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pton Finest Earl Grey
보통 주말에 집에서 차를 마실 때에는
그다지 새로운 걸 마시지 않고 놀았는데
시음기를 써본 지도 오래되어서리 특이한 게 마시고 싶어졌다.
시음티로 받은 걸 뒤져보니…아직도 꽤 많구먼. 흐뭇
이제 정말 하나씩 시음기를 올려야지.
예전엔 회사에서 아침에 마시고 몰래몰래 시음기를 쓰기도 했는데
이젠 너무 정신이 없어서
기껏 초시계로 시간맞춰서 우려놓고도 못 마실 때도 많고
그럴 여유도 없는지라 미치겠다.
어쨌거나 오늘 내 손에 잡힌 건 립톤 얼그레이.
내 홈의 단골이신 MINORU님이 보내주신 건데
당시엔 내 시음티들을 넣어두는 상자가 다 차 있어서
소중히 마시겠다고 다른 상자에 고이 모셔놨다가
까먹고 있었지 뭔가.-_- 죄송
립톤 얼그레이는 전에 홍대 오차드마마에서도 맛본 건데
맛이 기억이 안나는데다 그때는 시간이나 물도 모르고 우려마셨으니
이번엔 신경써서 우리기로 했당.
점심을 늦게 먹긴 했지만…다과도 준비하구..
또 사진 찍고..헤헤
물은 430ml쯤에 얼그레이 5g 정도를 넣고 3분 30초 우렸다.
4분 우리려고 했는데… 이 정말 농차에 길들면 안되는지라
연하게 마신다고 물도 30ml 더 탄 것이다.
포트 예열하고 찻잔 예열하고 3분 30초후 홍차를 따르고
사진을 찍었다.
그런데
오옷, 이 향은…!
강한 남자향수 같은 향이(보통 얼그레이는 여자향수 냄새였음)
마고 얼그레이가 떠오르는 그런 향이었다.
마고 얼그레이 좋아하는데… 립톤 얼그레이도 괜찮구먼?
은은히 풍기는 굵직한 향이 중후함을 더해준다.
가볍고 상쾌한 느낌의 얼그레이도 좋지만
스트레이트로 마시는 얼그레이는 중후한 것도 좋군.
맛도 마고랑 비슷했다.
찻물이 그다지 진하진 않고 딱 적당해 보였는데
약간 뭔가 희뿌연 느낌이더니 맛이 상당히 부드러웠다.
입안에 농후하게 퍼지는 부드러운 맛. 쓰지도 않구..좋다.
예쁜 레인보우 잼슈거를 넣어보았다.
잼슈거..레인보우라 그런지 홍차물이 탁해지는 감은 있지만
천천히 녹아서 밑으로 내려갈수록 달아지는 것이 내 입맛에는 제격이당.
달콤함이 더해지면서 좀 더 중성적인 느낌이 강해진다.
설탕 넣은데다 우유를 더해보았다.
향이 많이 약해졌지만 은근히 풍기는 향과 달면서
우유 때문에 부드러워지는 맛이 내가 좋아하는 밀크티의 그 맛~
트와이닝 얼그레이에 똑같이 하면 좀 느끼한 밀크티가 되는데
이건 고소한감은 없으나 향긋하고 부드러운 밀크티가 된다.^^
그후 2,3번째 잔에도 다 우유를 부어마시고…-,.-
스트레이트로는 한잔도 채 안되게 마셨지만 스트레이트로도 상당히 좋다.
크림치즈를 바른 보리식빵이랑 버터쿠키를 같이 먹었는데
크림치즈가 파인애플 맛이라 약간 시큼한 것이 좀 안어울리긴 한다.
차라리 복숭아잼을 바른 보리식빵이 더 잘 어울리는 듯.
휴..점심 먹고 얼마 안돼서 이렇게 또 차랑 다과를 먹었으니-_-a
미노루님 덕분에 특이한 립톤 얼그레이를 마실 수 있어서 너무 기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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