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르질링 싱불리 2005 퍼스트 플러시

Darjeeling SINGBULLI 1st flush 2005 SFTGFOP1
올해 차문화대전에 참가한 골든팁스 부스에서 얻어온 샘플.
10g 정도를 예쁘게 금박봉투에 소분해 다시 작은 흰색 종이케이스에 담은 걸
나눠줬는데 홍차사랑님께 보낼 것까지 해서 3개 받아왔더랬지.
그러고… 20g쯤(2개)이나 여유가 있으니 까먹고 있었는데..
오늘 생각나서 뜯어보니 헉! 은박이 아니라 금박입힌 종이로 된 것이네!
안에 유산지가 한겹 더 껴있었지만… 이대론 밀폐효과도 없이 향 다 날아갔겠다.T^T
아아, 바부바부… 받았을 때 바로 마셨어야 했는데.. 이미 늦었다뇽.OTL
어디보자 차문화대전이 5월이었나…?
내가 분명히 다원이나 그런거 물어보고 가져온 건데
어째 기억이 하나도 안 난다. 전시회 후기 보고 나서야 퍼스트 플러시란 걸 기억했으니.
하여튼 뜯어보니 찻잎이 정갈하니 상태가 좋아보이는데 향이 좀 약한 듯.-.ㅜ
5g을 400ml 정도에 5분 우렸다.
다 우러난 찻잎을 보니 푸릇하니 푹 퍼진 게
퍼스트 플러시란 걸 알아볼 수 있지만서두… 너무 우린 게 아닌가 싶다.
향은..예상대로 미약하고.. 맛을 보니 크윽, 떫떠름하면서 쓴맛이 도네.
이거 원, 고정차도 아니고… 뒷맛은 달큼하지만… 첫맛이 좀..
원래 뜨거운 걸 못 마시므로 무슨 음료든 다 식혀마시다보니
홍차도 좀 식은 다음에서야 홀짝 거리는데(갓 우린 뜨거운 건 도통 맛을 모르겠음)
특히 다르질링은 살짝 식은 다음에야 알콜 같은 휘발성 향이 살짝 나면서
과일이든 꽃이든 본연의 향기(?)가 느껴진다.
이것도… 좀 식으니 그제야 꽃향이 좀 느껴지는 듯 하네.
맛도 좀 덜 떫고 써졌다. 휴..
그래도 여전히 텁텁함이 사라지지 않아서
그저께 구운 땅콩생과자랑 같이 마셨다.
냉동실에 있던 마카다미아 남은 걸 쓸어넣어서 만든 거라서
좀 짭조름하긴 한데… 아유, 고소해라. 나쁘지 않군.
게다가 약간 기름지기 마련인데 역시나 다르질링 한 모금이면 싹 씻겨준당.
또 다르질링을 좋아하면서도 자주 못마시는 게 속이 안 좋아지기 때문인데
흠.. 퍼스트 같은 건… 더더욱 과자랑 먹어야지
내리 스트레이트로 세 잔은 도저히 못 마신다고.
5분 우린 게 안 좋은 건지 찻물 온도가 안 맞을지.
일단 다음부터는 30초씩 우리는 시간을 줄여보겠음.

9월 19일
남은 걸 탈탈 털어보니 6g이다. 500ml에 4분 30초 우렸음.
확실히 30초지만 어제만큼 떫고 쓰진 않다.
다만 향은 여전히 미약함… 아이고, 아쉬워라.
뭐랄까… 4분 30초면 이것도 나쁘지 않은 것 같은데
뭔가 맛이 맹한 구석이 있다. 내 혀가 굳어있음인지는 몰라도 별로 마음에 안 차네.
좀 식으니 복숭아향이 느껴지는 것도 같다.
마지막 남은 걸 거의 탈탈 털어 넣어서 부스러기가 좀 들어갔다.
설탕을 시도해봤는데 한 티스푼은 좀 단 정도고 두 스푼은 들어가야 달콤한 게 느껴진다.
설탕도 그다지 잘 어울리는 것 같진 않음. 우유도 별로일 거 같은데.
아니, 어떤 홍차는 설탕 한 스푼만 들어가도 단맛이 확 살아나고 감칠맛 나던데
영 아니구먼~ 에잉.. 그냥 백설탕도 아니고 티거 언니가 준 그래뉼당인데 아깝다.
그래도 아직 10g쯤 남은 것이니 좀더 시도를 해봐야겠지.
아님 찻잎을 늘리고 물을 확 줄여볼까?
오늘 물 끓은 후에 좀 딴짓 하다가 90도쯤으로 식혀서 부어서 그런 걸까?
뜨거운 물 붓고 오래 우려서였는지 확 떫고 썼던 것보단 낫지만
여전히 임팩트 안 느껴짐. 보관의 문제도 있겠지만.

골든팁스 사이트 가보니 아래 링크에서 샘플로 나눠줬던 싱불리 1st를 판매중이다.
http://www.goldentipstea.com/Estore/ProductDisplay.asp?ItemCode=ET/D-123&CatID=19
소량은 안 되지만 국제배송이 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

9월 20일
남은 샘플티를 그냥 개봉했다. 어차피 향 다 날아가고 있는 걸 아는데 아껴둘 필요도 없고.
연속으로 다르질링을 마시자니 속은 좀 거북하다만..;;
아아, 빨리 웨딩 임페리얼 마시고 싶어랑.
어쨌든 예고했던 대로 6g을 400ml에 4분 우렸다.
물을 식히고 뭐 할 것도 없이 불 끄고 가스 밸브 잠그고
내열유리포트라 물이 보그르르 아직도 끓고 있는데 확 부었다.
그래도 일단 찻잎은 신선한 것이라 다 우린 찻잎에서 쩐내는 안 난다.
다 우려서 찻물을 따라낸 큰 포트 뚜껑을 열면 증기가 확 나오는데
거기에 얼굴을 들이대고 일종의 훈증-_-;을 즐기곤 한다.
하여튼… 향은 여전히 약하지만… 우릴 때 티코지 사이로 삐져나오는 향이
꽤 나쁘지 않네. 역시 많이 넣어야 하는 거였나.
그리고 맛을 보니..오옷, 4분이 적합한 것이었나 보군!
향은 뭐 지금까지와 비슷하게 꽃향이 살짝쿵 느껴지는 정도로 미약하지만
맛은 훨씬 나아졌다. 떫은 맛이 감소하고…뒷맛의 달큼함도 좀더 감미롭다.
게다가 살짝 살구맛 같은 것도 느껴짐.
다르질링을 많이 마셔본 게 아니라 감을 잘 못 잡아왔는데
이거 참 여느 실론티 OP급이나 이런 것보다 까다롭구먼.
이렇게 실험해보면서 마시기에는 부대끼고… 척 알아낼 실력은 못 되고 미치겠당.
어쨌든 4분이 제일 맛있게 우러나네. 혹시 3분 30초는 어떨지?
지금 4g쯤 남은 걸 다른 묵은 다르질링이랑 섞어서 마셔버릴까
소량이라도 한 번 더 시도해볼까 고민중이다.
냠냠… 떫은 맛이 한결 나아지니 꽤 감칠맛도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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