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주 사용하는 향신료들

대학생 때부터 베이킹을 하기 시작해서 요리 재료나 도구에 관심이 많다.
향신료향도 무척 좋아하고 스파게티도 너무 좋아해서
직접 해먹으려고 보니 이래저래 향신료는 필수.
게다가 마살라 차이를 다양한 방법으로 해먹다보니
향신료의 양이 배는 늘어났네.
찻장 정리하다보니 생각나서 사진을 찍어봤는데
지금 보니 또 빼먹은 게 있구나…;;

일단 번호를 붙여놓으면 덜 헷갈리겠지.
자세한 효능이나 그런 건 지식인이나 백과사전 보면 널렸고
내가 사용하는 쪽으로만 써보도록 하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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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팔각(star anise)
서양 사탕에서 많이 맡을 수 있는 달콤하고 시원한 향.
중국 오향장육에도 들어가기 때문에 익숙한 향이기도 하다.
난 마살라 차이 만들 때 주로 사용하고
삶은 계란이나 돼지고기를 간장에 졸이는 일이 생기면
거기에 정향이랑 같이 몇 개 넣곤 한다.
그러면 향과 맛이 중식 느낌이 물씬 나서 호불호가 갈릴 거 같다만.
(2) 육두구(nutmeg)
너트메그는 주로 스파이시한 향을 중시하는 음식, 베이킹에 쓰이는데
가장 쉽게는 애플파이, 크림수프에 많이 들어간다.
국내에선 가루로만 팔지만 whloe로 사서 그때그때 갈아 쓰는 게 제일 좋다.
드라마에서 장금이가 먹고 중독된 걸로도 나왔다지..
강판에 갈기 시작하면 톡 쏘는 후추 같은 방향성 냄새와 함께
시원한 콜라향 같은 게 느껴진다.
내 주 사용처는 애플파이와 돼지고기 동그랑땡.
(3) 사프란(saffron)
향신료의 여왕이라고 불린다. 가격은 향신료 중에 최고.
사프란꽃의 암술만 사용하는데 꽃 100송이를 따야 1g을 얻을 수 있다고 하니 얼마나 비싸겠는가.
홍차사랑님께서 맛보라고 보내주셨는데 함부로 실험해볼 용기가 안 나서
제대로 된 빠에야 레시피 구하기 전까진 이용 보류당.
(4) 티 마살라
일본에서 사온 마살라 티 전용 믹스 향신료.
사용하기 편하고 양도 많다.
마살라니까 물론 카레에 넣어도 가능하겠다만 아직 거기까진….
(5) 올스파이스(allspice)
정향, 육계피, 육두구 향이 다 난다고 해서 올스파이스란다.
즉, 올스파이스가 없을 땐 정향, 육계피, 육두구를 동량으로 섞어쓰면
비슷한 맛이 난다고 한다.
원래는 후추처럼 생긴 건데 긴자 갔을 때 국내의 반 값에 양은 2배로 팔길래 사왔다.
생강케이크, 생강쿠키 같은 거 만들 때 사용하기 좋고
애플파이나 호박파이 등에 넣어도 좋다.
(6) 소두구(cardamom)
이것에 대해선 예전에 자세히 썼으니 그걸 참고하면 되겠고
내 주 사용처는 마살라 차이. 차이에 넣으면 살짝 시원하면서도 달큰한 맛이 더해진다.
상달프잼 작은 거 비워서 거기에 담았는데 40g쯤 들어간다.
향신료 중에서 비싼 편에 속함. 내가 알기론 사프란 다음이라고…
(7) 회향(fennel)
빈둥이님께서 분양해주신 티백인데 3개 다 뜯어서 복음자리
미니잼병에 넣어놓고 한 톨씩 씹어먹기도 하고, 허브차로 우려마시고 있다.
육류, 어류 요리에 쓰면 좋다고 한다.
(8) 바질(basil)
동생이 프랑스에서 사다준 바질.
스파게티, 토마토 야채수프, 피자, 그라탕에 사용한다.
이탈리아 요리 느낌나는 향으론 이게 제일인 거 같당.
(9) 아니스(anise)
보니까 유통기한이 지났다.-_-;
이걸 왜 샀었는지 기억이 안 나는데 하여튼 베이킹에 이용할 수 있다.
(10) 타임(thyme)
클램차우더에 넣으려고 샀는데 향이 무척 강하다.
요리 시작부터 같이 끓여도 향이 안 없어질 정도니 원…;
로즈마리처럼 어찌보면 좀 역할 수도 있어서 조심해서 사용해야 할 듯.
(11) 파슬리(parsley)
원래 뒤에 보이는 14번 병에 파슬리가 담겨 있었다.
옛날에 사놓고 거의 안 써서 누렇게 변해서 버렸지.ㅜ.ㅡ
이번엔 저렴한 리필팩을 사서 빈 병에 담아놓고 쓴다.
역시 바질처럼 쓸 수 있는데 이왕이면 요리 끝에 사용하는 게 좋은 거 같다.
(12) 오레가노(oregano)
바질 다 쓰고 그 병에 리필 사서 채워놨다.
토마토를 이요한 이탈리아 요리, 피자에 빼놓을 수 없지.
피자 토스트 할 때에도 케첩에 오레가노만 좀 넣고 슥슥 섞어서
식빵에 바른 후 토핑 얹고 구워도 맛있당.
(13) 정향(clove)
못처럼 생겨서 정향, 클로브, 클루 등으로 불린다.
중국 요리에서 빼놓을 수 없는 향신료이고 위에 쓴대로 팔각과 비슷하게 사용 중이다.
마살라 차이 할 때 같이 넣으면 톡 쏘는 매콤하면서도 시원한 맛과 향이 난다.
(14) 육계피(cinnamon)
실론산 계피나무 껍질을 얇게 돌돌 말아서 만든 건데
보통 알고 있는 계피보다 향이 달콤하고 더 부드럽고 덜 자극적이다.
마살라 차이 같은 스파이스티 만들 때만 쓰고 있다.
가루내서 애플파이에 넣어도 좋지만.
(15) 계피(cassia)
홍차사랑님께서 잔뜩 보내주신 시나몬 스틱들을 잼병에 덜어놨다.
내가 보기엔 cassia 같은데… 어쨌든 14번 계피보다 좀 더 단단하고 두껍다.
향은 더 자극적이고 강렬하게 매콤하고 시원한 편.
개인적으론 이걸 넣은 차이가 더 맛있었음.
우리나라와 북미는 둘다 그냥 계피(cinnamon stick)라고 부른다.
계피의 분류에 대해선 더 많은 걸 접해봐야 잘 알 거 같다..
(16) 슈프림 티 마살라
이번에 구입한 인도산 티 마살라.
생강과 너트메그도 들어있는데 향이 뭔가 꼬리하면서도 강렬하다.
계속 마시다보니 은근히 중독도 되고…-,.-
마살라 차이에 넣어보니 생강 때문인지 몸이 후끈해지는 느낌.

