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타임 스물다섯 번째] 말린 과일과 함께 즐기는 우롱차

비가 지겹게 내리고 꿉꿉할 땐 해가 그립더니
해가 쨍하니 다시 비가 그리워지려고 하는 이 간사한 마음이라니요.

덥다고 아이스티만 줄창 해마시기도 지겨워서
녹차, 말차, 분말티, 허브티 이것저것 손에 닿는 대로 마시고 있는 요즘입니다.
오늘은 루피시아 이대점 오픈 때 받은 시음티를 맛봤어요.

루피시아 진저 우롱
진저 우롱입니다.
우롱차에 말린 생강과 핑크페퍼라는 향신료가 들어있어요.
블렌딩을 보니 겨울에 잘 어울릴 거였군요. 이런
보통 우롱차는 자사호에 우리지만
개완에 우리기도 합니다.
개완은 중국영화 같은 거 보시면 간혹 보셨을 거예요.
혼자서 뚜껑을 열고 홀짝 거리면서 마시는 그 찻잔이요.
우리나라에도 있는 일인용 다기와 비슷한 것인데
잔이 아니라 티포트처럼 우려서 따르는 용도로 쓰기도 합니다.
이번에는 향이 있는 우롱차라서 자사호를 쓸 수 없어
개완에 우린 다음 차해에 따라놓고 마시기로 했어요.


생강의 달큰하면서 매운 향이 솔솔 풍깁니다.
찻물색도 주황색으로 무더운 여름의 태양과 비슷한 느낌이에요.
개완에 그냥 마셔도 되지만
농도를 균일하게 맞추고 조금씩 따라 마시기 위해 차해에 따랐습니다.

Lupicia 8814 Ginger Oolong
물고기 그림이 그려진 어락배에 따르니
노란 찻물 안에서 고기가 노닐죠?
왠지 더운 여름에 물고기 그림이라도 보면 시원하지 않을까 해서 꺼내봤어요.
향긋한 생강향이 나면서 맛이 살짝 묵직한 우롱차네요.
호르륵 마시면 콧속을 맴도는 생강향이 몸을 따뜻하게 해주네요…(덥다~;;)

차를 즐길 때면
그냥 마시기도 하지만 전 꼭 다과를 곁들이려고 합니다.
홍차나 커피는 쿠키나 케이크 등 꽤 보편화된 다과가 있지만
우롱차는 뭐랑 마시면 좋을까요?
월병처럼 유지가 많이 들어가고 앙금과 견과, 건과류가 들어가서 달콤한 다과도 어울립니다.
그 외에도 호박씨 같은 견과류, 무화과, 망고 같은 건과류도 즐긴대요.
그래서 건망고나 파인애플 등을 곁들여 우롱차를 마시면
우롱차의 특유의 꽃향이나 과일향 같은 게 배가되기도 한답니다.
얌차를 떠올리면 알아채겠지만 만두와도 잘 어울려요.

차를 마시면서 느끼는 순간의 평안함,
사람들과 같이 즐길 때 친목을 더하는 수단으로서
차가 정말 잘 어울린다고 생각하는데요
거기에 잘 어울리는 다과를 찾아가는 재미도 쏠쏠하답니다.

카페 > 신세계 피숀 | 아리아 http://cafe.naver.com/pishon/27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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