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트넘 앤 메이슨 차이
가끔 포트넘 UK 사이트를 봐왔는데 이제서야 눈에 띈 걸로 봐서
올해 신제품이 아닐까 싶다.
인도 아유르베다식으로 블렌딩한 향신료가 들어간 차이라니 얼마나 구미가 땡기는지.
배송료의 압박이 있는데도… 다른 거 같이 살 것도 없는데도
앞뒤 안가리고 주문해버리고 말았다. 훔냐
22일 밤에 주문했더니 다음날 주문확인, 송장 메일이 날아오고
오늘 아침에 EMS로 도착하네.
배송비가 아까워서라도 다음엔 꼭 초콜릿, 과자도 같이 주문해야지.;;
어쨌든 받자마자 바로 사진 찍고 우려봤다.
CTC 찻잎이 들어있을 줄 알았는데 BOP급 찻잎이네…
정향, 계피 조각, 휀넬까지는 알아보겠는데 처음 보는 씨앗들이 들어있다.
향은… 한약 냄새가…
5g 정도를 400ml에 3분 우렸다.
그윽한 한약냄새가 풍기고 찻물색도 어두운 적색이다.
맛을 보니 씁쓸하면서도 살짝 떫고.. 뭣보다 하나도 안 달다.T^T
단 거 좋아하는 나로서는… 혹시나 잭슨스 크리스마스티 같은 맛이 아닐까 기대했는데
정말 이거 약으로도 썼겠다 싶은 한약스러운 맛.
뭐, 한약을 한 번도 안 먹어봐서 비교대상이 없지만
적어도 쌍화차는 달기라도 하지 이거 원…
한 잔은 그래도 스트레이트로 맛봤다. 살짝 달콤한 향이 나는 건 아마 휀넬 때문인 거 같고
처음 맡는 특이한 향은 코리앤더나 커민 때문이 아닐까 싶군.
두 번째 잔은 설탕을 두 스푼 넣어봤다.
좀더 나아지긴 한데 역시 백설탕을 넣으면 뒷맛이 좀….
예전엔 설탕을 즐겨넣어 마셨지만 설탕을 넣으면 혀에 남는 들쩍지근함이 싫어져서
차라리 잼을 입에 물고 마시는 게 낫겠다 싶어지더라구..
그래도 실험삼아 넣어봤는데 안 어울리는 건 아니지만
달콤한 다과를 곁들이는 게 더 좋을 거 같다.
세 번째 잔에 우유를 부어봤는데
살짝 달큼해지면서 아주 약간 고소하기도 하고…흠, 잘 어울리는 거 같다.
다음엔 아예 냄비에 끓여서 우유를 부어볼까나?
캐디 뒤에 설명 보니 5분 우리라는데…. 다음엔 그럼 한 4분 우리고
우유를 부어보면 더 고소하지 않을까도 싶다.
어쨌든 뒷맛이 별로 달지 않은 가향차라니 좀 놀랍기도 하고
나름대로 전통적인 아유르베다 방식으로 블렌딩했다고
크리스마스티보다도 비싼 차라서 기대를 했는데
아직 알려지지 않았고 나도 한 번 마신 것이니 앞으로 종종 마시고
진행상황을 올리도록 하겠다.
11월 29일
향과 맛이 좀 진했던 거 같아서 이번엔 2분 우렸다.
그랬더니 찻물색도 적당하고 맛도 너무 진하지 않으면서 은근한 게
이 정도면 처음 맛볼 사람한테도 덜 부담스럽지 않을까 싶다.
세 잔을 홀랑 스트레이트로 마셨는데…
생강 같은 게 없어서 몸이 뜨뜻해지는 느낌까지는 없지만
글쎄, 그다지 카레 같은 느낌은 없는데…?
우리기 전에 말 많은 코리앤더 씨앗을 씹어봤다.
코리앤더는 보통 고수, 향채로 알려진… 베트남 쌀국수나
중국 요리에서 많이 볼 수 있는 허브인데 독특한 로션 냄새 같은 향 때문에
중국 여행 하면 ‘향채 빼주세요’란 말은 배워오게 된다고.
난 정말 향신료에 강한지 저번에 베트남 쌀국수 먹을 때에도
코리앤더 생잎 준 거 다 넣어서 말아먹었는데… 식감과 맛이 묘하면서도 어울리더만!
어쨌든 눈 딱 감고 씨앗을 씹어봤더니… 레몬 껍질 씹은 것 마냥
혀끝이 알싸해지면서 살짝 레몬향도 나고 로션냄새도 좀 느껴진다.
차라리 코리앤더 생잎보단 나은데? 다행이당…난 또 뭐라고…
휀넬도 집어서 씹어봤다.
내가 휀넬을 좋아하는 이유는 팔각이랑 비슷한 향이 나기 때문이지롱.
팔각이나 휀넬 냄새와 맛 모두 젤리빈의 검은콩과 비슷한 외국 과자 냄새가 나거든..
커민이 약간 쓴맛을 내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맛을 보니 아주 약하게 아몬드맛이 느껴진다.
벌써 이틀 동안 내리 세 번을 마셨네. 차이까지 해 마시고…
슈프림 티 마살라처럼 처음엔 윽~ 했지만 익숙해지니 별로 카레같지 않던데
여기에 단맛만 더해지면 소원이 없겠구먼.
휀넬…꼭 카레냄새같이 나던데…^^;; 틴과 비슷한 느낌을 주는 듯한데요!^^ 자꾸 마셔보면 다른 느낌을 받겠죠?^^
전 휀넬 냄새 좋아해용. 틴과 비슷한 느낌이라.. 오묘하긴 합니다.^^; 근데 달지 않아서 슬퍼요.ㅠ.ㅜ 빨리 맛있게 즐기는 법을 찾아야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