그 외에 사진엔 안 올렸지만…
(17) 월계수잎
야채수프, 크림수프, 크림소스 등 서양요리 ‘육수’ 내는데는 기본으로 들어간다.
부케가르니라고 하면 기본이 월계수잎이다.
스파게티나 피자용 소스 만들 때에도 오레가노가 없으면 이걸 대신 사용했다.
난 육수 낼 때 1.5~2리터에 2장 정도 사용한다.
(18) 레피시에 실론 마살라
이케부쿠로 매장에서 사온 거. 인도산 티 마살라보단 덜 자극적이었다.
시원한 향이 느껴지는 게 여기도 너트메그가 들어있는 거 같았고 꼬리한 향은 덜 풍김.
(19) 흑후추
냉동실에 보관하고 있어서 깜빡했는데
몇 번 빻아주거나 통째로 마살라 차이 만들 때 넣곤 한다.
그러면 후추향이 나는게 아니라 다른 향신료들의 향을
더 강하게 끌어올려주는 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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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신료가 많으면 좋은 점…
맛도 잘 살리고 고기 같은 건 누린내도 감춰주고,
요리에 넣으면 외식 느낌도 나는데다 천연 조미료 아닌가.
그리고 향신료를 알면 그걸 자주 사용하는 나라의 문화에
더 가까이 접근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소금, 고춧가루에나 익숙한 한국 사람이 외국 나가서
제일 난감한 게 바로 그 나라 특유의 향신료 아닌가.
하지만 향신료도 맛보고 공부하다보면
왜 그 나라에선 그렇게 발달할 수 밖에 없는지도 알게 되고
본토 요리가 어떤 건지 이 사람들이 뭘 먹는지 더 가깝게 느낄 수 있어서
왠만하면 향신료에 거부감 안 느끼고 맛보려고 노력한다.
제일 좋은 건 그 나라에 가서 맛보는 거지만 한국에서라도
직접 체험하고 요리에 넣어 맛보면
이 향신료가 어떤 느낌인지 감이라도 잡을 수 있지 않을까 싶다.
뭐 거창하게까진 아니고 베이킹 하다보면 저것 중 반은 갖추게 된다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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