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로즈 아삼 골드러시

자연님께서 분양해주신 아삼~
어제 세 가지 차를 분양받은 후 제일 좋은 상태에서 맛보려고
연달아 마시고 있다.
다른 분양차도 있긴 하지만 자연님 분양차들은 포장 때문에…
무척 정성껏 해주긴 하셨지만
은박봉투에 담겨 온 것보다는 먼저 마실 수 밖에 없다.
내가 1회 마시는 분량에 딱 맞춰서 싸주셔서 편해서인지 더 손이 가기도 하구.

잠깐 샛길로 새자면 내가 분양을 잘 안 받는 이유가 찻잎 보관 상태 때문인데
감당하지도 못할 만큼 받아서 쟁여두느니
향 날아가는 정도를 고려해 내가 마시는 속도랑 맞겠다 싶을 때에만 받는 게 낫더라구.
은박봉투에 담겨 오는 건 그나마 좀더 늦출 수 있어서 편하구.
옛날 시음기 보면 공통적으로 오트밀 맛이 느껴진다던 거
그거 다 향이 날아가고 비닐의 플라스틱향이 배서 그런 것이거든.ㅠ.ㅜ
다양한 분양티들 받았다고 신나서 작은 통들 사서 쟁여두느니
받은 지 일주일 안으론 마셔없애는 게 통 사는 돈도 아끼고
맛과 향도 가장 좋을 때 즐기는 게 된다.
내 개봉중인 홍차들이야 많은 양의 찻잎과 함께 캐디에 담겨있으니
향이 금세 날아가거나 다른 것과 섞이지 않지만
소량으로 분양받아서 비닐봉투에 담겨있으면(플라스틱 통도 마찬가지)
향이 날아가고 맛도 변한다구….
이런저런 분양 경험으로는 미니 지퍼백보다 제과점에서 빵, 과자 담을 때 쓰는
풀비닐 봉투가 좀더 낫다. 밀폐력이 떨어지는 줄 알았는데
괜히 과자 담는데 쓰는 게 아니었단 말이지. 습기도 덜 차고 향도 잘 안 날아간다.
그걸 처음 느낀 게 윤미 언니께 위타드 스티키토피를 받았을 때였는데
담은 지 오래 됐다고 걱정하셨던 것과 달리 향과 맛이 별로 변했단 느낌을 못 받았더랬지.
물론 언니께서 무척 많이 주셔서 그런 것일 수도 있다만.

어쨌든….그렇잖아도 아삼은 많이 못 마셔본 참이라 더욱 반갑당.
드문드문 골든팁스도 많이 보이고
하나 집어서 씹어보니… 약간 구수하면서 씁쓸한데 나쁘진 않네.
찻잎 씹는 얘기하다보면 생각나는 게 바로 차야.^^
차야에 처음 갔을 때였나 그 다음이었나 하여튼 티테스팅하고
티파티도 자주 갖고 친해지면서 찻잎을 씹어보는 언니를 목격하고는
나도 가끔 어떻게 우러날지 궁금해지는 차들은 잎을 씹어보게 되었다.
근데 남 앞에서 씹어보는 모습을 보이는 건 그다지 좋아보이진 않아서
남의 눈에 안 띄게 살짝 집어서 몰래 맛보고 그랬는데
모 님한테 들킨 적이 있다지… 음…

찻잎 보관상태도 좋고 맛있게 우러날 것 같은 느낌이 든다.
가끔 아삼 우리면 몰트향인지 너무 매케한 향이 물씬 풍길 때도 있는데
의외로…난 그거 싫거든.
홍차왕자 아삼이란 캐릭터를 가장 좋아하지만
그 매케한 느낌 때문에 아삼을 별로 안 좋아하고
오로지 CTC나 있으면 밀크티로 해마셨더랬지.
2년 전엔가 티파티 할 때에 해로즈 무슨 아삼인지 맛봤는데
그땐 또 너무 연했고 같이 맛봤던 크리스마스티조차 밍밍해서
해로즈티들은 고급스럽긴 한데 다 이렇게 맹맹한가 했는데….
오늘 마셔보니 입안에서 부드럽게 미끄러지고 풍부한 느낌이 나쁘지 않은걸!
450ml 정도 우려냈으니 스칸돌렛 티포트에 옮겨담기엔 좀 많아서
티포트에 걸러놓고 남은 건 찻잔에 따르고 다시 티포트에 옮겨담은 걸
찻잔에 따라서 희석했더니 첫잔이 좀 쓰고 매케하긴 했다.
그렇다고 처음부터 밀크티로 마실 순 없어서 그냥 맛봤는데
그 매케한 느낌이 그다지 크지 않아서…. 꽤 괜찮더란 말씀.
구수한 맛이 잘 느껴지는게 마음에 든다.
해로즈라고 의식을 안 하고 마셨으면 좋았을텐데 알아서 그런가
고급스럽단 느낌도 들고.;;
근데 다 마시고 나서 입안에 남는 그 느낌에서 구수함과 함께
달큰하고 뭔가 향긋한 게 참…이상하네?
아삼 OP급에 대한 인식을 바꿀 정도..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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