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 제1회 티월드 페스티벌을 다녀와서

2003년 5월 22~27일 사이에 코엑스에서 열린
티월드 페스티벌에 다녀왔습니다.
매년 가을쯤에 하는 커피&티 페스티벌과는 다른 순수하게
차에 대한 행사라고 해서 작년부터 기다린 전시회였지요.
1회라서 그런지…. 기대도 컸고 실망도 컸던 전시회였지만
나름대로 수확은 있었다고 봅니다.

5월 24일…
3시에 근무가 끝나자마자 혼자서-_- 코엑스로 달려갔죠.
친구는 약속이 있다고 했던가… 다들 시간이 안맞아서
제가 다른 날로 옮기거나 포기하자니 그것도 안되어서
혼자 갈 수 밖에 없었답니다.
뭐… 다른 전시회들도 혼자 가서도 잘 찍고 노니까…이쯤이야.

사전 예약을 안해서 3천원을 다 내긴 했지만…
찻잔을 받으니 그냥 흐뭇해지네요.
비대칭으로 만들었지만… 그럭저럭 막사발로 쓰기 적당해 보입니다.

입구에 들어가자 시장 바닥마냥 코엑스홀 가장자리 통로에 만들어 놓은건
불만이었습니다.
태평양홀, 인도양홀..이런데 빌려서 하면 좋을텐데… 돈이 없는건가?-,.-
어쨌거나 입구에 들어가면 차의 역사에 대한 판넬이 죽 걸려있고
각 나라에서 사용되는 찻잎, 발효도에 따른 분류, 차 종자 등등이 전시되어 있지요.
한국 차 산업의 미래라고 녹차 국수, 녹차 비누 등도 전시되어 있구요.

에… 주로 아줌마, 아저씨, 스님들이 많았고
고등학생도 눈에 띕니다.
사진 촬영이 안되는 줄 알고 도찰을 할 각오를 했는데
왠걸… 촬영해도 막는 사람이 없던데요?

녹차는… 원래 잘 안마시니까 시음차를 마시러 다닐 생각은 없었고
뭔가 독특한게 없을까 두리번 거렸습니다.
흠… 어디더라…통로 오른쪽 길에서 일본 다도 시연을 하고 있네요.
상식적으로 알고있는 것과는 좀 다른 형태였지만
일단 차선으로 어떻게 거품을 내나 늘 궁금하던터라 유심히 지켜봤답니다.
기모노를 입은 팽주가 차를 내는데
나긋나긋, 천천히 행하는 동작들이… 멋있어 보였습니다.-,.-
손님으로 앉아있는 두 분도 기모노를 입고 있더군요.
나중에 보니까 일본에서 한국으로 시집온 일본인들이라고 하네요.
일본 다도 시연… 뜻밖의 수확 중 하나지요.

쭉 가다가 꺽어지는 부분인가.. 한국차문화협회에서
협회지 3,4월호와 각종 유인물을 친절하게 나눠주고 있었고
전통 규방다례상 모형 전시, 다도 영상물 상영 등을 하고 있더군요.
거기서 특히 눈에 띄는건 바로 다동들의 차 대접이었답니다.^ㅁ^
남여 아이들이 한복을 입고 다소곳이 차를 우려주는데
아무나 올라앉아서 차를 대접받을 수 있다네요?
혼자서도 잘 노는 나…-_- 차를 또 맛보겠다고 올라앉습니다.
아고, 귀여운 것… 전 여자아이 앞에 앉았는데
그 고사리 같은 손으로 나긋나긋 차를 대접하는데
다포에 찻잔, 차칙 등의 위치가 그려져 있어서 그걸로 공부를 했나봅니다.
저도 또 유심히 봤구요.^^ 차맛은…흠..좀 연한듯… 분명 새 찻잎이었는데..
뭐, 어쨌든 정성스러운 대접을 받으니 녹차맛은 몰라도 그 정성의 맛이 느껴집니다.
사람들이 구름같이 모여들고 사진찍고 난리도 아니었어요.

