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9일 귀국

드디어 귀국이다.
어째 작년과 똑같은 날 귀국하는군.
이날 일찍 준비해서 시간이 되면 우에노 근처에 있다는
도쿄대 아카몬을 구경했음 좋았으련만(친구의 목적지)
비가 좍좍 내린다…ㅜ.ㅡ
도쿄엔 세 번째 오지만 여우비 말고 이 정도로 많이 오는 건 이게 처음.
작년에 티하우스 타카노 갈 때도 비가 왔지만 그땐 밤이었는데
여행가방 끌고 가야 하는 이때 이렇게 비가 많이 내리다니. 칫

7시 반에 일어나 그 전날 사둔 삼각주먹밥을 아침으로 해결했다.
여행가방 마저 정리하고 공항으로 가려면 아침 먹을 시간이 없을 것 같아서
사뒀는데 또 친구는 아침 생각이 없다고 하니 그냥 혼자 먹었지.
난 어딜 가든지 아침은 꼭 먹어야 해서-_-a
작년에 8박 9일 묵으면서 가방이 모자랐던 악몽 때문에
24인치를 들고 왔더니만 그 가방도 꽉 차고도 쇼핑백도 있고
비까지 내리니 역까지 가는 것만도 무척 벅찼다. 헉헉
9시에 키타우라와 역에서 출발해 우에노에 도착해(380엔)
코인라커에 짐을 넣어두고 친구는 아메요코로
나는 백화점에서 낫토를 사야 하는 미션을 완수하기로 했다.

케이세이 우에노 역에서 한 1km쯤 떨어진 곳에
마츠자카야 백화점이 있다길래 비를 뚫고 도착했더니
호곡, 백화점 정문 앞에 서있는 아줌마들.
개점시간에 맞춰 간 것이었다.
다행히 도착하자마자 개점 종소리가 울렸고
일제히 문이 열리며 정중히 인사하는 직원들.^^;;
난 바로 지하 식품매장으로 갔는데 생각보다 규모가 너무 작다. 힝~

 

마츠자카야 백화점 지하 식품 매장

홍차 브랜드 단독 매장은 없었고 식품매장에서도 못 본 듯.
일단 내 목적은 화과자 및 낫토, 우메보시 사는 것.
이것들은 여행하는 도중에 사두고 보관하기 애매한 것들이라서
마지막 날, 귀국 때 살 수 밖에 없었다.
츠루야에서 이거 저거 하면서 막 사고 결국 돈이 모자라서
현금과 카드를 내밀었더니 좀 헤매긴 했지만
맛보고 싶던 화과자들을 좀 살 수 있었다.
다 사고 나서 사진 찍어도 되냐니까 괜찮다고. ㅎㅎ

츠루야의 나마가시

츠루야의 나마가시.
생과자 파는 매장은 여기뿐이길래 나머지 화과자도 그냥 여기서 올인해버렸다.
근데 여기 이렇게 종류가 별로 없나?
내가 안 먹어본 모양이 저 나뭇잎 모양이라 그거 하나만 사기로 했다.
나마가시는 유통기한이 2일이니 최대한 막판에 살 수 밖에 없고
귀국 날은 가장 바쁘고 정신없는 날이라 누굴 시킬 수도 없는 노릇.
이 생과자가 국산 화과자와 달리 덜 달고 고급스러운 닷맛이 나는 것도 그렇지만
이런 희소성 때문에 더 먹고 싶어지는 거 같다.

츠루야 히가시

어라, 여기에 히가시도 파네~
구름모양 히가시랑 바구니에 놓인 양갱도 하나 샀다.
화과자 모양도 이쁘지만 디스플레이도 이쁘게 해놔서
정말 사고 싶어지게 만드는 곳..

화과자 다 사고 식품매장 가서 낫토와 우메보시를 샀다.
더 살까 하다가 맛만 보려고 조금 사왔는데 나중에 후회했음.
혹시 클로티드 크림도 있을까 해서 물어봤는데
스콘 위에 발라먹는 거라고 해도 못 알아듣는다. 흐흑

마츠자카야를 나와 비를 뚫고 다시 우에노역으로 가는데
중간에 이쁜 푸딩 파는 데가 있어서 그것도 하나 사고^^;
그렇게 해서 11시 약간 넘어서 도착했더니 친구가 안 보인다.-0-;
벌써 간 걸까 아직 도착 안 했을까.
잠깐 라커 앞에서 기다리다가 보니까 나리타행 케이세이 선이
11시 18분에 출발인 거다.
잘못 하다가 더 늦느니 그거나 타야겠다 하고 표 끊고 내려갔더니
내가 탄 칸에 바로 내 친구가…!
그 친구가 먼저 와서 아무래도 내가 늦을 거 같았고
또 늦더라도 혹시 이걸 타게 되면 표 끊고 바로 이 칸에 탈 거 같았다고.^^
그래서 더 헤매지 않고 친구랑 잘 만나서 나리타로 향했다.

