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대문] 네팔 음식점 에베레스트
12월 7일
티가든에서 추위에 달달 떨다가 5시를 넘기니
배까지 고파져서 더 초라한 느낌.
사실 티가든에서 모임을 갖기로 했을 땐
근처에 자주 가던 데나 갈까 했는데
베트남 쌀국수 생각도 났구… 그런데 어딘지 까먹었지 뭔가.
대학로 말고 이동할 걸 생각하니
milk tea 언니께서 다녀오셨고 다른 사람들 칭찬도 많은
에베레스트라는 네팔 음식점이 동대문에 있다던데…?
다행히 우리 중 에베레스트 위치를 잘 아는 분이 있었다.
우린 아예 택시를 타고 가기로 했다지.
어두워져서 뭐가 뭔지 모르고 따라가긴 했는데
나중에 약도를 보니 동대문역 3번 출구로 나와서 우리은행, 그린약국 옆에 있다.
가게 내부는 훈훈하고 조용한 편이었고
테이블 단위별로 칸막이가 있어서 소규모 모임 갖기도 좋아 보였다.
먼저 물과 개인 접시, 포크와 스푼이 서빙됐는데
네팔 느낌이 물씬 나는 식기들이라 흥분되기 시작~
갈릭난, 버터난이 먼저 나오고
내가 추천해서 시킨 달 머커니랑 또 무슨 커리가 나왔는데
난이 이렇게 한 장으로 크게 구워져 나온 건 또 처음 봤네.
달 커리를 시킨 이유는 옛날에 요원님 덕에 초대받아서 갔던
스리랑카 스님댁에서 맛본 달 커리가 맵긴 했어도
그 특이한 식감 때문에 기억에 남아있기도 했고
차야에서 커리랑 홍차 메뉴가 있을 때 내가 너무 매워서
힘들어하니까-_- 언니께서 희석해 먹으라고 주셨던 달 커리가
맛있었던 기억도 나고 해서 시킨건데…. 그 맛은 아니지만
야채 수프 같기도 하고.. 꽤 무난하고 맛있었다.
커리는 생각보다 적어보여서 걱정했는데 5명이 먹어도 충분할 정도였지.
난 갈릭난보다 버터난이 더 맛있었고…
여기에 자오미엔과 스프링롤도 더 시켰는데
난이 맛있어서인지… 난 좀 부족한 감을 느꼈다.;;
자오미엔은 고기(양고기인 듯)에 향신료를 넣고 볶다가
국수를 같이 볶은 건데 국수가 너무 불지 않고 탄력이 강한 게
꼭 스파게티 같기도 하고 괜찮았다.
이 스프링롤은 향신료와 국수, 야채를 볶아서 말아 튀긴 건데 군만두 같다.
여기에도 커리를 끼얹어서 먹기도 했는데 그냥 먹어도 맛있었다.
milk tea 언니께서 그렇게 맛있다고 하셨던 일람티 CTC로 만들었다는 차이.
여기선 찌아-라고 부르지만.
달큰하면서도 프림향 같은 것도 폴폴 풍기는 게
인스턴트 밀크티 같은 느낌도 든다.
맛을 보면 홍차 베이스가 진한데 아삼 같은 것과는 또 다른 게 신기하네.
음… BOH의 3-in-1 밀크티 믹스랑 비슷한 거 같다.
차를 무척 진하게 우려냈다는 느낌이 들어서
무척 맛있게 마시긴 했는데 밤이 걱정.-,.-
계산하고 나가는데… 이 에베레스트는 네팔 현지인들이 하는 곳이라
한국말이 좀 서툴긴 하지만 무척 친절하고 정감있는 곳이었다.
계산대 앞에 있는 건 네팔식 입가심이라고 해야 하나.
한식당에서 나올 때 껌이나 박하사탕이 있는 것처럼 말이다.
설탕은 그렇다치고… 난 저 향신료가 제일 관심이 갔다.
휀넬 같기도 하면서도 고소한 향이 나는 게 좀 특이하다.
향신료를 볶은 건지 원래 저런 게 있는 건지 모르겠고…
이름을 물어보니 미스리…라던가? 아띠..
향신료 몇 톨이랑 설탕 몇 알을 같이 입안에 털어넣고 씹으면 된단다.
달콤하면서도 향긋하고 시원한 내음이 입안에 퍼지는데
이거, 넘넘 맘에 드는 것이다!
설탕도 탐나서 이거 파냐고 했더니 자기들도 네팔에서 공수하느라
팔 만큼 양이 안 된다고 하네…흠…
그날밤 집에 와서 외국사이트를 열심히 뒤졌는데….
비슷해보이는 걸 찾았지만 과연 그게 이건지는 아직 모르겠다.
어쨌든 화장실은 좀 춥지만 건물 안 화장실이 그 정도면 뭐 양호하지.
이미 앞서 간 티가든보다는 낫잖은가.
그리고 난방 훈훈하게 잘 되고…
서비스 좋고 가격도 괜찮구 잘 먹은데다 맛도 좋았다.
살람도 맘에 들었는데… 난 여기가 더 마음에 드네.
먹고 싶은 메뉴도 많아서 다음에 꼭 가봐야겠다.
앗…이게 내가 해리포터 본 그날이었구나. 우엉 너무 맛있어보인다. ㅜ_ㅜ 나도 델꼬가~~ㅜ_ㅜ
그럼~델꼬가지~ 날 풀리면 꼬옥 가자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