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구마 케이크
1월 27일
케이크 만들기는 정말 1년에 한두번 하는 연례행사이다.
만들 때마다 꼭 하나씩 실패를 해왔는데
제노와즈가 잘 되면 생크림을 올리다가 분리돼 버리거나
생크림이 좀 잘 됐다 싶으면 제노와즈가 타거나-_-; 등등.
2004년 크리스마스 이브에 고구마 케이크를 만들었지.
그 당시 2판을 만들 때 18cm 2호로 했는데
세르클이 2호면 제노와즈는 3호에 구워야 한다는 결론을 내렸지.
세르클과 같은 크기로 구우면… 굽고 나서 크기가 줄어들거든.
뭐 세르클에 담고 고구마 무스 채울 때 빈 부분을 고구마로 채우면 되긴 하지만
자르고 나서 보면 모양새가 약~간 아니긴 하지.
문제는 아직 3호 원형틀을 못 샀단 거지.
케이크를 구울 일이 없응게.
고로 25cm 정사각 틀에 해보면 어떨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2호 레시피를 좀 늘려서 정사각 틀에 구운 후
세르클로 콱 찍던지 칼로 가장자리를 잘라서 세르클에 딱 맞게 만드는 거야!
생각은 나쁘지 않았는데 3호틀에 굽는 거였으면
딱 좋았을 반죽을 25cm 사각틀에 구우니 두께가…;;
제노와즈가 1cm 두께로 3장이 나오는 게 이상적인데
2장까지 나오고 말았으니..음..
대신 좋은 건 제노와즈가 남아도니까 누런 부분을 다 걷어내고
속의 보송보송한 스폰지 부분만 쓸 수 있다는 거.
시럽을 듬뿍 발라서 촉촉하게 만들고 고구마도 원 레시피보다 100g 모자랐지만
차고도 넘치게 바를 수 있었다.
그럼 아래, 위에 제노와즈를 얹으면 중간에 뭘 했냐고?
일단 맨 윗부분의 누렇게 된 부분을 바닥으로 해서 깔고
고구마 무스 채운 다음 그 중간단에
사각으로 구워진 제노와즈를 원형으로 자르고 남은 귀퉁이들을
반으로 자르고 껍질 걷어내고 조각조각 이어붙이듯이 채웠다.
아, 기념비적이고 웃긴 건데 사진 좀 찍어둘 걸 그랬나..
하여튼 그렇게 임시 중간단을 만들어 80%쯤 채우는데 성공.
다시 고구마 무스 채우고 남은 한 장을 덮고 마무리.
하룻밤 냉장실에 재웠다.
[img:20060127_sweetpotato_cake_01.jpg,align=,width=400,height=300,vspace=0,hspace=0,border=0]
제노와즈 모자라는 건 그렇게 채웠지.
그래도 2호로 굽지 않아 남은 걸로 어떻게든 처리해서 메꾼 게 어디야.
집에서 먹는 거니 상관없잖아..후후후
문제는 생크림 데코.
으음… 식물성 휘핑크림은 생크림 올리는 건 무지 쉬운데
맛은 동네 제과점 싸구려 생크림맛.
2005년 크리스마스 때야 이마트에 생크림은 매진되고 급해서
250ml 파는 휘핑크림을 사서 써봤지만
다시는 사지 않겠다는 결론에 이르렀고
이번엔 생크림을 제대로 올리겠다고 별렀다.
보통 마트에서 파는 생크림은 가당이 안 된 동물성 유크림.
식물성 유크림들은 휘핑하기는 좋지만 동네 제과점 맛이 나서
보통 제과점에서는 식물성 유크림의 작업성과 동물성 유크림의 맛을
다 취하기 위해 둘을 일정 비율로 섞는다고 한다.
동물성 유크림은 잘못 올리다가는 버터가 되거나
흘러내리기 쉬운데… 이번엔 성공했다! ㅜ.ㅡ
90~100%쯤 올린 후 냉장하고 나서 바르는 거다.
또 문제 발생한 건…모자랐다는 거지. 쿨럭
저 모양을 보라고.. 겉에 발라준 것도 얇고 데코랍시고
원형깍지 산 걸로 동그랗게 짜봤는데 모자라서..OTL
그냥 생크림 250g을 올릴 걸 200g만 했더니..쳇
나중에 스파게티 해먹으려고 200g 정도를 냉동실에 넣고
남은 걸 탈탈 털어서 올렸더니 저렇게 되는구나.
이제 생크림 데코할 때 어느 정도 필요한지 점점 감이 오니까
그걸 배운 걸로 위안삼을까…
[img:20060127_sweetpotato_cake_02.jpg,align=,width=400,height=300,vspace=0,hspace=0,border=0]
겉에 뿌리는 빵가루는 카스테라를 가루내서 뿌리면
굵직하니 노란 게 이쁠텐데
남은 빵 쪼가리를 누런 부분까지 포함해서 가루냈더니..^^a
이쁘게 잘라서 이번에 산 케이크 서버로 살짝 들어내니
감격의 눈물이..크흑
[img:20060127_sweetpotato_cake_03.jpg,align=,width=400,height=300,vspace=0,hspace=0,border=0]
집에서 케이크를 만들면 장점이
먹고 싶은 만큼 잘라먹을 수 있다는 거.
밖에선 요맨~큼을 4천 원 정도 주고 사먹어야 하지.
물론 더 싼 것도 있기 한데, 그값을 한다고 맛이…
내가 만들어서 뿌듯해서 그런가 원래 맛있는 건가 모르지만^^;
고구마가 듬성듬성 큼직하게 들어있어서 씹히는데다
달지도 않은 것이 맛있구낭~
재료가 남는 게 싫어서 꾸역꾸역 채워발랐더니 좀 빡빡한 감은 있지만
어른들 입맛엔 생크림과 커스터드 크림 함량을 높이는 것보다
고구마가 많이 든 게 더 좋은 거 같다.
원래 그냥 오븐에 군고구마처럼 궈먹기로 한 게 케이크 만들기로 바뀐 거니깐…
그나저나 케이크 작업하다보니 케이크 돌림판이 절실하긴 하더라구.
오목한 접시에 담고 옆구리를 바르려니 원….
다음에 방산시장 가면 아무래도 돌림판을 몰래 사올까 한다.^^;;
헉…!!! 칭구, 야밤에 군침흘리고 가네…물이나 마쇼야지 ㅜ.ㅜ
낮에 보지 그랬어..^^;; 파이는 좀 자신 있는데 케이크는 영~ 할 때마다 틀려서 아직 어디 내놓기 뭐하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