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타드 랍상소총
랍상소총은…
마셔본 사람은 대개 반응이 극과 극인데
그 엄청난 정로환 냄새 때문에 싫어하는 사람이 태반이지만
의외로 더 잘 맞는 사람도 있다.
내가 처음에 랍상소총을 입에 댔던건 2001년 겨울-_-
쇼핑몰에 주문할때 잭슨스 러시안캬라반, 랍상소총을 마셔보고 싶다고 했었다.
이상하게 유난히 낯선 홍차들이라 독특할 것 같았으므로.
당시에 랍상소총 2~3g 정도를 150ml쯤에 우린것 같은데
아마 4~5분 우린듯 하다…정말 이건 정로환을 탕으로 끓인 맛이랄까
너무 지독해서 도저히 다시는 입에 대지 않을 줄 알았다.
그후 2002년 여름쯤
여러 차례 차 모임을 갖고 입맛 또한 차에 길들여지다보니
풀 같던 허브차가 점점 입에 맞음은 물론
랍상소총까지 상큼하게 느껴지는게 아닌가!
포트넘 랍상이었는데…호..상큼하고 청량감이 도는 맛이당.
우유를 넣어도 독특한..
오늘은
얼마전..1월인가
티테이블 번개를 하면서 차를 또 분양받았는데
그때 edge?님으로부터 받은
위타드 랍상소총 티백을 마셔보기로 했다.
특이하게도 티백이 둥근 모양인데 무슨 패치처럼 생긴 티백이다.
향이 너무 강해서 지퍼백을 2중으로 해서 넣어놨는데
내 홍차 장식장 안에 향이 다 퍼져서 이제 빨리 마셔야 할 것 같기도 했고
러시안티로도 마셔보고 싶었다.
에… 대강 3~4g은 되어보이지만
400ml에 2분30초 우리기로 하였다.
평소 마시는 것보다 물이 약간 많으니까 30초 더 우리는 셈.
이제 내열유리포트에 물 끓여 마시는데 재미를 붙여서리-_-a
내열유리포트에 물을 끓이고
길쭉한 차 우리는 전용 내열유리포트를 예열하고 티백을 넣은후
물을 붓고 2분30초간 우렸다.
찻물색은..
티백이라 그런지 몰라도 약간 탁한 기운이 돈다.
꼭 수정과 색깔이다.-_-;;
뭐, 어쨌든 너무 진한것보다 이제 연하게 마시도록 하려고
하므로 색이 너무 진해도 곤란하다.
적당하려니 생각하고 티백을 건져내고 찻잔과 스칸돌렛 포트에 따랐다.
이 400ml를 나 혼자 마셔야 한당.
좀 연하게 우린 편이라 향이 살짝 돌긴 하지만
그래도 역시 강렬한 정로환 냄새다.
솔잎을 태운 훈연향이라고는 하지만…. 아냐, 이건 정로환이야…
맛은… 오옷, 상큼한걸.
적당히 연하면서 입안이 개운해지고 좋다.
쓰거나 떫은 맛은 없고
소나무향이 입안을 훑고 지나가면서 뒷맛이 달큼하다.
스트레이트로 몇모금 홀짝이면서 마신다.
진하다는 느낌은 별로 들지 않았다.
찻물색이 약간 탁한게 마음에 걸리긴 하지만
우유를 부어마시면 상관없었다.
은근히 수정과처럼 곶감을 풀어넣은마냥 도는 약간 탁한듯한
갈색빛이 나름대로 독특하군.
스트레이트로 마시다가
몇주째 먹고있는 에담로프랑 프레지덩의 까망베르를 함께 먹기로 했다.
다과들 사진은 관련갤러리를 참고하면 된다.
일단..에담로프는 슬라이서로 포를 떠서
참크래커 위에 얹어봤다.
에피타이저의 느낌이랄까.
랍상소총을 한모금 마시고 참크래커와 치즈를 먹었는데
흠…나쁘진 않지만… 치즈랑 크래커가 좀 짜다.
에담로프는 담백한 크래커 위에 올려놔야 할듯.
까망베르는…프레지덩의 까망베르는 암모니아 냄새가 유난히 심한데
일단 한조각 베어물고 입안에서 녹이다가
랍상소총을 마시면 혓바닥이 아려오다가 싹 씻겨나간다.
호…이건..크리스마스티와 쵸콜릿의 궁합 이후
새로이 발견하는 궁합이 아닐런지.
랍상소총은 까망베르와 잘 어울린다-라는 내 미각공식이 도출되었다.-,.-
(따라했다가 이상한 맛을 느껴도 책임못짐)
까망베르보다 더 연한 맛의 브리라면 잘 어울릴것 같다.
라스베리잼과 복숭아잼을 준비해놨는데
내가 차를 마시는 사이에 동생이 참크래커를 찍어 먹어버렸다.
이런, 잼을 섞어놓으면 어쩌자는거냐..
일단 둘다 섞어서 타마셨는데..
복숭아잼도 살구잼도..러시안티에는 좀 민감한 잼인가보다.
신맛이 나서..안어울린다. 웩
스트레이트로 마실때가 훨씬 낫다.
잼은 조심히 시도해볼것.
우유는 부어서 마셔볼만 하다.
색깔이 다방커피 색 정도가 될때까지 부어서 섞어주면
랍상소총 밀크티가 된당.
고소하고 진한..그런 밀크티가 아니라
랍상소총 특유의 향과 맛이 중화되면서(거의 없어진다고 해야 맞을듯)
특이하게 청량감이 도는 뒷맛이 나는 밀크티가 된당.
전에 모임에서 내가 시도해보고 랍상을 마실때면 꼭 우유를 부어마셔본다.
다시 남은 랍상을 스트레이트로 마시는데
스트레이트로도 좋다. 아고 맛있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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