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세떼비앙
2002년 7월 11일 방문
친구와 센과 치히로를 보고 나오니 5시 쯤..
저녁을 먹기도 그렇고…작은 팝콘 3/4를 혼자 다 먹은고로
(친구랑 떨어져 앉아 혼자 다 집어먹었음)
배가 부르다보니..아직 저녁은 좀 그렇고…
바로 찻집으로 가기로 했죠.
듣기론 분명 주공공이 뒤랬는데..어딘가..하고 헤매다가
슈퍼 아저씨한테 물어봤죠.
오옷, 민병철 어학원이 바로 맞은편으로 보이는 골목으로 올라오면…
4층짜리 건물 전체가 하~얀 찻집을 보게 될 것입니다.
맞은편엔 이탈리안 스파게티 전문점인 뽀르도모가 있구요.
빌딩 자체부터 튀는구먼~ 하면서 사진 3방 찍고 들어갔어요.
분위기..무척 고급스럽습니다.
3층으로 안내되었죠.
1층 입구 맞은 편엔 큰 바가 있고
각 층마다 알바생들이 서 있는 작은 카운터(뒷면엔 개수대)가 있습니다.
안내되는데 정신이 팔려서 2층은 못 보고 통과.
건물 겉과 안이 전부 하얀색이라서 무척 튀고 고급스럽더군요.
시티스케이프 게시판에서 듣기론 지저분해졌다던데..하고 유심히 보니
쇼파 손잡이에 때가 좀 묻긴 했는데
전체적으로 아직 색이 그렇게 바란 거 같진 않네요.
설마 아주 관리를 안 하려구요…
다만…테이블보가 좀 걱정..여기에 흘리기라도 하면 매번 관리하게 힘들겠다..싶었네요.
테이블 위에 있는 설탕통을 들어 바로 밑바닥을 보니 노리다케라고 써있어요.
메뉴판 봤습니다.
흠..홍차는 6~7천원대. 허브는 5~6천원대.
주류도 판매하는군요. 케이크가 서너종류 되구요.
케이크가 비싸요..헹~ 전문점도 아닌데..맛보긴 좀 그렇군.
라스베리티를 하나 시켰습니다.
여긴 통째로 준다고 하니 계속 우러나서 써지면 다른 것도 맛보려구
일단 하나를 시켰죠.
두근두근..
하얗고 고급스러운 인테리어..
일단 소개팅, 맞선 장소로 쓰기엔 손색이 없겠군요.
맞선 장소로 많이 쓰인다면서요?
홍차 나왔습니다.
오오..이게 그 말로만 듣던 화려한 티세트!
밑바닥을 보니 이것도 노리다케.
500~700ml쯤 되는 티포트도 화려했고 잔도 화려해요.
둘 다 금박테두리가 되어 있거든요.
그리고 설탕통과 자기 스트레이너.
그.러.나…
왜 티포트가 2개 나오지? 분명 하나 시켰는데..-0-;
이상합니다. 계산서 봅니다…헉, 6000*2로 되어있당~
여긴 티포트 하나 시켜놓고 둘이 마시는 게 안 되는 건가?
티포트를 들고 가서 주문 잘못 받았다고 했죠…
그러니까 리필이 되니까 나중에 리필받을때 다른 차로 해주겠다고 했습니다.
쳇..그냥 환불해주지…-_-;
어쩔 수 없이 친구랑 라스베리티 티포트를 각각 들고 마십니다..꾸역꾸역
티코지도 없고(이건 그렇다 치고)
다른덴 손님이 직접 우리게 되어있음 모래시계라도 준다는데..그것도 없고..
심지어 티스푼도 안주면서..뭘로 설탕을 타라는거야?
찻잔 예열도 없고…
늘 이런 차야식 세팅에 익숙해있던 저로서는 상당히 불만입니다..
라스베리티..일단 맛은..흠..
임프라 라스베리 티백만 맛봤었는데 사뭇 달랐어요.
분명..임프라건..장미향이 났었는데..장미잎 씹는듯한..
근데 이건..무슨..옛날에 맛봤던 아세로라 껌 맛입니다.-_-
첫잔은 향긋하고 맛있었지만…둘째잔을 넘기면서
아무리 향차를 좋아하는 저로서도..역겨워질만큼..느끼합니다..-_-
설탕을 넣으니 더 느끼..큭~
우유를 넣고 싶은데..여긴 그런것도 없어 보이네요.
하지만..억울해서..기어이 다른 차를 리필받겠다고 결심하고 꾸역꾸역 다 마셨습니다..불룩
다즐링으로 시켰지요.
흠..맛은…나쁘진 않았어요.
봄다즐링쪽인 듯 했어요..색깔이나 맛으로 볼때..아님 말구..-_-;;;
원산지 홍차쪽인 것 같았구요…
그나마 이걸 마시니 느끼함이 사라지더군요..
다만 배불러서 한잔 반 마셨나..
