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 오는 날엔 랍상수숑
2007년 9월 16일
비 오는 날엔 유독 뭔가 그윽하고 진한 향이 그리워진다.
그래서 이럴 땐 진한 밀크티라든가
기문, 운남 혹은 랍상수숑을 마시곤 하지.
기문이나 이런 것들을 비 오는 날 마시면
그윽한 훈연향이 더 진하게 올라온다.
근데 또 그게 맑은 날 마실 때보다 맛있게 느껴지더라고. >.<b
차오메이님께서 분양해주신 포트넘 랍상수숑 티백이다.
새로 바뀐 포장은 예전 같은 럭셔리함은 덜하면서 깔끔하고 예쁘네.
어쨌거나… 랍상 향이 어찌나 강한지 투명봉투로 밀봉해 주셨는데도
향이 밖으로 삐져나올 정도다.
차오메이님이 투명봉투로 밀봉하고도 다시 봉투로 홍차별로 분류해주셔서
향이 섞이진 않았다.
예전에 포트넘 랍상 잎차로 마셨던 것도 향이 강하긴 했지.
그래서 호불호가 더 갈렸는데 그만큼 또 좋아하는 사람은 포트넘 랍상을 좋아했더랬다.
티백은 300ml에 1분 30초 우렸다.
약간 탁한 듯한 황갈색의 찻물에
진한 정로환과 멘톨향이… 맛도 톡 쏘는 듯 하면서 시원하다.
그리고 어제 사온 베이비벨 치즈와 메나가 나눠준 말차 초콜릿을 곁들였다.
베이비벨은 고다와 에멘탈을 섞은 것 같은 맛이래서 샀는데
고다보다는 덜 짜고 좀 더 말캉하고 부담스럽지 않네.
짭쪼름한 치즈를 입안에서 녹이면서 홍차를 홀짝~
사실 치즈랑 잘 어울리는 홍차는 흔치 않아서
기문 중 일부와 몇몇 치즈나 어울렸는데
이 치즈와 랍상도 괜찮았다.
랍상의 향과 맛이 워낙 강하면서도 그 독특한 정로환+훈연향이
입안을 깔끔하게 정리해주다 보니 말이지.
그리고 말차 초콜릿은 입안에서 사르르 녹는데 말차맛이 진하게 여운을 주네.
정로환이나 무좀약 등에 대한 트라우마가 없는 사람이라면
랍상수숑도 도전해 볼만 하다.
일단 맛들이면… 얼그레이 못지않게 무척 매력적인 홍차다.^^
앗 랩상수춍(캐나다 발음–?). 전 무지 좋아해요. 전 처음 마셨을 때부터 참 좋아했는데, 생각해보면 스모키 올드 체다 같은 치즈를 좋아하는 입맛이라 그런 것일지도 몰라요. (저희집 냉장고에도 지금 베비벨 치즈 두주머니가 들어있다는!)
전 오히려 얼그레이를 아직도 못마시는 못난이 입맛인데 말이죠. ㅎㅎ
랍상수숑은 외래어표기법에 근거했을 뿐이라 실제 영어발음이 어떤지는 저도 잘 몰라요. 어쨌든 그간 마셔온 것 중 포트넘 랍상이 꽤 진한 편인데 이제 그것도 맛있게 느껴지네요.ㅎㅎ
그나저나 베이비벨 치즈 두 주머니가 가득 있다니… 좋겠다~ 부럽습니다.ㅠ.ㅜ 미주 대륙에선 치즈값이 한국보다 훨 싸다면서요? 저거 현대백화점 압구정점에서 사온 건데 7천원 정도 했던 거 같네요.
그리고 얼그레이 못 마시는 게 왜 못난이 입맛이에요? 베르가못 향 싫어하시는 분도 많은 걸요 뭐. 아님 포트넘 얼그레이(클래식 말고)는 베이스가 랍상이에요. 이건 시도해봄직도?^^
댓글 남겨주셔서 고마워요. 그간 외로웠어요. 흑~
근데 제 홈은 rss로 돌아가는 블로그가 아니라서 제 눈에 띄는 최근글이 아닌 게시글에 댓글 다시면 제가 한참 후에나 우연히 보게 된답니다…
아예 새 게시물로 써주시거나 최근글에만 댓글을 다셔야 제 답변을 보실 수 있어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