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 일람티
올해는… 네팔에 내전이 있다고 해서 일람티를 못마실 줄 알았는데
(사실 남아있는 것도 많고-_-;)
어제 항상 일람티를 보내주시던 분이 또 보내주셨다.
이궁… 벌써 몇 년째 얻어 마시는 건지… 하긴 처음에 많이 사긴 했지만.
어쨌든 200g 두 봉지를 받았다.
비닐로 봉해져 있는데도 겉에서 풍기는 향이 뭔가 심상치 않당.
드뎌 오늘 새로 길어온 약숫물에 홍차를 정성껏 우렸다.
내열유리 포트에 물을 끓이면서 끓어오르는 순간에 잘 껐고
5g을 420ml에 5분간 우렸다.
찻물색을 보아하니 세컨드 플러시인 것 같은데
이런 정보를 왜 맨날 안 보내주는 걸까?
찻물색은 투명한 주황색 호박빛이 나며
꽃향… 같은 것이 난다.
찻잎 상태도 봤는데 眞다즐님 말마따나 꽃등심스럽게 티피가 많다.
티피랑 그냥 OP랑 씹어봤는데 쓴맛이 적고 티피는 구수하기까지 해서
우리면서 얼마나 기대를 했는지.
두근거리는 가슴을 진정시키고 한 모금 마셨다.
좀 텁텁한 느낌이지만 향긋하고 뒷맛이 그다지 떫지 않다.
다즐링…아니 다르질링의 매력은 상쾌한 떫은 맛인데
떫은 맛은 좀 적네. 나야 그게 더 좋긴 하지만…
떫은 맛이 약하고..뒷맛이 상당히 달다.
입안 가득 남아있는 단맛의 여운과 코끝에서 느껴지는 꽃향…
오늘은 스트레이트로 맛보느라 두 잔을 계속 아무 것도 안 넣고 마셨는데
설탕도 잘 어울릴 것 같다…
생각해보면 2001년 가을에 받은 일람티가 최고였는데
그때의 그 환상만 남아있고 구체적인 느낌이 이젠 거의 잊혀져 간다.
그 이후로 그 맛은 다시는 못 느꼈구…
처음 홍차를 대할 때의 환상도 겹쳐서 그랬는지도 모르겠다만
오늘 마신 일람티도 무척 마음에 든다.
향과 맛이 딱이거든… 너무 떫거나 속을 긁지 않구.
뱀발 : 앞으론 외래어 표기법에 맞게 지명도 고쳐부르기로 했다.
darjeeling는 다르질링이 맞으니까 다즐링이라고 부르던 습관을 고치려면
시간이 좀 걸릴 것 같다.
오~ 새로운 일람티를 받았고낭. 추카추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