쵸 역을 지나쳤네?! 끄아… 벌써 2시 가까이 되는데..이건 뭔 일!
다시 상행 케인토후쿠 선을 갈아타고 올라가는데 이번엔 유라쿠쵸 역을 지나친다?!
아키하바라에 내려 야마노테 선으로 유라쿠쵸에 도착하니 2시 20분인가 됐다.OTL
당연히 친구는 그 자리에 없었고…그래도 그 친구도 신주쿠에서 만다라케 찾느라
시간도 걸려서 늦을 것도 같고 내가 잘못 찾았나 해서
야마노테 선 쪽 플랫폼, 케인토후쿠 선 쪽 플랫폼 양끝을 오가며 찾아보고 기다렸다.
결국 3시 반인가… 후회의 물결이…!
어차피 친구랑 떨어져버렸고 연락할 길은 없으므로 신칸센도 혼자 타야하는 것인데
친구랑 오후에 같이 가기로 한 오다이바를 가던지
내가 못 가본 곳을 그세 갔으면 좋았으련만..어허헝~
그냥 도쿄에 가기로 했다. 시간 남으면 근처를 쇼핑하던지 신칸센 예약이라도 해야겠지.

도쿄 역에 내리니 2일에 황거 구경할 땐 몰랐는데 역 구내만도 엄청나게 넓고
개찰구를 통과하지 않고도 시간 보낼 곳은 많았다.
짐이 무거워서 코인라커에 넣어두고(400엔)
개찰구를 나가서 어딜 볼까 그냥 안에 있을까 봤다.
시간이 상당히 애매해서 신칸센 시간표도 알아봐야 하고 밥도 먹어야 할 것 같았다.
식당가를 보니 홈메이드 카레점이 있어서 들어가서
고로고로 야채 카레(780엔)를 먹었다.
친구나 나나 혼자 먹고 다니면서도 사진은 잘 찍는다.ㅋㅋ
맛은…다행히 맵지 않았고 한국카레보다는 좀 더 단 것 같다.
매운 게 좋으면 넣으라고 기름병을 주는데 그냥 저대로만 먹었음.

시간은 5시가 되어가고 슬슬 신칸센 표를 알아봐야 할 것 같아서
신칸센 표 사는 곳을 물어봐서 찾아갔다.
당일 표를 판매하는 곳이 있었는데 평일이라 그런지 사람이 많진 않은 듯 하다.
6시에서 7시 사이에 출발하는 것들을 알아봤다.
왜냐하면 오사카에 도착해서도 숙소까지 가려면 그쪽 교통편이 끊기면 안 되니까
가는데 3시간쯤 걸린다는 것도 유의해야 했다.
더 있어봐야 시간이 너무 애매해서 차라리 조금이라도 일찍 가서
그 다음날에 대한 전략을 짜겠다고 생각했지.
게다가! 오사카 민박집에 전화를 해서 혹시 내 친구가 전화하지 않았냐고 하니까
그 친구가 오다이바에서 전화를 했다고 한다.-_-;;;
다행이다..그래도 민박집 전화번호도 알고 혼자서도 잘 다니고 있는 거 같네.
오사카 전철 끊기기 전에 적어도 7시 전에 타라고 일러두셨다고 하니까
좀 안심이 되긴 하지만 오다이바를 하나도 못 본 나는 속이 아렸다…ㅠ.ㅜ
여기서 또 하나 후회할 짓을 하게 되는데 에키벤을 안 샀다는 점이다.
에키벤은 일본의 각 기차역마다 특화해서 파는 도시락인데
뭐 도쿄에서야 특이한 걸 맛보기 힘들지도 모르지만
에키벤만으로도 관광객이 오는 그런 역도 있다고 한다.
(만화책으로만 봐서 자세히는 모름-_-)
신칸센 타고 가는 시간이 기니까 하나 사긴 해야하는데 도통 마음에 드는게 없었다.