남자 아이는.. 삿갓 쓴 아이가 있었는데 교대로 다른 남자애가 1인다구로 차를
우리는 시범을 하네요. 삿갓 쓴 아이는 미소년감이던데~ 풉



그대로 쭉 가다가..오른쪽에 보면 보이차를 파는 전문 부스가 있었죠.
중국차, 보이차라면 눈이 반짝반짝~(홍차가 별로 없는 전시회니까)
사람들이 잘 몰라서인지 한산한 편이었는데
보이전차를 우리고 있더군요.(벽돌모양으로 뭉쳐서 만든 보이차)
얼굴에 철판을 깐 저는 또 얻어마십니다.
헉…근데 이 맛은?! 진짜 달고 향긋했어요.
지금까지 보이차를 마시면서 인사동에서 마시던지
제가 갖고 있는 보이차가 제일 괜찮았는데… 이건 정말 좋은 보이차인지
맛과 향이 뛰어났습니다. 흙냄새, 짚냄새 등은 전혀 없고 부드럽게 넘어가면서
뒷맛이 달큼…달큼한 보이차가 있다니.
너무 감동해서 사고 싶었지만 이런 보이차는 십만원은 넘어보이고-_-
사진촬영을 해도 되냐고 양해를 구하자 얼굴만 안나오게 해달라고 하네요.^^
참…제 다른 사진들도 해당 부스의 허락을 받고 찍었답니다.
제 맘에 들고 인상깊었던 부스들인만큼 기억에 남겨두고 싶었거든요.


허브라 부스입니다.
할센&리온 홍차는 없고 허브만 중점적으로 팔면서
인테리어도 컨트리풍으로 해놨네요.
허브라에서 나온 분말형 허브티도 맛봤는데…
아이스티로 달고 맛있지만 허브라는 느낌은 별로 안들던데.
무척 친절하게 부스에 오는 손님마다 설명을 해주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죠.


흠..어느 부스더라…
竹으로 시작하는 긴 제목의 부스였는데 제가 가장 오래 놀던 부스였죠.^^
오룡차를 종류대로 우려주고 있었는데
먼저 맛본건 그 옆에 있는 천량차였어요. 저 남자분 뒤에 있는
대나무로 둘둘 말아놓은 큰 기둥같은게 바로 천량차입니다.
대략 천량(34kg 정도)되는 분량이라나요.
겉을 뜯어내면 안의 찻잎이 떡져 있어서 톱으로 썰어서 산차로 만들어 마신답니다.
예전에 인사동에서 맛봤던 천량차는 다시마맛에 약간 화한 민트향이 났는데
이건…재탕을 해서 그런지 그냥 무난히 넘어가는 정도의 맛이었죠.
첫물을 맛봤음 좋았을걸.


이 남자분 왼쪽에서 대만오룡차를 우려주고 있었죠.
훗, 이쁜 대만 언니가 우려주고 있어서 그 언니 보느라 차를 마신 것도 있고
다과 때문이기도 하죠.^^;;
평소에 홍차를 마시면서 같이 먹을 다과는 많은데
중국차는 참 건무화과, 건망고 같은게 아님 먹을게 없었는데
특이하게 생긴 다과가 있더라구요.
사진 왼쪽에서부터 말린 백포도, 팔선과(八仙果), 박씨입니다.
백포도는 맨 나중에 조금 맛봤는데
건포도보다 덜 달고 강렬한 맛이 없이..그냥 약간 달콤하고 쫀득하게 넘어가는 정도.
그래도 건백포도라니..고급스러운 느낌이 들긴 하죠.
팔선과…이건 정말 탐내던 다식인데 모두 대만에서 가져온거라서
따로 팔지 않는다고 하네요. 팔면 샀을텐데.
팔선과는 유자 속을 파내어 껍질만 남기고 그 안에 차랑 한약재 등을 넣어서
말린 것이래요. 입안에서 살살 녹여 먹으면 청량감이 들고
목마름도 가신다고 하는데 전 참지 못하고 다 씹어먹었죠.-_-a
일단 유자향이 살짝 나면서 맛은 용각산 맛이에요. 후후
전 용각산, 은단같은걸 좋아해서 이게 무척 마음에 들었답니다.
게다가 **철관음이랑 너무 잘 어울리더라구요.(안계철관음은 아닌데..기억안남.)
히야… 건과류말고도 중국차랑 잘 어울리는 다식이 또 있구나~
박씨… 이것도 제가 무척 탐냈던 것이죠.
우리나라 호박씨의 1.5배 정도 되는 크기인데
겉은 연두색이었어요… 소금같은걸로 조미를 한 것 같은데
중국에서 나오는 것들은 다 크기가 큰지..박씨도 저리 크다니.
(중국 지사 직원들이 가져온 해바라기씨도 무척 큰데..훗)
맛은 짭쪼름하면서 좀 느끼한 듯한 느낌이 들었지요.
껍질을 까거나 그냥 먹어도 된댔는데 서서 까먹기도 그래서
그냥 통째로 씹어먹었죠. 그래도 맛있었는데 아니 철관음이랑 같이 먹으니
이런 천상궁합이…! T^T
보통 차를 연거푸 마시는 일이 없는데
그 자리에서 3잔이나 마셨답니다. 이런 일은 정말 없었는데…
그 맛의 궁합에 반해버렸어요. 습~ 또 맛보고 싶어라.
제게 팔선과랑 차에 대해 열심히 설명해주신 그 부스 옆에 앉아계시던
여스님께 고맙네요. 중국어도 잘 하시고 차에 대해 해박하시더라구요.


