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 나무사이로, 동대문 에베레스트

12월 21일

나무사이로에 안 가본 친한 동생이랑 다시 들러봤다.
저번에는 저녁이라 흡연자가 많은 거라고 해서
낮엔 좀 괜찮지 않을까 하고 기대도 됐구.

광화문 나무사이로

저번엔 메뉴판 하나만 봐서 몰랐는데 각각 포장이 다르군?
손때가 묻어 정감있게 느껴지는데다
메뉴판 하나도 손수 만들었다는 정성도 느껴져서 괜찮네.
내지는 얇지 않은 종이에 인쇄해서 보기도 편하고.
어딜 가나 메뉴판을 유심히 보는데
어설프게 손으로 쓰거나 그러는 것보단
깔끔하게 프린트하는 게 낫고
필기체나 특이한 글씨체로 하는 것보다는
가장 일반적인 글씨체가 보기도 편하고 좋다.
즉, 제대로 깔끔하게 보여줄 거 아니면 인쇄매체의 기본대로 하는 게
가독성도 좋고 말끔해 보인다는 거지.

광화문 나무사이로

나는 하무티 아삼, 동생은 고팔다라 다르질링을 시켰다.
음… 아삼이 내가 싫어하는 그 특유의 뒷맛에서 느껴지는 매케한 느낌이 적네.
그리고 기본적으로 좀 연하게 우려주는 거 같다.
물론 여기서 연하다는 건 헤비유저의 입맛에 그렇단 거지
아마 처음 마시는 사람한테라면 적당할지도.
예전에 내 친구랑 티포투 갔을 때
내가 마시기엔 영 맹탕인 아삼을 맛있다고 하는 걸 보면
다 내 기준으로 판단할 순 없잖은가.
고로 내 입맛에 영 아니지 않는 한
대부분 찻집의 차맛은 보통 정도로 놓고 다른 걸로 평가한다.

광화문 나무사이로

홀짝홀짝 마시다보니 어랏, 티푸드를 하나도 안 시켰네.
기본으로 과자쪽 하나 안 나오니 약간 아쉽긴 하다. 설탕도…
내가 처음 간 찻집이 차야라서 거기에 너무 길들여져서 이거 원…
(지금의 차야는 다르다)
어쨌든 이 초콜릿케이크는 쪼꼬가 정말 찐득한 느낌.
난 초콜릿을 좋아하긴 하지만 진정한 초콜릿 매니아는 아니라서
초콜릿 매니아들은 초콜릿이라 치지 않는다는 화이트 초콜릿을 좋아하질 않나
프랄린이 들던지 달콤해야 하는데 카카오 함량 높은 그런 건
아직 별로 감흥이 안 온다.
케이크가 찐득하면서 꼬릿한 향이 나던데 원래 그런 건가…음..
저번에 먹었던 케이크가 더 맛있었다.

과자는 안 나왔지만….
우리가 오래 뭉개면서 수다떨고 홍차는 다 마신 걸 보더니
서비스로 기문을 우려줘서 그건 뭐 통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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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복궁역 7번 출구로 나와서 서울지방경찰청 정문 맞은편에 있는
경희궁의 아침 건물 1층에 있다.
원래 신림에 있었는데 작년인가 여기로 옮겼다고.
깔끔하고 정갈하게 꾸며져 있고 눈엔 잘 안 띄지만
근처 단골들이 꾸준히 찾는 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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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좋아하는 하늘색 파스텔톤을 기본으로
광목을 씌운 시골스럽고 편안한 느낌의 탁자와 쇼파 등등.
너무 비싸보이지도 않고 부담도 없는 편한 느낌.
개인적으로 내 취향은 아니지만.
문제는!
다 좋은데 여전히 춥다는 것과 담배 냄새다.
우린 여기서 장장 4시간 정도를 놀았는데(왜 그랬을까;;)
우리가 앉은 자리는 파란 줄무늬 쿠션 옆자리거든.
저 파란 줄무늬 쿠션 있는 자리에 앉았던 아자씨(!) 둘이
계속 담배를 피우는 게 아닌가.
내 뒷자리 사람들도 피웠던 거 같고…흐~
하여튼 우리 옆의 그 아저씨들은 우리가 담배 냄새를 싫어한 걸 눈치챘는지
아주 약올리듯이 호~하면서 담배연기를
동생 얼굴쪽으로 뿜었다.-_-
지금 생각해보니 왜 우린 가만히 참으면서 얘기를 하고
그 자리에 있었던 걸까.OTL
더 재수없는 건 우리가 저녁 먹으러 나가자고 일어서니
그쪽도 딱 일어서더라구..하~
재수없는 건 손님이었는데
그런 흡연행위가 가능한 카페라는 이유 하나만으로
나무사이로에 가졌던 호감이 쭈욱 하락했다.
서비스나 세팅이나 화장실, 난방 등등 맘에 안 들었던 티가든이나
그럭저럭 괜찮지만 난방과 흡연 문제가 걸린 나무사이로나
둘다 비슷하게 별로다.
왜 이렇게 화를 내냐면
차 마시는 중간에 화장실 갔을 때도 얼굴이 붉게 일어났지만
집에 와서 보니까 왼쪽 눈은(내 왼쪽이 그 아자씨들이었으니)
시뻘겋게 외계인눈처럼 충혈돼 있고
오른쪽 눈 윗꺼풀엔 흰좁살 같이 생긴 게 뽈록 나와있다.;;
코엔 이 겨울에 웬 블랙헤드가 껴있질 않나
얼굴 중앙은 울긋불긋…크윽!
흡연이 가능한 카페는… 특히 밀폐가 된 곳은
절대절대 겨울에 가선 안 된다고 다짐하면서
이제 겨울에 차마시러 갈 땐
강남 데자미, 플레쥬로 지하(여기만 금연층)밖엔 없단 생각이다.
거기도 비싸고 서비스는 별로지만 차맛은 티포투보단 낫고
기본으로 과자쪽도 나오거든. 리필도 되구.
어쨌든 담배로 민감해진 거 말고는 차맛이나 분위기, 서비스 등은
괜찮다… 내가 겨울에만 안 가면…

20051221_06_everest

그리고 저녁은 다시 동대문 에베레스트로.
저번에 왔을 땐 없었던 사모사를 시켜봤다.
빨간 소스는 스위트칠리 소스 비스무리하고
사모사가 2개라 우습게 봤는데^^;
느끼하면서 매콤해서 한 번에 먹기 힘들고 금세 배부르다.

동대문 에베레스트

버터난, 갈릭난, 치킨머커니 이렇게 시켰는데
사모사까지 먹고 둘이서 난 두 개를 먹는 건 무리인 건가.
치킨머커니는 내가 부담스럽지 않은 정도로 매콤한데
큼직하게 깍둑 썰어놓은 닭살코기가 들어있다.
저번의 달 머커니가 더 맛있네…음..
난을 두 개 시키지 말고 면류를 하나 시켜볼걸 그랬다. 약간 아쉽군.

2시부터 만나서 수다떨기 시작했는데 정말 죽어도 끝나지 않는 이야기들.. 홋홋
아쉬움을 뒤로 한 채 헤어져 집에 잘 왔는데
화장 지우면서 얼굴 보다가 열받아서 그만..;;
당하고 화내지 말고 겨울엔 금연 찻집만 다니던지 해야지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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