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포트 2개로 홍차 우리는 법
드디어 다구도 준비하고 홍차를 우리게 되었다는 뿌듯함과 기쁨도 잠시.
‘도대체 홍차를 어떻게 우리는 거야?’라고 생각하시는 분들은 지금부터 저와 함께 하나씩 차근차근 잎차를 우리는 방법을 알아보도록 해요.
먼저 티포트 2개를 이용한 방법입니다.
준비물 : 물 끓이는 주전자,티포트 A(우리는 용), 티포트 B(보관용), 미리 계량해 둔 찻잎, 티코지, 타이머, 티메져(찻잎 계량스푼)
1. 질 좋은 고급차를 고른다.
위타드, 웨지우드, 아마드, 헤로게이트 등 국내에 유통중인 홍차 중에서 하나 고르면 무난할 거예요. 그 외의 홍차도 좋은데
일단 찻잎이 자잘한 것보다 2mm가 좀 넘는게 처음 우리기 편하답니다.
그리고 물 끓이고 나서 찻잎을 떠넣는 것보다 미리 양을 생각해두면 허둥대지 않게 되어서 좋아요. 이번에 예로 들 것은 2~3잔
정도 마실 분량(400ml)을 우릴텐데 찻잎은 4~5g 정도 준비해요. 계량스푼 1큰술이 4~5g이지요.
2. 신선한 물을 주전자에 펄펄 끓인다.
물은 바로 받은 수돗물이나 미네랄워터 등 신선하고 깨끗한 생수를 준비해요.
한 번 끓인 물은 안 돼요. 그리고 집에 스텐레스나 내열유리, 법랑 재질의 식수 끓이는 주전자가 하나씩은 있을 거예요. 무선전기주전자도 괜찮고요. 그런데 어떤 주전자든지 물이 너무 끓지 않도록 잘 지켜봐야 해요. 그래서 저는 내열유리 주전자를 선호한답니다.
홍차의 맛 성분은 90도 이상의 온도에서 잘 우러나요. 그래서 동전만한 기포가 부그르르 올라오며 끓기 시작할 때까지 끓여요. 이때 주전자의 뚜껑을 열고 수증기를 빼면 물의 이상한 냄새가 빠진답니다. 스텐레스와 달리 내열유리 주전자는 순식간에 끓어오르므로 타이밍을 좀 더 잘 보고 있어야 해요.
티포트 예열하고 따르는 동안에도 물의 온도가 내려가거든요. 그래서 물 끓인 주전자와 티포트는 가까이 있는 게 좋아요.
3. 찻물을 붓기 전, 티포트를 따뜻하게 예열한다.
티포트 A에 온수를 붓고 예열해요. 녹차는 숙우에 온수를 식힌 다음 우리지만, 홍차는 녹차와 달리 90도 이상의 온수가 좋기 때문이에요.
빨리 예열하려면 포트에 온수를 붓고 포트를 잡고 슬슬 흔들어서 포트 안쪽에 온수를 다 닿게 해주는 방법도 있어요. 아니면 예열용 온수를 따로 준비해서 물 끓이는 동안에 예열할 수도 있고요.
전 하리오 내열유리포트를 쓴는데 모양이 길쭉해서 점핑하기에 좋은 모양은 아니지만 200ml 단위로 눈금이 있어서 물의 양을 재기 편해요. 점핑이 안 되면 포트를 들고 흔들어줄 수도 있으니까요.
다만 우리는 티포트가 불투명하면 평소에 물이 어느 정도 들어가는지 알아뒀다가 양을 잘 맞춰야 해요.
4. 찻잎을 넣는다.
빨리 티포트 A 안의 예열물을 버리고 계량해 둔 찻잎을 넣어요.
