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강쿠키

집에서 말린 생강을 분쇄기로 갈아서 만든 생강가루가 생겼다.
그렇잖아도 올겨울엔 진저브레드맨이나 생강쿠키 같은 걸 해보려고 별러서
올스파이스도 사왔고… 필요한 재료는 다 모인 셈이다.
날도 추워지고 아침에 일어나면 콧물도 훌쩍~
매콤한 생강쿠키를 먹으면 몸도 따뜻해지는 느낌인데
여기에 크리스마스티 같은 스파이스티를 곁들이면 더 환상일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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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루로 된 올스파이스 파는 곳이 많지 않은데
사진은 일본 갔을 때 긴자 메이지야 스토어에 가서 구입한 것이다.
홍차 좀 구경하러 들어갔다가
세계의 각종 식자재가 있는 걸 보고 신나서 구경하다가
향신료 코너 바구니에 세일 품목으로 들어있던 올스파이스를 보고 즉구!
6일에 소포로 같이 부칠 정도로 이것도 짐이 되긴 했지만.
그래도 50g 병이 250엔. 환율까지 생각하면 한국의 반값도 안 된달까?
계피향에 정향, 너트메그 향까지 은근히 풍겨 모든 향신료의 향이 느껴진다고
올스파이스라는 이름이 붙여졌다고 한다.
당근 케이크, 생강쿠키, 진저브레드맨 쿠키 등을 만들 때 사용되고
없을 땐 정향, 계피, 너트메그를 동량으로 섞어넣으면 비슷해진다고 한다.

올스파이스를 개봉하고 싶어서 근질거리던 참에
생강가루도 생겼고 … 고대하던 생강쿠키를…!

[재료 : 24개 정도 나옴]

박력분 150g, 설탕 80g, 버터 35g, 마가린 35g(둘을 합쳐서 버터 70g으로 해도 될 거 같음)
베이킹파우더 1/2티스푼(1g 정도), 달걀 1개, 럼주 1큰술, 생강가루 1큰술(난 2큰술로 했는데 좀 맵다)
옵션으로 올스파이스 1/2티스푼(계피나 너트메그도 괜찮음)

[만드는 법]

1. 박력분, 베이킹파우더 그리고 향신료를 같이 체쳐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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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버터, 마가린을 실온에 꺼내 녹여놓는다.
내 경우 시간이 없으면 실온에 녹을 때까지 기다리지 않고
바로 나무주걱으로 계속 저어서 풀어주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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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②에 설탕을 나눠 넣으면서 크리밍한다.
노릇한 색깔의 버터와 마가린에 설탕이 들어가 녹으면서 거품기로 저어주면
부피가 1.5~2배쯤 부풀면서 색깔이 연해진다.
난 쿠키를 만들 땐 거품기를 쓰는 게 귀찮아서 늘 나무주걱으로 젓는데
어쨌든 설탕의 서걱거리는 느낌이 없어질 때까지 저으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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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③에 계란 푼 물을 3회 정도에 나눠 넣으며 섞는다.
흰자랑 섞인 계란물이라 쿨럭하고 한 번에 딸려들어가는데
잘 나눠 넣으면서 버터크림이 분리되지 않게 섞어준다.
자신이 없으면 노른자 먼저 넣고 흰자를 나중에 섞으라는데
(노른자만 넣으면 무척 잘 섞인다. 흰자가 문제지.)
그냥 둘을 섞어서 중간중간 흰자의 끈을 끊어서 풀어놓고 섞는게 편한 것 같다.
후훗, 저 유리볼은 도큐한즈에서 사온 이와키 내열유리볼.
유리볼 2개를 小, 中 사이즈로 사왔는데 한쪽에 수구가 있어서
제과할 때 소량의 계란이나 분말류를 넣을 때 좋아보여서 사왔더니
정말 쏠쏠하게 잘 사용하고 있다.
한국에서도 팔지 어떨지는 모르지만 나중에 후회하는 것보다는 나을 거 같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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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생강가루를 넣어 섞는다.
말리지 않은 생강을 곱게 다져넣어도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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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럼주를 1큰술 넣는다.
그런데 반죽이 질어질 것 같으면 좀 덜 넣어도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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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체쳐둔 ①의 가루를 체로 조금씩 나눠넣으면서
날가루가 보이지 않을 때까지 섞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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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반죽이 다 되면 비닐에 넣어 냉장고에 30분간 휴지시켜 준다.
원래는 사브레 반죽처럼 물기가 좀 없어야 하는데
내 건 반죽이 좀 질어졌다.;;

9. 휴지 후 반죽을 김밥처럼 말아 적당한 크기로 떼어 동그랗게 빚어서
팬에 놓는다.
내 반죽은 질어져서 결국 드롭쿠키처럼 떠놓고 손으로 살짝 모양을 잡아줬다.
10. 180도에 10분 예열한 오븐의 1, 3단에 팬을 넣고
컨벡션 모드로 180도에서 10~15분 굽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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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0도에서 15분, 컨벡션 모드로 구웠는데도 왜 쿠키 색깔이 차이가 날까…?
위쪽이 1단에 놓고 구운 것, 아래쪽이 3단에 놓고 구운 것이다.
둘다 탄 건 아니라 나쁘진 않지만 아무래도 바닥이 노릇한 게 나을 거 같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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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문드문 스파이스 가루가 보인다.
예전에 고기굽는 오븐으로 구울 땐 컨벡션 기능도 없고 밑불만 세서
속에서 좀 쪄지는 느낌이었고 과자를 구우면 식혀야 좀 바삭해졌는데
컨벡션 기능으로 구우니… 세상에~ 갓구운 과자가 바삭바삭한 것이다.>.<b
물론 식어도 바삭하지만 오븐에서 꺼낸 뜨뜻한 과자가 바삭거리면서
입안에서 녹는 게 넘넘 환상이네~
생강가루를 2큰술이나 넣어서 좀 맵긴 하지만
생강 섬유질도 간간히 씹히면서 매콤한 것이 어른스러운 느낌의 쿠키가 되었다.
또 생강이 들어있어서 일종의 방부효과도 있겠고…
락앤락에 넣어놓고 틈틈히 꺼내먹으면서 3일만에 다 먹었지만
겨울에 만들어놓고 한 일주일쯤 실온에 보관하면서 먹기도 좋을 것 같다.
* 티앙팡님에 의해서 게시물 이동되었습니다 (2006-03-13 1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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