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타임 열네 번째] 홍차를 어디에 보관할까요
와인 라벨을 수집하듯이 홍차를 마시다보면
예쁜 티스푼이나 티메저 그리고 티캐디도 수집하게 되기도 해요.
다만 매번 통에 담겨 있는 홍차를 구입해서 마시자면
리필백에 든 것보다 비싸고 빈 통만 늘어나니까
웬만큼 마시다보면 리필백을 많이 구입하게 되더라고요.
영국 브랜드 홍차에서 많이 볼 수 있는 게 carton 단위인데(상단 왼쪽)
100~125g 정도의 찻잎을 알루미늄박을 입힌 폴리프로필렌이나 폴리에틸렌 백에 넣어서
밀봉한 후 종이상자(carton)에 넣어서 파는 거예요.
프랑스나 독일 같은 데서는 겉이 코팅된 종이봉투에 담아주기도 하고요
인도에선 알루미늄으로 내부를 코팅한 종이백에 밀봉한 후 주머니에 포장해서 팔고
일본 같은 곳은 은박봉투를 비롯해 별도의 캐디에 담아주기도 하고
여러 가지 포장단위로 팔아서 선택의 폭이 넓더라고요.
그간 제가 마셔본 리필백 홍차들이 대략 이랬는데 공통점은
같은 상품일 경우 틴에 들어있는 것보다 리필백이 저렴하다는 것이었죠.
문제는 아무래도 리필백에 있는 걸 자꾸 열어서 꺼내 마시면
틴에 든 것보다는 밀폐성이 떨어지고
원래의 틴에 들어있다고 해도 뚜껑이 좀 헐겁거나 해서
밀폐력이 의심되는 경우가 있어요.
홍차는 어디에 보관해야 할까요?
건/냉/암소에 보관하라고 하지요.
건조하고 온도가 높아선 안 되고 빛이 들지 않는 곳이요.
이건 커피나 다른 차도 마찬가지예요.
자주 마시지 않을 거면 냉동하라고도 하던데
정말 꽁꽁 싸서 냉장고 냄새가 배지 않게 해야 하고
너무 오래 냉동해도 안 되고 해동할 때에도 냉장실에서 하루 보내고
실온에서도 바로 해동하지 않는 등 해동하는 방법도 좀 까다로워서 전 추천하지 않아요.
그냥 해동하다가 습기라도 차면 찻잎을 망치니까요…
제가 추천하는 방법은 개봉 후 최대한 6개월에서 1년 내로는 마신다는 것이고
밀폐용기에 담아서 보관하면 더 좋다는 거예요.
홍차를 보관하기 좋은 통의 재질은 주석이에요.
보냉효과가 뛰어나죠.
다만 순수 주석용기는 가격이 비싸서 보통 주석도금강판을 많이 써요.
은으로 된 통은 차맛을 순하게 한다고도 하네요.
보편적으로 쓰기 좋은 티캐디의 재질은 도자기나 유리예요.
전 유리밀폐병이나 잼 병을 재활용 하지요.
유리 밀폐병에 찻잎을 그대로 넣기도 하고
홍차가 들어있는 폴리백이나 은박백을 집게로 집어서 넣기도 해요.
개별 포장이 되어 있지 않은 벌크티백도 밀폐병에 넣어두면
습기차거나 향이 날아가지 않아서 좀 더 오래 향기롭게 마실 수 있지요.
홍차 보관용으로 파는 통을 사서 그걸 쓰거나
예전에 마시던 홍차통 중 향이 비슷한 홍차를 다시 담기도 해요.
플라스틱으로 된 밀폐용기는 찻잎을 직접 넣어둘 경우
방습성은 있지만 보향성은 유리 같은 거에 비해 좀 떨어지더라고요.
구입한 홍차를 끝까지 맛있게 잘 즐기려면 잘 보관하는 게 관건이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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