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타임 스물두 번째] 블렌디드 티 이야기-로열블렌드
얼마전 친구를 만났는데 영국의 포트넘앤메이슨 로열블렌드 티백을 줬답니다.
친구네 언니께서 영국에 연수 가셨을 때 즐겨 드셨다면서 사오신 홍차인데
친구가 자기는 안 마신다고 제가 마시는 게 나을 거 같았대요.
주변에 홍차를 좋아한다고 알려지면 이래저래 생기는 게 많아지더라고요.
포트넘앤메이슨은 영국 왕실에 홍차를 납품하는 업체로 유명합니다.
홍차 뿐 아니라 식음료를 비롯해 잡화도 판매하고 있으며
왕실 집사가 와서 장을 보는 고급 수퍼마켓이라고 할까요.
영국 왕실에선 질좋은 상품이나 서비스를 공급하는 업체에
ROYAL WARRANTS를 수여하고 5년간 공급받는데
포트넘은 150년 전부터 왕실선정납품업체로 여러 번 선정됐죠.
현재 영국 여왕으로부터 받은
Legend Grocers & Provision Merchants
찰스 왕세자로부터 받은
Legend Tea Merchants and Grocers
이렇게 2개의 Royal Warrants를 가지고 있고요.
포트넘의 베스트셀러로 유명한 로열블렌드 홍차는
1902년 여름, 에드워드 7세를 위해 블렌딩해서 납품한데서 시작되었답니다.
음… 이 포트넘 티백은…
포트넘에서 작년을 기점으로 홍차 포장이 전부 바뀌어서
이 모양의 티백을 다시는 구하기 어려운데요
한때 국내에 수입되던 때의 모습이라서
문득 옛날에 제가 처음으로 인터넷 쇼핑몰에 주문해마신
포트넘앤메이슨 로열블렌드 잎차가 생각나네요…
인도산 아삼과 스리랑카산 홍차 블렌딩이고요
보통 혹은 좀 진한 편이긴 하지만
연하게 우리면 어느 때나 마시기 좋고
진하게 우리면 오전에 마시거나 우유를 넣어 밀크티로 만들어 마시기에도 좋아요.
보통 혹은 연하게 우리면 깔끔하고 산뜻한 맛이 일품이고
약간 진하게 우리면 묵직한 바디감과 호두껍질 안쪽의 그 쌉쌀하면서 고소한
느낌의 뒷맛이 참 좋아요.
수색도 아삼이 들어가서 그런지 핏빛의 붉은 수색이 잘 나타나요.
묵직한 맛의 홍차들은 버터가 많이 들어간 다과와 잘 어울리고요.
고급스럽게 다원 홍차를 즐기는 것도 좋지만
전 어떤 컨셉을 갖고 블렌딩해서 일정한 맛을 유지하는 홍차를 더 선호한답니다.
이런 홍차들은 거의 아무 때나 어떤 음식에나 곁들여 즐기기 더 좋을 때가 많거든요.
홍차를 시작하던 당시에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호기심에
이 포트넘 로열블렌드 잎차를 구입해서 마시면서
처음엔 웩~ 뭐가 이렇게 진해~ 하다가 나중에 다 마실 무렵
너무 맛있게 마시면서 아쉬워했던 기억이 나네요.
친구 덕분에 잠시 추억에 젖어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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