각 층마다 알바생들이 서 있는 작은 카운터가 있고 그 뒤로는 음식나르는 엘레베이터가 있어서
1층에서 음료수를 만들어 위로 올리고
위에서 다 마신 그릇을 내리는 구조랍니다.
층마다 알바생이 있으면 손님들한테 집중하기 좋을 텐데
손을 흔들고 별짓 다해도 자기 할 일에 바빠서
기어이 제가 카운터로 가는 짓+친구가 티스푼 얻으러 가는 3번의
수고를 해야 했지요.
일단 서비스는 C급이에요..표정도 웃지도 않고..친절하지도 않고..
내부구조 인테리어는..깔끔하고 클래식하긴 한데..
음악을 뭘 틀어놨더라..뭐, 시끄럽지 않아서 대화하기는 좋은 장소였어요.
조명도 밝아서 좋았구요.
전 환한 곳을 좋아하거든요.
화장실은..B급…중상 정도? 깨끗한 편이죠.
하지만 역시 차야 화장실엔 비할 바가 못 돼요..차야는 A+감이니까요..
3,4층 사이에 있는 화장실에 가다가 4층이 궁금해져서 살짝 올라가 봤죠.
4층은 옥상을 임시로 개조한 공간이라서 의자가 불편하다고 들었는데
뭐..냉난방만 좀 주의하면 되겠고..나름대로 쇼파도 있고 괜찮던걸요?
다만 손님이 한명도 없는데 쌩쌩 틀어놓은 에어컨은 아까워보였음.
차를 다 마시고..에고~ 벌써 소화가 다 되어서 배가 고프군요.
계산하러 내려가기 전에 슥 둘러보니 손님이 바뀔 때 쯤이어서 그런지 3층이 많이 비었답니다.
창가를 또 몇장 찍고~ 호호호
나가면서 4층으로 둘이 올라갔어요.
여기저기 막 찍고 앉아서 찍어보고..놀았죠 뭐.^^;
내려오면서 이제야 2층을 보게되었는데
2층은 무슨 호텔 커피숍처럼..의자가 쇼파가 아니라
하얀 의자였어요. 커플들이 우아하게 앉아 빙수를 먹고 있더군요…
1층은.의자가 2층이랑 비슷했던 듯..
입구랑 가까운 곳에 케이크 진열대가 있고,
바 뒤쪽으로는 그릇 진열장이 보이는데
티포트가 모두 똑같은 디자인의 노리다케입니다.
작은 1인용 포트가 몇개 있는데 그건 로얄 알버트였구요..
하여튼 거의 노리다케를 쓰는 듯.
참, 4층에 있던 설탕통은 한국도자기 린넨화이트였어요.
여기서, 총평.
분위기 ★★★★
공기 ★★
화장실 ★★★★
서비스 ★★
가격 ★★★
왜 이런 결과가 나왔는고 하면…
분위기 있는 카페로서 선남선녀가 만나기엔 좋습니다..
단, 홍차전문점으로서는 홍차 종류가 많은 것도 아니고
제대로 내오는 것도 아니고 맛이 그렇게 뛰어나서 튀는 것도 아니죠.
차야처럼 편하게 차를 마실 수 있는 곳은 아니었어요.
너무 하얀 찻집이라서 그런걸까..흠..
저라면 벽이랑 다른건 하얗게 해도
쇼파랑 테이블은 파스텔이나 유색으로 했을텐데.
관리하기도 어렵게 무슨 수로 감당하려고 흰색을 했을꼬…
너무 하얀 곳은 떼묻히기 부담스러운 심리적인 작용이 있었는지도..-_-
서비스는.. 영 맘에 안들었다고 말씀드렸죠?
알바생들 표정이 없어요… 친절하고 싹싹한 맛도 없고.
아마 홍차에 대해서도 모를 것 같은-_-
홍차를 즐기기에는 ..영..아니었어요.
화장실은 보통 수준 이상이었지만…
이미 차야 화장실을 아는 사람으로서는 눈에 안차죠..므헤헤
가격은…전 리필 필요없거든요. 계속 우러나서 써지는 차를
한포트씩 억지로 마시긴 싫은뎅…
가격이 비싸다는게 아니라..이게 맘에 안드니 가격까지도 맘에 안들었던거죠.
하여튼 부담없이 어느때나 가기엔 좀 그래요.
처음 만나는 사람을 조용히, 정중히 분위기 좀 잡아보면서 만나기엔
좋을지도 모르죠..하지만 그 처음 보는 사람처럼 왠지 편하게 앉아서 수다를 막 떨고 홍차를 즐기기엔..별루…
세떼비앙이 잘되는 이유는…
온통 흰색으로 비싸게 인테리어를 해놓고
강남 주공공이..눈에 잘 띄는 곳에 있어서 그런거지
맛이 특별히 좋고 서비스가 인상적인..그런 맛은 없네요.
그래도 서비스는 개선의 여지가 있으니깐 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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