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엑스] 카페 디네뜨(폐점)

9월 16일

으~ 갔다온 지 오래 됐는데 이제야 올리는군…
코엑스에 또 새로운 홍찻집이 생겼다고 해서 갔던 곳.
근데 2달이 지난 지금도 그다지 알려지지 않았는지
블로그 같은 데 후기 올라온 게 없네?

어쨌든 홍찻집이 생겼다니 기대도 되고 호기심도 생겨서
기프트쇼 다 보고 가봤다.
한쪽 벽면에 있는 장식장엔 찻잔, 티포트들과 니나스 홍차들.
여기는 니나스에서 홍차를 대서 쓰는 거 같다.
그래서인지 코엑스 내 음식값이 비싼 거야 이해를 하고
직접 들여오는 페코보다 비쌀 수 있다는 건 이해를 하긴 하는데
양도 적고 가격이 좀 세네…
머리로는 이해를 해도 내 입과 마음으로는 받아들이기 힘들단 말이다.
그렇게 맛있는 것도 아니면.

여튼 나름대로 이쁘다고 생각했는지 유리 티포트에 나온다.
찻잔 마저도 작고… 이걸 누구 코에 붙이지…
티코지와 티매트는 수공예품이고
카페 내부 인테리어나 다구를 봐도
주인이 아기자기한 걸 좋아하는구나 싶었다.
아니면 그냥… 싸서?-,.-a 발품 팔면 국산으로도
이 정도 용량의 티포트에 찻잔 구할 수 있는데.
내가 시킨 건 잉글리시 브렉퍼스트.
근데 찻물 우러나는 걸 보고 당황스러웠다.
누와라엘리야 같은데 이걸 잉글리시 브렉퍼스트 베이스로도 쓰나?
잘못 내온 건 아니겠지?
티 샘플러들 보니 이게 맞긴 하다.
다만… 그렇게 진한 것도 아니고 우유랑 잘 어울릴 거 같지도 않은데
잉글리시 브렉퍼스트라고. 뭐, 그럴 수도 있겄지~
니나스 차 자체는 나쁘지 않았고 찻잎양을 아끼거나 그런 것도 아니었다.
다만 원래 니나스는 내 취향은 아니라는 거.
여튼 차맛이야 어떻든 차 양도 적은데다 찻잔도 너무 작아서
이게 뭐 홍차 마시는 거야~했는데
정작 기분이 상했던 건 케이크.
홍차는 얻어마셨는데 사준 사람이 바빠서 금세 가버려서
난 혼자 남아서 케이크를 더 시켰거든.
주인이 홍차를 좋아해도 그다지 잘 모를 수도 있는 거니
이런저런 다 넘어간다고 해도 말이지
메뉴에 프랑스 케이크란 게 있길래
케이크 종류를 좋아는 해도 잘 모르는 나는
저기… 이 프랑스 케이크라는 게 뭐예요? 했더랬지.
보통 유명한 케이크 종류라든가 불어 이름의 케이크는
그 이름으로 내용물이나 만드는 방법을 예측할 수 있게 하는데
뜬금없이 프랑스 케이크라니까 난 잘 몰랐거든.
종업원이 대뜸 이런 것도 모르냐는 식으로
프랑스에서 수입한 케이크거든요?해서
프랑스에서 케이크를 수입한다고요? 흠 어떻게 들여온 거지..하고 있는데
요즘은 다 냉동으로 수입해서 먹는다고.;;
내가 코스트코나 까르푸 등에 가는 것도 아니고
식품전 같은 데서도 본 기억도 없고… 프랑스에서 냉동으로 수입할 수야 있지
근데 뭔가 수입을 해도 초콜릿 케이크라든가 이름을 붙였으면 더 이해가 빨랐을 텐데
이 동네 사람들은 프랑스 케이크라고 하면 다 알아듣나 보다.
과연 나 빼고는 프랑스(에서 수입한) 케이크-라는 걸 다 알아챌 수 있는 건가?
그렇다면 내가 참 세상에 어두운 바보인 거구.-_-
아주 노골적으로 응대한 건 아니지만 나도 서비스 받고 차 마시려고
간 카페에서 놀림당하는 느낌.
여튼 원래 모르기도 했지만 종업원 태도에서 기분이 상하기 시작했고…

뭐, 케이크는 맛있기는 했다.
가격이 센 만큼의 값은 했고 곁들여 나온 생크림도 싸구려 휘핑크림이 아니라
입에서 살살 녹고 맛있어서 다 먹었지.

다 먹고는 가게 내부를 찬찬히 보면서 진열장 앞에 가서 구경하고 있었더니
주인이 와서는 차 맛있게 드셨냐 어떠냐 하면서 접근한다.
잘 먹긴 했는데 내가 마신 잉글리시 브렉퍼스트는 베이스가 뭐냐니까
니나스 홍찻잎 샘플러를 보여주면서 이걸로 시향도 하실 수 있어요라고 하네.;;
실론 BOP라고 적혀있는 걸 보니 내 짐작이 맞을 거 같긴 한데…
그런 얘기들을 해봐야 잘 모르는 눈치였다.
그냥 자기가 얼마나 차를 좋아했고 그래서 이 공간을 만들었다는 광고뿐…
근데 생긴 지 얼마 안 됐고 후기도 없으니
사진을 찍어도 되는지 몰라서 물어봤더니 안 된댄다.
왜요? 하니까 그냥 죄송하지만 안 된다고.
흠… 인테리어가 그렇게 유별난가?하고 봤지만
그렇게 독특하다고까지 느껴지진 않는데.
한쪽 벽면은 좀 특이하게 왠 거울을 붙여놓고
중앙엔 패치카가 놓여있고
입구쪽 바에는 무슨 쿠킹클래스 시범 테이블처럼
조리기구가 주렁주렁 달려있길래 물어봤더니
브런치 카페도 겸할 거라나.
전체적으로 하얀 톤에 깔끔하게 꾸며놓긴 했지만
가게를 차리기 전에 다녀봤을 서울내 홍찻집을 떠올리면
그다지 독특하다고 여겨지진 않는데 말이다.
조언 좀 해주시고 홍보 부탁드려요-라는데
사진을 찍어도 된다고 해주든지 해야 뭘 하든가 말든가 하지?
어디서 컨셉 땄을지 짐작이 안 가는 것도 아니라서
자기만 공개를 못하겠다 하는 게 얄밉기도 하고.
가격도 센데 가격대비 만족도가 높은 건 아니라서
글쎄, 나중에 애프터눈 티세트 시작한다니까 그때 다시
미친 척 하고 가서 맛볼 순 있겠지만 첫 느낌은 별로라는 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