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19일 페코티룸, 스시엔
6월 19일
페코에서 OB멤버 모임이 있었다.
난 그전에 잠깐 차문화대전에 들어가서 사진 전해주느라 모임에 늦어버렸네.
오랜만에 대규모로 모여서 다들 화기애애.
이렇게 모으느라 chibiru가 수고했다…^^/
각자 애프터눈 티세트를 시켰는데
페코 구석자리에 테이블을 붙여서 길게 늘어앉아
케이크 스탠드를 좍 늘어놓으니 장관이었다.
오후엔 케이크 스탠드가 모자랄 지경이었다지.
내가 시킨 케이크와 애프터눈 티세트.
다른 사람들 티세트도 찍긴 했는데… 얼굴이 나와서 못 올리겠다.
각자 얘기하면서 먹는데 차로 배를 채워 배도 부르고
결국 다과를 남겨서 가져올 정도였다.
그러고보면 벌써 페코에서 애프터눈 티세트를 3번이나 맛봤구나.
저녁땐 몇몇은 약속 때문에 가고
남은 사람은 근처에 오픈한 지 얼마 안 된 스시엔이라는 회전초밥집에 갔다.
일본에 가서도 못먹은 회전초밥!
한 번도 먹어본 적이 없어서 궁금하던 참인데 잘 되었지 뭐야. 두근두근
색깔이…노랑, 녹색, 주황, 자주, 남색이었던가? 남색이 가장 비싼 3500원짜리.
빙글빙글 돌아가는 회전초밥을 보는 것만으로도
은근히 마음만으로도 배부르고 접시 색깔에 따라 돈을 계산해보면
섣불리 손이 안 가기도 해서-_-a
또 애프터눈 티세트로 배도 부르다보니 소심하게 먹었네.
저게 뭐더라… 흔히 먹는 거였던 거 같은데 기억 안남.
약간 출혈을 해봤는데 식감이 독특함.
역시 이름 기억 안남.
참치 뱃살이었는데 같은 메뉴로 남색 접시도 있다.
어쨌거나 요리조리 궁리하고 구경한데다 원래 먹는 속도가 느리다보니
이걸 먹을 때쯤엔 이미 나만 남았더라고.-_-;
게다가 다들 4접시는 기본인데 나만 3접시.
문제는… 마지막 접시에서 막 한 조각 집어서 먹고 있는데
종업원 남자가 일행이 다 먹은 걸 보더니
각자 계산할 건데 묻지도 않고 바로 접시들을 다 한꺼번에 쌓아서 수거하면서
내가 먹던 접시에 남은 뱃살을 바로 국그릇에 버리는 것이다.
너무 순식간에 일어난 일이라 나도 놀라고 일행도 놀랐는데
이거 아직 먹고 있던 거라고 하니까 분위기 급속냉각.-_-+
순간 정적이 흐르고… 난 너무 순식간이라 화도 못내고
주변 사람들 눈도 있고 정말 황당했다.
그 종업원은 유들유들하게 죄송하다면서 다시 해드리겠다고 하는데
별로 죄송해하는 기색도 없어보여서 더 화가 났다.
손님이 꽉 찬 것도 아니라서 여유있게 먹어도 뭐라 할 만한 분위기가 아니었는데
아직 먹지도 않은 걸 저렇게 서둘러 치워서 뭐 하려고?
어릴 때 먹는 속도가 느려서
가끔 곤란한 상황이 있었어도 이 정도는 아니었는데 정말 기분 나빴다.
먹는 속도가 느리면 단점이…
회식 같은 때에는 맛있는 건 다 빼앗겨서 못 먹기 일쑤고
내 몫만 먹는 건데도 느려서 눈치보일 뿐 아니라
얼마 먹지도 못했는데 많이 먹는다고 칭찬(?)할 때 참 난감하다.
끝까지 혼자 남아서 먹는 것도 미련해보일 수도 있어서
단체로 먹는 걸 별로 안 좋아하는데
그런 회식 자리도 아니고 몇 명이 오붓하고 단촐하게 좀 맛보는 정도건만
이건 뭣이냐고요~-_-+++
주방장이 급히 하나를 더 만들어줬으나 기분은 이미 잡칠 대로 잡쳐서리..
목격자라도 될 손님이 많았으면 모르지만 티도 안 나네.-_-
다행인 건 그 종업원이 근처 다른 식당으로 간다고 한다.
안 갔으면 스시엔에는 다신 안 가려고 했는데 다행이다.
얼굴도 또렷하게 기억나서 아마 그 종업원 있는 식당이란 걸 알면 안 갈거다.
(어디로 갔는지는 알고 있다.)
오픈한 지 얼마 되지도 않았으면서 개념은 물 말아 먹었냐고.
아는 사람이 소개해준 곳이라서 크게 화도 못내고 벙어리 냉가슴…
위생이고 뭐고 일종의 내 컴플렉스를 건드린 거라서 생각할 수록 열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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