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타임 여덟 번째]티포트에 홍차 우리기

홍차 다구는 1, 2편으로 소개했는데요
그걸 다 갖추고 시작하면야 좋겠지만
일단 마실 홍차를 하나 갖추고 거기에
기본이 되는 티포트 1개도 있다고 하고 시작해 볼까요?

홍차를 우리는 법은 세계 각국에 널리 알려진 ‘골든룰’이라는 게 있답니다.
1. 양질의 찻잎을 사용하라.
2. 티포트를 예열하라.
3. 차의 분량은 정확히 측정해라.
4. 신선한 물을 알맞게 끓여 사용해라.
5. 찻잎을 우려내는 시간을 맞추어라.

무척 간단해 보이는 방법이지만
각 원칙에 대해서 하나씩 짚어서 길게 얘기하는 게 가능할 정도지요.
홍차를 고르는 법에 대해 더 보시고 홍차를 구입하셔도 되고
이미 갖고 계신 게 있고 부딪혀 보고 싶다면 먼저 우려보고
보충 내용을 들으셔도 됩니다.^^
전 이 원칙에 맞춰 약간 순서를 바꿔서 우리는데요.


1. 마실 찻잎을 계량합니다.
자주 마시고 손에 익숙해지면 우리기 직전에 홍차통에서 떠내도 되는데
뜨겁고 김 오른 포트 옆에서 찻잎을 떠낸 티메저를 다시
홍차통에 넣거나 하면 습기가 더 잘 들어가겠죠?
이리저리 계량해 보다가 허둥댈 수도 있고요.
그래서 대강 마실 분량, 인원수를 예측해서 찻잎을 먼저 계량해두면 편하답니다.
정 자신 없으면 저울을 이용하셔도 되고요.

제 경우 이날 4g의 찻잎을 이용했습니다.
꽃잎이 블렌딩 된 거라서 찻잎 자체는 4g 약간 안 될 거구요
400ml에 우려서 세 잔 정도 나오게 마시기로 했지요.
저야 혼자 홀짝홀짝 몇 잔씩 잘 마셔서 이렇게 우리지만
처음 드시는 분께는 2~3g 정도를 250~300ml에 우리시는 걸 추천합니다.

2. 신선한 물을 기포가 올라올 때까지 끓입니다.

받아둔 지 오래된 물, 한 번 끓였던 물 말고 신선한 물을 받아
동전 크기의 기포가 올라올 때까지 끓이고
수돗물일 경우 막판에 뚜껑을 열고 끓여 소독약 냄새를 날려주세요.

3. 티포트를 예열합니다.

따로 끓여둔 물로 예열해도 되고 온수를 틀어서 예열해도 되는데
전 그냥 방금 끓인 2번의 그 물을 약간 붓고
티포트를 빙빙 돌려 빠르게 예열합니다.

예열한 물을 버리고
(전 그 물을 또 찻잔에 부어서 찻잔도 예열하지요.)
계량해뒀던 1번의 그 찻잎을 넣은 후 온수를 붓습니다.
이 과정이 짧을수록 끓여둔 물이 덜 식겠지요.

4. 찻잎을 우립니다.

전 4g을 400ml에 4분쯤 우렸어요.
우리는 시간은 찻잎의 크기에 따라 달라집니다.
자잘하면 맛이 금세 우러나니까 짧게 우리는 게 좋고
커질수록 맛이 더 우러나도록 오래 우리지요.
선물받아 우려 마셔본 홍차가 너무 탕약 같았더라 하면
찻잎이 자잘한데 오래 우렸을 경우가 많을 겁니다.

신선한 찻잎을 넣고 팔팔 끓인 신선한 물을 붓고 우리는 거면
찻잎이 티포트 내부의 물의 대류를 따라 위아래로 너울너울 느릿하게
떴다 가라앉았다 하는 게 보일 거예요.
이런 걸 찻잎의 ‘점핑’이라고 하는데
확실히 신선한 찻잎은 점핑이 잘 되고 맛도 고르게 잘 우러나고요
만약 그렇지 않았다고 해도 따르기 전에 긴 스푼으로 살짝 저어서
위아래 찻물의 농도가 달라진 걸 섞어서 고르게 해주면 되지요.

대용량으로 우릴 땐 찻물이 식는 속도가 느리지만
소량으로 우리면 그만큼 차 우리는 동안에도 온도가 내려가고요 금방 식지요.
그걸 방지하기 위해 보온용 덮개를 씌우는 게 바로 티코지인데요
임시방편으로 모자나 주방타월 등으로 덮어줘도 좋고
이렇게 하나쯤 만들어도 좋겠지요.

5. 찻잎을 거릅니다.

자, 여기서 티포트가 하나일 땐 찻잎을 걸러
찻잔에 바로 따라서 마시면서 티포트 안에 있는 찻잎이 계속 우러나
홍차가 진해지면 거기에 온수를 더 부어서 희석하거나
설탕이나 우유를 타서 마시면
홍차 하나를 우려서 여러 가지로 맛볼 수 있는 거지요.

그런데 녹차 마실 때 보면 각자 찻잔에 돌려 따르면서 농도를 맞추기도 하지만
농도를 맞춘 다음에 따르기 위해 숙우에 먼저 따른 다음에 따르기도 하잖아요?
그것처럼 티포트가 2개라면
2번째 티포트에(역시 예열해둬야겠죠) 거름망을 놓고
우려낸 홍차를 걸러서 담아두는 거죠.

그 2번째 티포트를 티코지로 보온하면서 마시면
꽤 균일한 농도로 따뜻하게 천천히 즐길 수 있게 된답니다.

스콘 티타임
직접 만든 스콘과 맛있게 우러난 홍차를 보온해 가면서
유유히 티타임을 즐기면 되는 겁니다.

홍차 고르는 법에 대해 계속 설명하자니
너무 지루해질 거 같아서 중간중간 이미 홍차를 마시고 있고
좀 더 알고 싶은 분을 위한 그런 것도 끄집어서 쓰려고 해요.
그나저나 이게 도움이 되긴 할런지~ ^^;
그래도 말 나온 김에 티백 홍차 우리는 법도 다음 편에 얘기해 볼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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