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얄 코펜하겐 블렌드
개봉해놓고 마시던 홍차들이 아직 남아있지만
너무너무 궁금한 마음에 드디어 일본에서 사온 홍차를 또 개봉했다.
타카노 딤불라에 이어서
로얄 코펜하겐의 로얄 블렌드!
사실 이 로얄 코펜하겐은 구입하기 어려웠다…
파는 곳이 별로 없고 어딘지도 모르기 때문.
사전에 조사해간 곳들도 다 품절이라는 둥
이젠 취급 안 한다는 둥… 오히려 엉뚱한 곳에서 찾았달까?
뭐 도쿄내 큰 상점을 다 뒤진 건 아니어도 눈에 띄는 대로 들어갔다고 할 수 있었다.
어쨌거나 나도 궁금했고 워낙 궁금해하시는 분이 계셔서^^
일본에 가서 반드시 사와야 할 품목 중 1순위였다.
(참고로 2순위는 타카노 홍차, 3순위는 레피시에 티테스터 주황색)
일본인들은 도자기랑 홍차 캐디랑 같이 매치시켜서 맛보는 걸 좋아한대서 만들어졌다나
로얄 코펜하겐 외에도 노리다케, 민튼, 로얄 알버트 등에서도 홍차가 나온다.
참, 민튼은 딱 한 군데서 봤는데 그것도 티백만 있었다. 미련이 남는군..
그나저나 전문 차 회사도 아니고 도자회사에서 홍차가 나온다고 하면
반신반의하게 되기 마련. 웨지우드는 마음에 들었지만서도…
막상 발견했을 땐 무척 기뻤는데
레피시에에서 보였던 반응과 비슷한-눈앞에 가득 있으니 절로 배가 불러서 못 사온-
그런 현상이 또 발생해서…흠흠, 어렵게 고르고 골라서 몇 개만 샀다.
아무래도 로얄 블렌드라는 거창한 이름이 붙었으니깐
왕실에 납품을 하던지 그만큼 자신있단 소리가 아닐까 싶어서
괜히 모험을 할 만한 가향차보다는 이게 더 무난해 보였지.
손으로 딴 찻잎으로 된 인도산 홍차란다.
35g 미니틴인데도 안에 속뚜껑이 또 있다.
이럴 줄 알았으면… 큰 것도 사 올 걸..OTL
미니틴치고는 다른 홍차보다 비싸긴 하지만
이 캐디만으로도 사온 가치가 있다고 할 수 있는데. 아흑~
디자인도 얼마나 이쁜가. 로얄 코펜하겐의 독자적인 블루 플루티드 무늬!
참, 로얄 코펜하겐은 틴 구성이 특이하다. 35, 60, 130g 이었던가?
일반적인 25, 50, 120g 구성과는 좀 다르다.
뚜껑을 열어보니…OP급 찻잎…
어, 다르질링 같은데 봄이나 여름 수확은 아닌 거 같고..
은근히 팁도 보이지만 찻잎 색은 어둡다.
다르질링과 뭔가를 블렌딩한 거 같은데
아삼일까 닐기리일까 아님 가을에 수확한 다르질링일까.
안타깝게도 난 그런 걸 알아챌 만한 미각이 아니다. 흑흑
5g 정도를 400ml 정도의 물에 4분 우렸다.
찻물색은 약간 밝은 붉은색. 갈색빛이 돌거나 예쁜 주황색도 아니고..
대추보다 더 밝으면서 약간 풋내도 풍긴다.
맛은…풋내와 함께 약간의 잡미가 느껴져서 잘못 우리기 쉬운 케이스…
예를 들자면 포숑 인디안 다르질링과 비슷하달까.
빨리, 잘 마셔줘야 할 듯 하다.
좀 연하게 우린 건지 원래 임펙트가 없는 건지 아님 다과를 곁들여서 그런 건지…
흐음~ 맛있네… 애프터눈 티로 격조있게 즐기기 좋구나…정도.
다음엔 진하게 우려봐야겠다.
똑같은 이름의 포트넘 로얄 블렌드도 처음에 마셨을 땐 쓰고 떫고 그랬는데
나중에서야 고소한 그 맛을 알게 되었듯이 이것도 좀더 마셔봐야할 거 같고
포트넘 것과는 달리 오후에 마시기 딱 좋다.
2006년 8월 13일
무슨 홍차를 마실까 홍차장 앞에서 고르는 게 즐거워 보일지 몰라도
꽤나 골치아픈 일.
나름대로 열심히 마시고 있는 거 같은데 속에 깜빡하고 쳐박아둔 홍차가 있다든가
의외로 홍차가 많은 줄 알고 펑펑 나눠주고 마셨더니
연말까지 갈까 걱정된다든지…
별별 생각을 다 하다보면 의외로 맨날 마시는 거나 고르고
고르는 시간도 많이 걸리더라는 거. 흐미~
그러다 눈에 띈 것이 바로 이 블렌드.
아아, 작년에 이거 사던 게 떠오른다… 그 백화점… 매대에 있던 포숑 홍차들…
아쉽다고 조금 남겨둔 거 같은데 얼마 남았더라?
딱 5g 남았다.
그래서 한 400여 ml에 3분 우렸다.
잎의 크기로 볼 때 예전에 4분 우렸을 거 같은데
그때 좀 뒷맛이 텁텁하고 별로였던 기억이 나서
물도 살짝 식히고… 3분만 우렸다.
날이 더우니 뭐 얼마나 식었을지 모르지만 적어도 펄펄 끓는 뜨거운 물이
능사는 아니더라고.
호~ 훨씬 더 부드러운 맛이 나네.
다르질링을 좋아하면서도 발효도 때문인지 자주 마시기 어려워서
다르질링 블렌딩된 홍차들도 별로 안 좋아하는데
살짝 식혀서 짧게 우리니 향이 좀 더 나면서 맛이 너무 진하거나 텁텁하지 않게
마시기 적당해졌다. 내 입맛으로.
빨리 싹 다 마시고 새것들을 뜯고 싶지만
연말까지 잘 마실 수 있도록 페이스를 조절하기로 했다.
최신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