20060609_04

작년엔 간사이 공항에서 비수기에 들어갔으니 별로 붐비는 거 몰랐는데
나리타 출국장은 엄청 크기도 하고 사람도 많았다.
내 친구 얘기론 저 전광판 글씨체가 저렇게 뚜렷한 데가 많지 않다고 감탄하던데
고화질 액정인지 정말 또렷하긴 하더만.

구운 연어 주먹밥

돈 있던 건 대부분 썼지만 동전이 좀 남아서
먹는 걸로 소진하기로 했다.
2시 반 출발인데 점심도 못 먹었으니 배도 고프고 해서
로얄밀크티와 주먹밥, 과자를 샀다.
이 주먹밥은 포장이 이렇게 되어 있어서 옆구리만 찢으면 되니까
정말 먹기 편했다.
삼각주먹밥을 좋아하긴 한데 그 포장을 다 벗기고 맨손으로 먹는 건 싫고
그렇다고 반만 벗기면 김을 다 먹을 수 없어서 싫었는데 이건 정말 편하네.
구운 연어가 들어있는데 짜긴 했지만 뭐 괜찮았음.

96번 게이트

우리가 나갈 96번 게이트 앞자리에서 주먹밥을 먹으며
보딩 시간을 기다렸다.
특등석이 먼저 타는 거 보면서 문득 나도 언젠가 특등석 좀 타봤으면-_-a

JL953

우리가 탈 JL953편.
벌써 떠난다니 또 섭섭해진다.
2시 반 출발이지만 지각생(한국인 아줌마)도 있고-_- 선회하고 하다보니 3시에야 이륙했다.

JAL 기내식

3시 20분쯤 되니 기내식이 나온다.
기내식… 비행기 여행의 로망~
작년에 간사이-인천 사이엔 기내식은 안 나오고
오츠마미랑 음료만 나와서 실망했는데
이번엔 출발 전에 티켓 예매하면서 물어보니
2시간 넘는 거리면 무조건 기내식이 나온댄다. 야호
올 때 먹었던 것보다는 좀 더 좋았던 듯.
사실 작년의 오전 비행기에서 먹었던 게 제일 맛있었지만.

5시 30분에 착륙했는데 이날 날이 궂었기 때문인지
인천 공항 위를 선회하다가 착륙하기까지
기체는 흔들거리지 구름은 잔뜩 껴 있지… 무서웠다.
어릴 때 봤던 유령 비행기가 나오는 공포영화나 얼라이브,
97년 괌 KAL기 사고 등이 막 떠오르는 게 아닌가.
한달이 지난 지금 생각해보니 또 수퍼맨 리턴즈에서
“비행기는 확률적으로 가장 안전한 교통 수단이에요~”라고 한 오마쥬가 떠오른다.ㅋㅋ
어쨌든 안전히 도착했고 한국어가 왁자지껄 들리는 공항에 들어서니
참 반갑고도 아쉬운 느낌은 여전하다.
리무진 버스를 타는데 우리 둘다 짐가방이 엄청 크고 무거우니까
어떤 아저씨께서 들어서 앞자리에 놔주셔서 정말 고마웠다.
그렇게 해서 송내역에 도착했고 전철은 무슨… 각자 택시 타고 집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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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Responses

  1. 쵸코칩쿠키 댓글:

    오..귀국길에 먹거리가 많았구나. 흑…군침돈다!! 꼬로록.
    담에 만나면 삼각김밥 지대루 벗기는 방법 갈쳐줄께. ㅋㅋ

  2. 티앙팡 댓글:

    으음, 남는 돈을 다 먹는 데 부은-_-;
    삼각김밥 벗기는 거 정말 어려웡. 그걸 손에 안 묻히고 김과 함께 밥을 먹을 수 있게 벗기는 게 가능하단 말이지?

  3. 로코 댓글:

    작은 소망중 하나인..일본여행~!..ㅋㅋ 화과자가 너무너무 이뻐요..이뻐서 어떻게 먹을까..할 정도로.ㅋㅋ
    집이 송내역 근처이신가봐요~전 거기서 좀더 가야 하지만..송내 자주 가는데..어머 혹시 스치던 인연이었을수도?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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