대만에서 온 이쁜 언니의 중국차 시연.
지나가던 사람들이 이 특이한 모습에 끌려서 오긴 하지만
선뜻 마시겠다고 자리에 앉는 사람은 드물더군요.
평소에 실제 중국, 대만 사람들이 어떻게 차를 우릴지 늘 궁금했는데
앞서 보이차도 그렇고 이 오룡차도 그렇고.. 몇가지 배울게 있어서 기뻤죠.
아참… 대만 차 부스 가서 먹고 놀았다니까 다들 접근을 회피하는..쿨럭


이외에도 인상깊었던 부스들이 많았지요.
오른쪽에 있던 히말라야티를 팔던 부스.
낯익은 주황색 종이봉지에 끌려서 갔는데
일람 등 네팔 각 다원에서 차를 구해 한국인의 입맛에 맞게 블렌딩했다고 하더군요.
다원도, 수확시기도 알 수 없었지만
맛은 꽤 무난하고 좋았어요. 저렴하게 파는 것같던데 저 정도면
브랜드에서 나오는 다즐링보다 크게 떨어지진 않을 것 같은데…
독특한건…한잔 분량만 따르기 위함인지
큰 도자기 포트가 아닌 작은 유리 차호에 우리고 있더군요.

티뮤지움은 커피&티 전시회처럼 판매를 병행하지 않고
몇몇 종류의 찻잎만 가져와서 전시하는 것 같더군요.
더 보고 싶으면 오프 매장에 나오라고 브로셔만 돌리는 정도.
홍차로서는 히말라야티랑 티뮤지엄이 유일했고
티젠도 녹차 파는데만 전념중이었지요.

입구랑 멀지 않은 곳에 브라이언트님께서 얘기한
홍차 티백 자판기가 있더군요.
그 부스는 심심해 보이던데… 호객행위 같은걸 안하니까…
차 포장하는 기계같은것도 보이고..
전시회장 맨끝에 가면 각 유명 다인들이 쓰는 다도구를 전시하더군요.
다도구 옆에 그 인사가 늘 마시는 차라는 것처럼 놓인 차들은..협찬 상품이려니…
아참, 그 다도구 전시회장 근처엔
세미나 등을 위한 큰 행사장이 있는데
거기서 동다송 공연을 하더군요.
아주 특이한 퍼포먼스였는데…. 왜..난…자꾸 웃음이 나오는건지-_-a
어쨌든 진지하고 멋진 공연임은 틀림없지만요.

그렇게 혼자서 한 2시간쯤 구경을 하고 있는데
갑자기 친구가 보자네요.
대학로에서 보자고 하고 무슨 파스타 전문점이랑 차야에 가서 놀았어요.
원래 샘플을 받아와도 한참 두고 마시거나 못마시는 경우도 허다해서
그런건 전혀 받아오지도 않았구…
커피&티 전시회처럼 많이 나눠주지도 않더군요.
어쨌든 1회 전시회라서 많이 부족해보였지만
나중엔 홍차도 많이 전시됐음 좋겠네요.

You may also like...

댓글 남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