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박 9일간의 여행을 마치고

준비라고는 전혀 안 된 상태에서 6월 1일 출발인데
짐을 6월 1일 새벽 3시까지 싸다 잠깐 자고 출발하는 무모함으로 무장된-_-
그런 여행이었지만… 갔다 와서 준비가 미흡했던 건 아쉽지만
여행을 한 것에 대한 후회는 전혀 없었다.
그래도 자유여행을 겁 없이 하고 왔는데 혹시 일본여행을 준비하는
다른 사람들에게 도움이 될 사항도 있을 것 같고 나도 반성해야 해서 정리를 해봤다.

첫째, 환전.
어디서 보니까 오전 11시 무렵이 환율이 조정되면서 잠깐 내려간다는데 맞는 것 같다.
오전에 조회하고 오후에 환전하러 가니까 그새 바뀌었더라고.
환율이 제일 낮은 은행에 가서 하면 되겠는데
자기 주거래 은행의 실적이 좋거나 잔고가 많다면
그 은행으로 가서 하는게 나을 수도 있다.
보통 오프 창구에서 환전하면 30~50% 정도 수수료를 할인해주고
인터넷으로 환전을 신청하고 창구나 공항에 가서 돈을 바꿔가면
수수료를 50% 할인해준다던데 난 그냥 주거래 은행 창구에 가서
여행기간이 길어서 좀 많이 환전해서 그런지 60% 우대해줬다.
100달러 이상 환전하면 여행자보험이나 수수료 할인혜택이 더 커지는 게 있으니
잘 알아보고 할 것.
참고로 공항에서 바로 환전하는게 제일 비싸다.

20050609_01

은행에 남아있던 일본지폐 중 1천엔 30장, 2천엔 2장, 5천엔 2장 나머지는 1만엔
이렇게 환전을 했고 일본에서 돈을 쓰다보니 한국에서 못본 지폐도 있어서
나름대로 모아서 찍어보겠다고 모아봤다.
왼쪽 위에서부터…1만엔 지폐는 만화책에서 많이 봐서 그런지
보고는 괜히 웃음이 나왔다.
오른쪽의 2천엔 지폐는 보기 어려운 지폐인데 신기해서
은행에 남아있던 2장을 내가 쓸어왔다.
내가 환전해간 대부분의 1천엔 지폐는 왼쪽 중간의 1천엔 지폐였는데
막상 일본에 가니 왼쪽 아래의 노구찌 히데요 그림이 있는게 더 많이 보였다.
지폐의 인물 중 닥터 노구찌라는 만화책 때문에 아는 노구찌 히데요만 알아볼 수 있었음.
중간 오른쪽의 5천엔도…막상 일본에 가니 아래 오른쪽의 남자그림이 더 많이 보였다.
사용되는 동전은 1, 5, 10, 50, 100, 500엔.
집에 굴러다니는 1엔짜리가 좀 있어서 그걸 들고가서 요긴하게 썼다.
잔돈을 다 쓰고 오려고 했으나 결국 1엔 동전 몇개가 생기고 말았지만.
친구가 환전해서 사용한 걸 보니
쇼핑 포함 하루 1만엔 꼴로 사용한다고 보면 되는 것 같다.
모자라면 신용카드를 써도 되겠지만 수수료 붙는데다 전신환매율 적용될 때
오르기라도 하면 대략난감. 그냥 쇼핑을 맘껏 하겠다고 넉넉히 환전해가서는
돈이 남은데다 환율이 떨어져서 손가락 빨고 있다.-_-;;

두 번째, 짐 꾸리기.
8박9일이나 가는데 여행가방을 작은 걸 가져간 건 가장 큰 실수였음.T^T
6일 여행기를 보면 알겠지만 관광만 한 게 아니라 쇼핑, 게다가 뭘 꼭 사겠다고
벼르고 간 걸 최소한으로 산 것도 이렇게 고생했다.
시간이 없어서 짐을 기내에 갖고 탈지 부칠지 먼저 결정해라.
기내에 타려면 기내반입 금지물품은 또 다 빼고 짐을 싸야 한다.
하지만 오전에 도착한다던지 시간 여유가 좀 있다면… 그냥 부치는 게 낫다.
어쨌든 가방에 쇼핑한 물건을 넣을 공간을 마련해가고
등에 매는 배낭은 필수다. 평소엔 그냥 숄더백을 들고다녀도
오는 날 짐이 무거우면 등에도 짐을 분산시키는게 정말 좋더라고.
웬만한 세면도구, 헤어드라이기 등은 숙소에서 빌릴 수 있기 마련.
난 내가 쓰던 산성 샴푸, 린스가 있어서 그건 따로 덜어가야했고
손톱이 빨리 자라서 걱정했는데(좀만 길면 못참음) 그건 빌릴 수 있고
면도기…는 가져갔어야 했지. 흑~
아참, 수건! 두툼한 수건은 절대 가져가지 말고 차라리 얇은 수건을 여러 장 가져갈 것.
두툼한 수건이 흠뻑 젖으면…안 마른다.
비슷한 부피로 얇은 수건을 여러 장 싸가는 게 좋고 더 좋은 건 스포츠 수건이더라고.
친구는 동생이 빌려줬다고 그걸 싸왔는데 탁 털면 물기 쏙 빠지고
물기는 계속 흡수하고…여행 내내 너무 편하게 쓰는 걸 보고 부러워서 혼났다.
그에 비해 난 편하려고 두툼한 수건 3장을 가져갔는데
하루에 하나씩 적셔놓고는 안 말라서 서서히 걸레가 되었단 말이지…
97년에는 그렇게 습하지 않아서 잘 말려쓴 기억이 나서 그대로 가져왔더니만
도쿄의 습기가 복병이었다.
6월이라 그런지 옷은 두 번 입어도 될 것 같고 속옷은 알아서 챙기고…
난 신발을 2켤레나 넣어갔는데 나로서는 그다지 바보짓은 아니었다.
긴자 마리아쥬에 들어갈 때 꼭 정장샌들을 신고 싶었으니까.
다만 스포츠샌들은 길이 채 들기 전에 신고 쇼핑한 짐을 들고
몇 km를 돌아다녔더니 발목이 땡땡 붓는다.

적고 또 적어도 줄줄이 나오는데
결론은 아무리 준비해도 모자라는 게 나오고
직접 여러 번 겪어봐야 더 체감이 될 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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