이때 ‘사람수만큼 홍차를 넣는다’에 대해 의문을 가지신 분도 있을 거예요. 보통 홍차의 양은 티스푼(이왕이면 홍차 마실 때마다
찻잎을 계량하는 용도로 지정해 쓸 수 있는 일종의 계량스푼) 하나에 2~3g인데 문제는 국내에서 구할 수 있는 대부분의 티스푼은
커피용이라서 좀 작지요. 어쨌든 혼자 마실 때 200ml에 2~3g을 우려마셔왔는데 2명이 마시려면 400ml에 4~5g, 3명은
600ml에 6~8g 이런 식으로 증가하는데 홍차의 종류, 등급(찻잎 크기) 등에 따라 우러나는 정도가 다르기 때문에 실제로
마셔보고 홍차의 양을 가감하는 게 좋아요.
예를 들어서 라면을 끓일 때에도 여러 개를 끓일 때에는 스프를 다 안 넣고 좀 덜어내듯이 홍차도 1~2g 정도는 덜어낼 수도
있거든요. 하지만 진하게 우러났을 경우엔 온수로 희석해서 마시거나 우유를 넣으면 되니까 너무 겁내지는 마세요.
5. 티포트에 온수를 붓는다.
찻잎이 부서지지 않게 살짝 빗겨 물을 따르는데 주전자를 높이 들고 따르면 기포가 더 들어가 점핑에 도움이 되겠죠. 그럼 티포트
속의 찻잎이 온수의 대류를 따라 밑으로부터 위로, 위로부터 아래로 이동하는 찻잎의 점핑 현상이 일어나요. 이 점프가 발생하지
않으면 홍차의 제대로 된 맛 성분을 맛볼 수 없지요. 찻잎이 점핑하게 하기 위해서는 둥근 모양의 포트가 좋답니다.
6. 적당한 시간 동안 차를 우려낸다.
포트 A에 티코지를 덮고 우려요. 전 우바 BOP 4g 정도를 400ml에 2분 정도 우릴 예정이에요. 티코지로 티포트를 감싸면
온도가 내려가는 것을 방지해 주는데 티코지가 없으면 수건 같은 것으로라도 감싸면 좋아요.
차 우리는 시간은 찻잎의 종류와 등급(찻잎 크기) 및 주변 환경에 따라 약간 달라져요.
큰 홍차잎(OP, FOP 등)이라면 4~5분, 작은 잎(BOP)이라면 3~4분이 보통이죠.
잎이 자잘한 BOPF나 티백의 경우 1분 안팎이 좋아요. 습도와 온도가 높은 여름엔 20~30초 정도 덜 우려도 금방 진하게
우러나더군요.
7. 우리는 동안 티포트 B를 예열한다.
티포트 A에 찻잎을 우리는 동안에 티포트 B와 찻잔들을 예열해야 해요.
티포트 B를 예열하는 이유는 계속 따뜻하게 보온하면서 차를 마시기 위함이고 찻잔도 따뜻해야 마실 때 차가운 감촉이 없어서 좋거든요. 물론 다기들이 따뜻해야 차맛이 좋은 것은 당연하겠지요.
8. 시간이 다 되면 찻잎을 걸러 티포트 B에 옮겨 담는다.
2분이 다 되면(찻잎 우린 시간이 다 되면) 얼른 예열물을 버린 티포트B에 스트레이너를 놓고 찻물을 걸러 옮겨 담아요.
마지막 한 방울은”골든 드롭”이라고 부르는데 제일 맛있는 한 방울이라고 해요. 그러니 마지막 한 방울까지 따라 주세요.
9. 다과를 곁들여 차를 즐긴다.
티포트 B에 티코지를 덮고 보온하면서 차를 마시면 30분 이상 따뜻한 홍차를 마실 수 있어요. 찻잎을 걸러낸 상태이므로 차가
너무 진해지지도 않고요.
홍차는 절대 빈속에 마시면 안 좋고, 잘 어울리는 다과를 곁들이면 홍차맛이 배가되지요. 손님께 서빙할 때에는 설탕이나 우유, 시럽을 취향에 따라 첨가하라고 같이 서빙해 주는 게 좋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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