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대] 딜마티룸 (폐점)

2007년 2월 2일

일본 출국을 며칠 앞둔 L모님과 만나기로 하면서
둘다 안 가본 딜마티룸에 가기로 했다.
생긴 지 꽤 됐는데도 이상하게 갈 기회가 없어서 못 갔더랬지…
L모님은 로열밀크티, 난 차이 밀크티 그리고 스콘 3개를 시켰다.
왜 구성이 스콘 3개인지 이해가 잘 안 되네…
두개씩 팔던가 하나씩 팔지 3개로만 팔면 선택의 폭이 좁아지잖아-_-

터키 커피를 끓이는 체즈베 큰 걸 밀크팬으로 쓰고 있었다.
아예 밀크팬째로 나오고 스트레이너와 찻잔이 나온다.
거를 때 유막이 둥둥 뜨는 걸 보니 바글바글 끓인 거 같다.
맛이 진한 건 기억나는데 자세한 건 기억 안 난다.
기억이 안 나는 걸 보니 나빴다는 건 아닌 거 같다.

하트 스콘 3개와 잼과 버터가 종지에 같이 담겨 나온다.
스콘에 잼과 버터를 섞어바르긴 하겠지만 왠만하면 따로 나왔으면 좋았을 텐데.
저렇게 나오니 양도 모자라고(뭐 부탁하면 더 줬겠지?)
둘이 먹느라 그 작은 종지를 같이 뒤적이는 상황이 생길까 봐 신경쓰인다.

문제는 스콘에서 발생했는데
스콘을 서빙하면서
“어, 스콘이 좀 작게 나왔네요.”라고 하는 것이다.
“그래요? 그럼 하나 더 주시든지요?”라고 했더니 그냥 슥 가고 만다.
아니, 어쩌라고?!
굳이 얘기를 하길래 미안하다고 하던가 서비스를 주겠다는 건가 했더니?
차라리 말을 하지 말지, 왜 괜히 스콘이 작게 나왔단 소리를 해서 기분 나쁘게 했을까?
모르고 먹었으면 그냥 넘어갔을 테고
설령 나중에 다른 사람들 후기를 보고 알게 되더라도
기성품도 아니니 랜덤하게 나오는가 보지..하고 넘어갔을 텐데
굳이 작게 나왔다고 말을 꺼내놓고는 미안하다는 소리조차 안 하고
휙 가버리니 기가 막혔다.

무슨 잡지사에서 또 촬영을 나와서 테이블이랑 이것저것 찍더니
갑자기 실내를 또 찍는다.
우리쪽을 찍길래 내가 저지하고 안 나오게 해달라고 했는데
아무 생각없이 찍어대는 사진기자도 미웠지만
손님들쪽으로 찍어대는데 양해를 구하지 않는 카페 직원들도 미웠다.
일반인들이 연예인이 아니라고 막 찍어도 되는 건가?
초상권의 의미가 뭔지 모르는가 본데 정말 여기서도 기분 나빴다.

2시 반에 만나서 8시쯤까지 얘기했음.-_-

어쨌든 이 두가지로 우리 둘은 엄청 흥분했었고…
그후 다시 찾아가지 않아서 어찌되었는지도 모른 채 폐점을 했더라고.
이후 이 건물 1층에 티퍼플이라는 큰 홍차 카페가 생겼다.

나중에 다른 사람들 후기를 보니…
정말 우리 스콘이 작긴 작았더라.-_-
말을 안 했으면 그래도 그냥 그런가 보다 하고 아무 생각 없이 넘어갔을 텐데
괜히 스콘이 작게 나왔다고 말만 해놓고 대처도 없이 가버린 게 생각나서 더 열받았었다.

난 음식점은 맛보단 위생과 서비스가 우선이라고 생각하는데…
친구와 만나서 조용히 즐겁게 먹고 마실 수 있는 공간이면 족하고
그에 합당하면 음식이 좀 맛이 없든 좀 비싸든 괜찮지만
아무리 맛집이어도 위생이나 서비스가 개뿔이면 웬만해선 가고 싶지 않다.
어느 음식점이나 카페나 최고의 재료로 전문가가 조리한다는
자부심을 갖기 마련인데 그 마음만 갖고 서비스가 뒤따르지 않는다면
아무리 맛있고 좋은 음식 또는 홍차일지라도
왜 내가 내 돈을 내고도 불쾌한 서비스를 받아가며 먹어야 하는지
다시 갈 필요가 있는지 생각해 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