가격도 왜 이렇게들 비싼지. 3시간이니까..그냥 참자-하고
편의점에서 감자칩이랑 음료수만 달랑 사고 말았다는 게 지금 와서는 후회되는 점..
97년엔 센다이-도쿄 이동시 에키벤을 참 맛있게 먹은 기억이 나는데
화려한 것도 아니고 오니기리 3개 정도랑 이것저것 든 것이었는데…
아무 거라도 살 걸.ㅠ.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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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칸센 표는 이렇게 2장.
미리 예약을 하면 또 어떤지는 모르겠다.
난 키타우라와에서 도쿄까지 JR을 타고 와서는 개찰구를 나가지 않아서
그 금액인 450엔만큼은 빼주더라구.
5시 46분에 출발하는 노조미 135를 타기로 했다.
표 2장 중 위에 있는 표 하단을 자세히 보면 C15라고 써있는게 게이트 번호이다.
신칸센은 예약석과 자유석이 따로 있고 가격도 다른데
막상 C15 게이트로 가서 엘리베이터 타고 2층 승강장에 온 건 좋은데
어느 칸에 타는지 몰라서 열차 안에서 음료수 파는 언니한테 물어봤더니
영어를 죽어도 못 알아듣는다.-_-; no reserved seat라고 했는데 어려웠나?;;
결국 열차는 엄청 긴데 잘 모르다보니
열차 밖에 나와서(출발 시간이 5분 정도 남아서 초조했음)
기장 아저씨가 지나가길래 붙잡고 물어봤더니 1, 2, 3호 칸이란다.
표를 지금 와서 자세히 들여다보니 오른쪽 하단에 있는 1이란 숫자가
1호칸을 타라는 소리가 아니었나도 싶다.
아참, 2호칸은 흡연칸이다. 너구리 잡을 정도로 뿌옇다. 쿨럭
신칸센은 노조미, 히카리 등 이름이 있고 성능도 약간씩 차이가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노조미가 신형이라고 되어 있던데 그래서일까 3시간이 안 돼서 도착했다.
그리고 신칸센 탈 때 주의할 점.
비행기와 달리 정말 정각 땡~하면 바로 출발해버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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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 오사카 역에 내리자마자 신나서 사진 찍고-_-; 놀았다.
흠… 신칸센 시승 소감.
97년보다 더 넓고 쾌적해진 것 같다.
작년 여름에 대구 티플라워에서 서울 올라올 때 KTX를 타보고
신칸센도 타보니… 신칸센이 더 좋다.
속도의 차이는 모르겠고 가격의 차이는… 다시 알아보니 크네.-_-
도쿄-신오사카 구간이 13,310엔이었는데 대략 3시간 걸리는 거리이고
서울-대구 구간이 3~4만 원 정도에 40분쯤 걸린 줄 알고 있었더만
서울-대구 구간이 1시간 40분이라 하면 꽤 비싼 편이군.
그래도 KTX보다 진동과 소음이 덜 하고 의자 간격이 넓고 쾌적했다.
KTX는 40분 내내 웅~하는 소리 때문에 잠도 못자고
터널 지날 때의 엄청난 소음으로 미칠 거 같았는데
신칸센은 신기하게도 웅~하는 소리가 현저히 낮았다.
글쎄, 남들은 잘 못느낄 수도 있는데 조용한 집에 TV 켜놓으면 느껴지는
그 웅~하는 느낌..그런게 KTX가 더 심하더란 말이지.
그뿐이랴..신칸센 의자는 또 어찌나 편하고 넓은지.
여행 가방을 사이에 끼고도 편히 앉을 수 있어서 좋았지.
KTX는 고속버스 좌석처럼 좌석 간격이 무척 좁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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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해보면 오사카까지 이동한 건 낭비였을 수도 있다.
일본인들도 국내 여행비가 비싸서 해외로 나올 정도이고 오히려
신칸센보다 비행기로 이동하는게 더 싸다던가?
다만 수속하고 그러는 과정이 없으니 신칸센이 더 편하고 그래서 더 비싼 거겠지.
