쉐라톤워커힐 애프터눈 하이티 부페

11월 5일

2년 전엔가 티거 언니랑 쉐라톤워커힐 애프터눈 티세트를 먹은 적이 있다.
그땐 18,000원이었는데 작년부터인가 티부페가 생겼고 티세트 가격도 올랐더란
얘기를 듣고 궁금하던 참에 초등학교 동창이랑 만나서 주말 티부페를 맛보기로 했다.
월~금요일엔 애프터눈 하이티 세트(19,000원)이고
토, 일요일엔 애프터눈 하이티 부페(22,000원)이다.
한달 전부터인가 가려고 전화도 해봤었는데
티부페 메뉴는 매번 바뀌고 떡도 나온다나.

12시에 점심 먹고 친구랑 중간에 만나서 광나루역에 갔다.
5호선 광나루역과 2호선 강변역에 20분 간격으로 호텔의 무료 셔틀버스가 다닌다.
분명 홈페이지에서 확인하고 간 건데 한참이 지나도 버스가 안 와서 전화까지 해봤는데 다니긴 다닌댄다.

티 라운지 더 파빌리온은 셔틀버스에서 내리면 들어가는 입구랑 가깝다.
휑하니 벽도 없고 천장도 높아서… 알고 간 거지만…
좀 아늑한 감은 없다.
그리고 들어가다 놀란 것.
티부페가 너무 초라해보일 정도로 양이 적다는 거….
결론부터 말하자면 양도 적어보이고 초라해보이지만
실제 먹어보면 딱 이 가격에 맞는 수준으로 차려놨다는 걸 알 수 있다.

20051105_the_pavilion01

홍차, 중국차, 허브차가 다 1만원 메뉴인데
이 중에서 차를 선택하고 다과는 부페식이다.
리필 되냐고 물어봤더니 흔쾌히 된다고 말하길래
혹시 물만 부어주는 거냐니까 그렇다고 하네.
정 원하면 잎도 바꿔준다고 했지만 먹다보니 그렇게까지 먹을 여유가 없더라구.
어쨌든 난 아삼을 시켰다.

먼저 티매트와 런치포크, 나이프, 냅킨이 세팅된다.
티부페로 가서 옛날에 처음 왔을 때 맛보고 반했던 크로와상 샌드위치가 보여서 집었는데
크로와상에 달랑 연어..;; 그땐 좀더 껴있었던 거 같은데.
계란이 들어간 스콘에 잼은 아니고 시럽 비스무리한 걸 끼얹고
스파이시한 향이 나는 햄 같은 거랑 짭짤한 치즈가 껴있는 핑거 샌드위치,
깨가 씹히는 독특한 질감의 과자…? 하고 망고퓨레가 얹어진 푸딩을 가져왔다.
이때까지만 해도 이 정도 쯤이야 몇 접시고 먹을 수 있다고 자신있었더랬지.

20051105_the_pavilion02

우리 둘이 각자 가져온 접시를 사진 찍고 놀고 있는데
홍차가 나왔다. 으음..우리 보고 뭔 생각을 했을까..
다구는 베르나르도 루브르 라인이다.
우유랑 각설탕, 설탕집게 그리고 티포트와 워머.
날씨가 좀 스산한데 워머 불빛을 보니 몸이 녹는 느낌이다.

홍차를 홀짝 맛봤는데… 어랏 굉장히 낯익은 맛이다.
웨지우드 아삼 같은데… 나중에 보니 조리대라고 해야 하나
거기에 웨지우드랑 아마드 틴들이 잔뜩 있었다.

20051105_the_pavilion03

두 번째 접시.
크로와상 샌드위치가 인기가 좋은지 하나 남은 걸 가져왔던 건데
이거 떨어졌다니까 더 갖다놨지 뭔가.
우린 새 접시에 크로와상 샌드위치만 4개 따로 집어오고-_-;
쿠키 2종류랑 웬 강정이랑 처음에 먹었던 그 깨가 씹히는 과자..랑
브라우니를 가져왔다.
홍차는 술술 잘도 들어가고
다과를 2접시 반 정도 먹었다 싶으니 배가 불러서 더 이상 먹기가 싫어졌다. 헉~
마지막으로 다크체리가 들어있는 초코케이크랑 핑거샌드위치를 더 가져와서 먹었지만
나머지 강정이랑 초코푸딩, 과일 종류는 손도 못댔다.
얘기하면서 천천히 먹는다고 한 건데도
12시에 점심 먹고 2시 반쯤부터 티부페 먹기 시작한거라 딱 좋을 거 같은데도
배가 너무 불러서 목구멍까지 느끼~해서 한계를 느꼈다.

티부페는 더 파빌리온 중앙에 길쭉한 테이블을 ㅁ 모양으로 진열해놓고
ㄷ자에만 음식이 놓여있는데 지금 생각해보니 대충 15~20가지 정도는 된다.
평일 티세트가 10종류 정도의 다과랑 그 가격이고
티부페는 평일보다 다과 퀄리티가 약간 떨어지는 거 같은데
대신 종류가 조금더 많고 부페라는 점에서 그 가격만큼 한다 싶다.
그래도 오랜만에 다른 데 쓸 거 아끼고 아껴서 한 번에 호화를 누려보니
스트레스 해소엔 아주 좋구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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