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렐 써니 바나나
Karel Capek – Sunny Banana Tea
엄지님께 분양받은 차. 잘 마셨어용~
받은 지 며칠 만에 바로 마신다.
3g 정도 되길래 딱 300ml 들어가는 유리 티포트에 3분 우렸다.
BOP급 찻잎에 노란…아마도… 메리골드? 꽃잎들이 보이고
달큰한 바나나향이 풍기는데 자세히 맡아 보면 매니큐어 리무버 향이……;;
살짝 새콤한 기운도 있고 로즈힙 오래 우렸을 때 나는 그런 향도 난다.
베이스는 뭘까나… 기문 같기도 하고… 찻잎을 자세히 본다는 걸 깜빡했네.;
뒷맛이 살짝 떫은 걸 보면 또 기문이 아닌 거 같은디.
너무 오래 우린 걸까나…좀 텁텁하기도 하다.
닐기리 같은 건 아닐까나? 훔..
이 써니 바나나는 국내에 풀리기 전, 6월에 일본 갔을 때 신상품이라고
진열된 걸 봤었는데 뭐랄까… 카렐… 이상하게 손이 안 가는 것이다.
키치죠우지까지 그렇게 어렵게 찾아가서는 딱 매장에 들어가니 뭔가 풀리는 느낌.
캐릭터도 귀엽고 다구들도 마음에 들고 그랬었지만
내가 느끼기엔 거품도 많은 거 같고 같은 값이면 다른 거
아니 돈 더 보태서 다른 걸 사겠다 싶은 마음만 들고 해서
누가 공짜로 주면 모를까 내 돈 주고는 못 사겠다는 생각만 굳어졌다지.
키치죠우지 그 일대가 다 이쁘고 아기자기한 소품들 파는 곳 일색인데
거기서 시작한 지 얼마 안 된 브랜드랑
대학가 헌책방 거리에서 20년 넘게 자리 지키고 있는 찻집이랑 비교하면
난 후자를 택하겠단 말이다.
그래서 거기서 돈 쓰려던 걸 아껴서 결국 다완이랑 칠기접시랑 그런 거 사는데 썼다만..
하여튼 그래도 궁금하긴 했던 터라
고맙게도 분양을 해주신다니 기쁘게 받아서 얼른 맛본 거지.
아마도 이름 그대로 써니-를 느끼게 해주려고 꽃잎을 섞은 게 아닐까 싶은데
(나중에 상품소개글 한 번 봐야겠지만)
우린 찻물에서 살짝 로즈힙 냄새 같은 게 나면서 좀 새큼하고 그런 건 괜찮은데
뒷맛이 텁텁하고 바나나향이 너무 인공적인 건…좀…
한 번 마시고 속단할 수 없지만 바나나티라는 걸 경험했으니 그걸로 만족.
2분 30초 우렸으면 텁텁한 맛이 좀 달라질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이젠 가향차에 별 감흥이 없어져서 더 무디게 느끼는 것일 수도 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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