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제] 차박물관 티지움

3월 5일

1600여종의 차를 전시한 차 박물관 겸 카페인 티지움이 생겼다면서
개관 행사를 4~5일에 걸쳐서 한다고
티지움 관계자가 오렌지페코 VIP 초청권을 뿌렸더랬다.
홍제라… 그 근처는 가본 적이 없긴 하지만
겸사겸사 새로 생긴 곳 구경도 하고 차 샘플도 준다니
기대하고 갔는데 같이 가기로 한 동행이 갑자기 아파져서
나 혼자 가게 되었지….T^T

부천에서 홍제역까지.. 훔냐, 다행히 앉아서 가서
지겹도록 자면서 갈 수 있는 그런 거리.
서울 가는데 1~1시간 반 정도는 면역이 되는지라
지하철 타고 오래 가는 거 이젠 별로 지겹지도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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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쨌든 홍제역 1번 출구에서 내려서
국민은행과 맥도날드를 지나 300m쯤 가면 시장통이 나오는데
유진상가라고 저렇게 허름한 건물 2층에
티지움이라는 간판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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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구에 들어가자마자 떡하니 버티고 있는 건 보이차 전시장.
연환화 삼국지에서나 봤던 그 시대 금관처럼 생긴
특이한 보이차부터 각종 긴압차들이 즐비하게 전시돼 있다.
종류대로 다 모으기도 쉽지 않았을 거 같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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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구에서 들어가서 왼쪽엔 차 판매대와 카운터가 있고
오른쪽엔 테이블들과 벽면을 가득 매운 전시물
그리고 중간엔 저렇게 우러난 찻물색을 감상하도록 진열해 놨다.
밑에 놓인 화분들은 오래된 차나무였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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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차가 우러난 찻물색을 감상하도록 해놓은 게 참 좋았다.
다만 엉뚱하게 드는 생각은….
무슨 처리라도 했나, 계속 두면 더 진하게 우러나거나
곰팡이라도 스는 거 아냐?라는 생각.-_-;
뭐 진공처리든 어떻게 해놨겠지 싶었고..
형형색색의 찻물병을 보자 문득 실로폰이 떠올랐다. 왜 그런진 모르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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찻물 진열장 오른쪽에 전시된 홍찻잎들.
국내에 꽤 알려진 브랜드들의 홍차잎들이
아크릴 케이스에 담겨서 진열돼 있었다.
심지어 아유르베다 허브도 있더라구.
아유르베다는 포트넘 차이를 사마시면서 알게된 건데
코리앤더 때문에 맛이 좀 씁쓸하긴 하지만
나름대로 약효 같은 걸 기대하게 만든 차이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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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구에서 들어오자마자 오른쪽을 향하면 보이는 광경.
큼직한 다양관들과 아크릴 케이스에 담긴 찻잎들…
과연 1600여종인지 여부는 모르지만
이걸 다 갖추는게 쉬운 게 아니란 건 잘 알 수 있었다.
차 마시면서 구경도 하고… 바람직하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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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혼자 뻘쭘히 앉아서 구경하고 사진 찍고 있으니
마시고 싶은 차를 고르란다.
내가 고른 건 총명탕.
녹차랑 한약재 같은 것이 블렌딩돼 있는데
쌍화탕 비스무리한 향도 나고… 그윽하니 맛있었다.
난 스파이시하거나 한약스러운 걸 좋아하다보니.;;
개업식 중이라 시루떡을 줬는데.. 1인분을 준 건지
2인분을 다 나한테 준 건진 몰라도… 저걸 혼자 다 먹었다지.
혼자 우물우물 떡 먹어가면서 차 홀짝홀짝 마시면서
리필까지 받고 사진 찍고 놀고 등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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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구에서 들어갔을 때 오른쪽으로 보이는 입구쪽 벽면.
화려한 도자기도 눈에 띄고 여기에도 가득한 찻잎이..
뱅어포처럼 생긴 찻잎이랑
결명자랑 똑같이 생긴 커피원두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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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운터 왼쪽에 있는 실험실 앞에 있는 진열장인데
바로 눈에 띄는 건 오른쪽에 있는
트와이닝 쥬빌레 캐디. 후후
세인트제임스 런던 캐디에 아마드 캐디, 트와이닝 티백 등등
골든팁스도 있고… 낯익은 것이 많았다.
근데 저렇게 놓으면 먼지 타지 않을까?
이 각국의(?) 캐디들을 계속 늘려갈 건지
구색맞추기로 놓은 건지 몰라도
전자라면 유리장 안에라도 좀 넣어놓으면 좋을 텐데.
나라별로 분류해줘도 좋고…
그냥 차 사업하니까 여기저기서 받은 홍차 깡통들을
대중없이 진열해놓은, 그런 느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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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구가 참 특이했는데 입구를 뱅 둘러서
아크릴 원통에 각종 찻잎을 넣어서 그걸로 아치를 채웠다.
정말 다양한 차를 전시하려고 나름대로 애썼구나 하고 흐뭇하더군.

총명탕 마실 때 뭐뭐 블렌딩됐어요?하니까 당황하면서
머리에 좋은 것들이 들어있다나 뭐라나..
아니, 누가 그걸 모른대? 베이스가 뭐고 어떤 약재가 들었는지
힌트라도 좀 주면 좋잖나..
차 서빙하시는 분들이 좀 더 전문화되면 더 좋았겠다는 아쉬움이 든다.
그리고 홍차 캐디 전시는 저렇게 어디서 굴러다니던 거 놓은 것처럼 하지 말고
종류가 적어도 분류라도 좀 해놓으면 때깔이라도 더 나지 않을까 싶고.

내가 도착한 게 2시 좀 넘어서였는데 그땐 두어 테이블만 차 있었지만
3시 넘어서 나올 때 보니 어르신들이 줄줄이 들어온다.
아무래도 안국동 근처이기도 하고…
젊은 사람들이 자주 노는 구역과는 좀 멀다보니
차 좋아하시는 어르신들이 많이 오겠다 싶었다.
그래도 다양한 찻잎들 구경하면서 얘기 듣고 배우는 목적으로
한 번쯤은 가보는 게 좋을 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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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Responses

  1. Ray 댓글:

    저는요.. 어두운 가구(?) 때문에 약간 한약방스러웠어요… ^^;;

  2. 별여왕 댓글:

    저는 우리 동네(걸어서 10분) 인데도 아직까지 못가고 있는데 정말 대단하십니다…ㅎㅎㅎ
    그런데 이렇게 사진으로 보니 갈 날은 더 늦춰질듯하네요..^^;;

  3. 로코 댓글:

    여기가 어디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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