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촌] 머슬 앤 머글
2006년 11월 20일
6시가 넘어 퀄리티시즌을 나와
바로 옆집인 머슬앤머글이라는 벨기에 홍합요리 전문점에 갔다.
동행인 친구가 유럽여행 때 벨기에 홍합요리 먹은 게 무척 맛있었다고
그때 그 맛일지 궁금해 하고 나도 못 먹어본 거니까 가게 되었지.
머슬은 ‘홍합’이고
머글은 해리포터에서 마법을 쓸 수 없는 보통 사람을 지칭하는 말.
빵 접시와 바게트 자른 것, 버터가 나온다.
다 좋은데 피클은 좀 NG네…
(대용량 통조림에서 나온 시큼하고 물컹거리는 저 피클만은 무척 싫어한다.)
우리는 입구 바로 왼편, 창가 자리에 앉았는데
이 건물이 약간 반 지하처럼 되어 있어서
창밖이 아주 잘 보이는 건 아니다.
진짜 유럽 무슨 선술집에 온 것처럼 벽돌과 원목 탁자의 느낌이 좋았다.
그리고 테이블마다 홍합 껍데기 버리는 양철통이 놓여있다.
친구가 화이트와인도 시켜줬다.
호… 와인은 아직 내게 미지의 영역^^;;
둘이 마시니 한 3잔 정도 된 듯.
그리고 난 그때까지 내 주량을 몰랐는데(술을 안 마시니까)
2시간 동안 3잔을 마셔서인지 진짜 띠용~ 하더라고.ㅎㅎ
믈 알 라 크렘이라고 크림소스와 화이트와인이 들어간 홍합 스튜 요리.
손으로 홍합 2개를 잡아서 한 손의 홍합을 천연집게처럼
다른 홍합 속살을 꺼내 먹는 게 정석이란다. 오호~
도란도란 얘기하면서 홍합 하나씩 꺼내먹어 가면서
와인잔 기울여 가면서.. 좋구나~
그리고 감자튀김을 마요네즈에 찍어먹는 것도 알게 됐다.ㅎㅎ
평소엔 감자튀김 먹을 때 원체 짭짤하니까 케첩을 잘 안 찍어먹는데
마요네즈를 찍으니… 열량이 좀 걱정되긴 해도 고소하고 좋더라고.
먹을 땐 칼로리 걱정 같은 거 안하고 그 순간의 맛에 집중!
녹색 버터에 구운 오븐 요리인데
친구는 바로 이게 먹고 싶다고 별렀건만
벨기에에서 먹던 그 녹색 버터맛이 아니라네.
덕분에 벨기에 홍합요리도 알게 되고 신촌의 맛집도 알게 되어서 좋았다.
사실 이 전날도 SF 동호회 번개 때문에 신촌에 왔었는데-_-
순 술집뿐이고 카페도 다 흡연석이 있어서 기분을 상당히 망쳤거든.
1차를 철판볶음밥을 먹고 2차로 술집을 가자는 걸
여자 회원들도 있고 하니 그냥 조용히 얘기하자고 간 카페가
너구리 소굴인데다 골초들인 거라.ㅠ.ㅜ
이렇게 비흡연자를 생각하지 않는 모임엔 안 나간다고 난리를 쳐놨는데…
그후 뭐 나도 바빠지고 내가 좋아하는 시리즈도 종영하거나 휴방하고
이래저래 클럽에 들어갈 일도 없고 해서 싸늘해졌다는..후~
어쨌거나 술집 뿐인 줄 알았던 신촌에 좋은 맛집을 알게 된 건 수확이고
이후 또 대학로로 고고!-,.-
음.. 머슬하길래 근육질의 머글인건가… 하고 들어왔습니다만^^;
녹색버터는 무엇을 첨가해서 녹색이 되는 걸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