난 이왕 경험할 거 아예 이번에 다 하자고 해버렸는데
나중엔 웬만해선 이렇게 이동하지 말고 한 곳만이라도 제대로 봐야겠다.-_-;
그래도 이 긴 거리를(동경-오사카 구간이 그렇게 긴 줄은 몰랐다) 후다닥 달려서
딱 도착하니까 뭔가 좀 허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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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착한 시간은 대략 8시 반이었고 아까 먹은 카레가 점심 대용이었으니
저녁거리를 먹어야 밤에 잘 때 되어서 배가 안 고플 거 같았다.
한 라멘집에서 여자애들이 호객행위를 하길래 폐점 시간은 30분쯤 남아있었고…들어갔다.
680엔짜리 면을 시켰는데…
이거 주세요. 하고 시켰더니 @#$@#$#입니까? 한 걸 대충 듣고 네~한게 문제였지…
메뉴에 한자가 그것도 내가 모르는 한자가 섞여있으면 아무래도 대략난감.
그냥 넘어가고 나온 면이 이것인데 보기만 해도 너무 기름지지 않은가? 크~
안에 들어있는 만두의 만두피가 무척 야들야들하고 맛이 나야 하는데
챠슈에 돼지고기 만두에 심지어 저 위 가장자리에 하얗게 떠 있는 건
양파 썰어놓은 건가 하고 봤더니 비계 썰어 놓은 거다.-0-;;
꾸엑… 아무리 내가 고칼로리를 잘 먹는다고는 하지만
고기 먹을 때에도 비계 부분 잘 안 먹는 편인데 이것도 고문이네.
다 먹고 나서 계산서를 보고 뒤로 넘어간다.
960엔?!
메뉴를 다시 한 번 봤다가 돌아가시는 줄 알았다.
내가 680엔짜리를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이거 달라고 한 건데
아마 그 바로 옆에 있는 960엔짜리를 가리킨 줄 알았나 보다.ㅠ.ㅜ
다 먹고 나서 무를 수도 없는 노릇이고 메뉴 확인하는데 못알아들은 내 잘못도 있지.흑~
가뜩이나 하루 삽질해서 기분도 우울한데 마무리도 확실히 하는구나.

간사이 쓰룻토 패스 3일권을 사온 게 있긴 하지만 아껴두라고 하셔서 일단 현금으로
신 오사카에서 하나조노쵸로 가는 표를 끊었다. 값은 기억 안남..
9시 16분에 신 오사카에서 미도스지 선을 타고 다이코쿠쵸에서 요츠바시 선으로
갈아타고 하나조노쵸에 도착. 대략 9시 40분쯤?
숙소엔 10시쯤 도착했고 친구는 11시 다 돼서 도착했는데
그 친구도 유라쿠쵸에 1시 반쯤 도착했댄다.
2시쯤까지 플랫폼을 앞뒤로 뒤지고 날 기다렸으나 안 와서
내가 먼저 오다이바에 가 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하고 혼자 오다이바에 갔다고 한다.
케인토후쿠 선이 왜 유라쿠쵸를 지나쳤는지 그 친구덕에 알았다.
그 친구도 유라쿠쵸 역을 지나치길래 결국 야마노테 선을 타고 유라쿠쵸에 내려
나랑 약속한 케인토후쿠 선 플랫폼 쪽에서 기다리다가 이상해서 물어봤더니
일정 시간 사이엔 케인토후쿠 선이 우리나라 용산 급행처럼
몇몇 구간을 그냥 지나친다고 하네.
우린 그 시간에 타서 서로 헤매다가 엇갈리고 만 것이다.
이 친구는 에키벤도 사먹었다고 한다. 끄앙… 나와 너무 비교되는 그럭저럭
알찬 하루를 보낸 친구를 보니 부러우면서도
아예 큰 가방을 가져오던지 짐을 제때 정리해버리지 못한 내가 너무너무 원망스러웠다.
불길한 예감. 과연 남은 여행도 잘 보낼 수 있을 것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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