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리아쥬 프레르 파라오
Mariage Freres T938 Pharaon
자연님께서 분양해주신 차인데 어제랑 오늘에 걸쳐서 다 마셨당.
가향 녹차인데 녹차라면 원래 좀 잘 안 맞아서 무척 걱정했으나
어제도 그렇고 오늘도 그렇고 무척 만족스럽다.
뭐 마리아쥬의 가향녹차를 많이 마셔본 건 아니지만
그나마 지금까지 마셔본 카사블랑카와 이 파라오만 해도 무척 마음에 든단 말씀.
어제는 바로 뜨거운 물을 부어서 우리고 오늘은 한김 날리고 우렸는데
흠..별 차이를 못 느끼겠다.
각각 우린 시간은 3분이었고
오늘은 3~4g 정도를 300ml에 3분 우려서 보덤 머그컵에 걸러놓고
투명하게 비치는 예쁜 노란 수색을 즐기며 홀짝이고 있다.
샛노란 찻물색이 벌꿀 같은 느낌을 준다. 그래서 더 달달한 느낌까지 드네.
향은 굉장히 낯익은데…어릴 때 느꼈던…뭐지..-_-a
녹차의 텁텁하면서도 쌉쌀한 맛과 굉장히 달콤하면서 향긋한 것이 잘 어울린다.
달콤하면서 사랑스러운 느낌이 들면서 일순 뭔가 매혹하는 느낌이 든달까?
수색 때문인지 꽃잎이 블렌딩된 걸 봐서인지
꿀벌의 춤이 떠오르는 건 어찌된 노릇인지 모르겠다.
녹찻잎을 봤을 때 딱 용정차가 떠올랐는데 용정차 특유의 중후한 그맛이 또 느껴지거든..
일본의 전차나 그런 거라면 틀린 거지만…아, 찻잎 좀 자세히 봐둘걸.
노란 잎은 메리골드 같은 것이려나? 과일 조각도 보이고…
차를 마시기 전에 미리 정보를 알고 마시면 도움도 되지만
스포일러가 될 때도 있어서 혼자 이런저런 상상을 하면서 마시는 걸 좋아한다.
맞추면 기분 좋고 틀리면 혼자 다른 상상을 했던 걸 생각하며 멋쩍어도
그게 또 재미라니깐..
Somptueux mariage de thé vert de l’Inde et de fruits du delta du Nil. Thé civilisé!
인도산 녹차와 나일강 삼각주에서 나온 과일이 화려하게 결함한 품격있는 차…
인도산 녹차면 일본이랑 품종이 다르지 않을까나?
용정차랑 비슷한 느낌이 맞는 거 아닐지?
황홀하게 단내가 폴폴 풍기는 과일조각이나 꽃들이 들어가면 상당히 여성스럽고
달콤한 느낌이 나야겠지만 이 인도산 녹차 때문에 그 가벼움을 눌러주면서
남성적이면서 뭔가 중성적인, 약간 소위 말하는 메트로섹슈얼(크리스찬 베일 같은..후후)이 연상된다. 순정만화나 스타게이트 같은 걸 봐서 그런지 파라오도 좀 그런 면이 없잖아 있는 거 같당.
그리고 5g을 95도에 3분 우리라니 뜨거운 물에 우려도 괜찮았던 것이 적중한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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