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6일 황거에서 긴자까지
때르르르릉~
화들짝! 어라, 자명종 시계를 듣고 깨니 7시에 맞춰져 있네?
그 전날에 나 혼자 잘 땐 분명 8시에 맞춰놓고 깼는데
친구가 와서 맞춰놨나.. 하고 봤지만 친구는 자고 있다.
훔냐, 그냥 더 잘까 하고 졸다 깨보니 그새 또 친구가 일어나 있다.
결국 내 기상시간은 7시 50분.
인터넷 메일 확인하고 친구는 메모리카드 정리하고
이것저것 하다보니 벌써 10시가 다 되어간다.
어차피 10시 넘었으니 아침은 또 키타우라와 동쪽 출구 주변에 있는 오토야에 가기로 함.
저번에 먹은 튀김 들어간 세트 요리는 너무 배불렀던 기억 때문에
399엔짜리 계란국에 밥 말아놓은 것 같은 걸 시켰다.
밥알은 꼭 율무밥같이 큼직하니 씹히는 맛이 있어 좋긴 한데
약간 양이 애매하네.
친구가 덜어놓은 밥을 말아먹어서 양을 채웠는데
계란이… 다 좋은데 중간중간 계란껍질이..ㅠ.ㅡ
불러서 뭐라 하기도 애매하고 뱉어가며 먹었다.
설마 한국인이라고 일부러 깨서 넣은 건 아니겠지?
11시 2분에야 키타우라와에서 케인토후쿠센을 타고 도쿄역까지 가니
11시 50분쯤에야 도착한다.
망했다… 1시간 정도는 더 일찍 나왔어야 했는데.
마루노우치 북쪽출구로 나왔던가?
친구가 보더니 서울역이랑 똑같다고…
난 지하철 서울역 말고 지상으로 올라가 본 적이 없는데;;
뭔가 굉장히 낯익다-라는 느낌이 강하게 나긴 하네.
작년에 여기를 봤나 안 봤나 긴가민가하긴 한데
지나가는 순간 뒤에서 쏴~하는 소리가 나서 돌아보니
저 지붕 같은데서 물이 쏟아지기 시작한다.
으윽, 장관이었는데 그 장면을 놓쳤군.
바닥이 들떠있어서 밑에 물이 흐르는 게 다 보이고
달팽이 같은 관에서도 물이 나오고
물의 벽처럼 물이 폭포같이 쏟아지는 게 밤에 조명이 더해지면
야외공연장으로도 제격일 듯.
여행기를 정리하면서 기억이 잘 안 나는 건 인터넷을 뒤져보는데
모르고 지나치듯 간 거였지만 여기가 바로
와다쿠라바시를 지나 팔레스호텔 앞에 있는 와다쿠라 분수공원이란다.
시원한 물의 향연을 보며
저 건물 안의 사람들도 건물 밖의 벤치에서 도시락을 먹는 사람들도
조용히 구경하고 즐기고 있었다.
날씨가 그리 덥지 않고 시원했는데 더운날 이랬으면 더더욱 장관이었겠다.
분수공원을 뒤로 한채 길을 건너는데
저 PLAY! marunouchi라는 버스에 無料라고 찍혀있는 게 눈에 띈다.
작년에 본 2층버스가 지나가는 건 그렇다치고
저런 무료 관광버스가 있단 말이지.
작년에 본 해자.
음… 웬 백조가 떠다니길래 다시 한 번 찍어봤다.
여기가 바로 도쿄 구경을 왔으면 파리의 에펠탑처럼
사진 한 방 박고 가야 하는 니쥬바시, 일명 메가네바시다.
수면에 비친 다리 모양이 안경 같아서 메가네라고 하는데
이번에는 인물사진 말고 따로 하나 더 찍어봄.
작년과 똑같은 코스로 황거 왼쪽만 구경하다가;;;
(오른쪽에 있는 히가시교엔도 볼 거 많다던데…으윽)
긴자까지… 걸어가기로 했다!
원래 작년처럼 황거 앞에 있는 도쿄상공회의소 관광정보센터에 가서
지도를 좀 얻으려고 했더랬지.
나야 작년에 가져간 지도를 다시 가져와 그걸 참고로
여행을 하고 있지만 친구는 여행책자 말고는 자료가 없는 거 같길래
겸사겸사 도움이 될까 하고 굳이 황거에 다시 온 건데
긴자 근처에 있는 도쿄교통회관으로 옮겼다고라!
그 새로 옮긴 관광정보센터가 거의 긴자 근처길래
이번에는 한 번 지하철을 타지 말고 걸어가볼까 하고 그대로 황거 앞 대로를 따라 걷기 시작했다.
작년에 본 로얄코펜하겐이라든가 웨지우드 매장이 있던
마루노우치 나카도오리는 도대체 어디 있는지 못 찾겠고
이리저리 헤매다가 제국극장 지나고 히비야역 지나면서
한 20분쯤 걸었나 보다.
자, 이제 도쿄교통회관이 있는 유라쿠쵸 역까지 걸어왔다.
유라쿠쵸 역… 흐흑, 내겐 뼈아픈 과거가 있는…
궁금한 사람은 작년 내 여행기 6월 6일자를 보면 알 것이다.
어쨌든 이 근방에서도 한 10분 헤맸나 간신히 발견했다.
TOKYO KOTSU KAIKAN 건물이 저기 보이는데
또 저 안에서 관광정보센터를 찾는 건.. 하아~
올라가 보니 작년의 그 황거 앞에 있던 센터보다 1/2정도 축소된 규모였다.
작년에 집어갔던 한글로 된 도쿄 각지의 관광지도 중 하나를 보여주면서
이런 거 또 있냐고 하니까 영문판만 있다면서 이건 어디서 났냐고 놀라더라.
음… 거짓말로;; 친구가 줬다니까 좋은 친구라고.^^a
그래서 결국 영문판으로 또 얻었지. 작년에 집어온 건 정말 소중히 간직해야겠다.
(나중에 여행 말미에서야 이 지도를 얻을 수 있는 다른 곳을 알게 된다. 으윽!)
다행인 건 포켓 사이즈 지도는 한글판이 있어서
친구랑 나랑 그걸 더 집어온 건 좀 도움이 되었을까 모르겠다.
유라쿠쵸 마리온을 지나 긴자 4가, 5가가 그 근방이다.
이대로 쭉 긴자를 구경하다가 티룸에 가기로 하고 구경을 했다.
어느 백화점 1층이었나 샤넬 매장이었나 긴가민가한데
디스플레이가 무척 특이해서 찍어봤다.
여기가 키무라야인데 일본 최초의 제과점이라던가.
일단 배도 고프고 베노아를 먼저 가보고 싶으니
나중에 함 들어가보기로 할까.
와코백화점 앞에서 사거리 맞은 편을 봤을 때
왼쪽에 멀리 LG광고판이 보이지 않는가?
바로 그 앞에 황토색 바탕에 빨간 영문자로
MATSUZAKAYA라고 써 있는 게 바로
베노아 티룸이 있는 마츠자카야 백화점이다.
야호~ 베노아 티룸에서 애프터눈 티세트다~ 두근두근
언니 일본 다녀오셨나봐요!^^ 부럽당~
차에 대한 언니의 열정이 부럽고 존경스러워요!
전…뭘 한가지 오래하는게 어려워요..ㅜㅡ
열정…이라기보다 그냥 미친 거 같아-_-a 뭘 존경스러울 것까지야…홋홋
너도 요즘 빠진 거 있잖아~ 그거 점점 빠지면 어찌 되는지 내가 몸소 보여주지..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