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타임 서른일곱 번째] 소금을 넣은 몽골식 밀크티, 수테차
지난 주의 한파 이후로 간만에 따뜻했는데 다시 한파가 찾아온다지요.
이런 때일수록 따뜻한 홍차, 밀크티가 막 땡기는데요
더욱더 고열량으로 몸을 데워줄 밀크티로 티벳 버터티는 어떨런지요.^^
‘수테차(乳茶)’라고 부르는 것을 해보려는데 몽골리안 밀크티라고 할 수 있어요.
본고장에서는 ‘전차’라고 부르는 벽돌처럼 굳힌 발효차를 우려서
여기에 소나 양의 우유와 소금을 더해 끓이고
버터나 보리, 양고기 등을 더해 식사로도 먹는대요.
우리야 기호차로 홍차와 밀크티를 즐기지만
몽고 같은 고지대 사람들에겐 비타민과 무기질 공급원이자 식사 대용도 되는
중요한 음식 중 하나지요.
아삼CTC 6g을 준비합니다.
다른 홍차도 가능하긴 하지만 이렇게 CTC로 가공한 찻잎이 진하게 우러나거든요.
물 200ml를 끓인 후 거기에 찻잎을 넣고 4분 정도 우립니다.
더 진하게 우리려면 팔팔 끓이면서 우리셔도 되고요.
우유 150ml를 붓고 살짝 더 끓여줍니다.
우유 특유의 비릿한 향이 싫으시면 팔팔 끓여서 끓어 넘치기 직전에
밀크팬을 들어올렸다가 다시 끓였다가 넘치기 직전에 밀크팬을 들어올리면서 끓인 후
살짝 식을 때 유막이 뜨면 그 유막을 걷어내면 되지요.
소금 약간을 넣고 간하면 끝이에요.
사실 소금을 넣고 여러 번 끓여주는데 요리할 때 소금을 늘 맨나중에 넣던 버릇이…
무염버터를 약간 넣어봤어요.
가염버터면 소금을 생략하시고요.
버터의 크리미한 느낌이 느끼하게 다가오기도 하지만
소금 때문에 좀더 깔끔해지는 느낌이고요
분명 홍차 밀크티인데도 소금 때문에 아주 독특한 맛이 난답니다.
티벳에서도 수테차와 비슷한 수유차(酥油茶)를 마시는데
수테차가 전차에 우유를 넣고 끓여서 소금으로 간하고 기호에 따라 버터를 넣는다면
티벳의 수유차는 버터와 소금이 같이 들어가는 버터티라고 할 수 있어요.
둘이 고열량이며 식사 대용으로도 쓰는 밀크티로 비슷하지만 굳이 포인트를 잡자면
수테차는 소금이 들어간 밀크티
수유차는 소금과 버터가 들어가는 버터티
…라고나 할까요.
본고장의 맛에 근접하게 느껴보기 위해서 보이소타차로도 실험(?)해봤어요.
보이차를 납작하게 압축하는 걸 긴압차라고 하는데
긴압차의 모양에 따라 벽돌처럼 생긴 전차부터 만두처럼 생긴 타차까지 다양하거든요.
그중에서도 소타차는 자사호에 넣기 좋은 1회용 사이즈라고 할 수 있지요.
소타차 1개가 2g이길래 2개를 사용했죠.
보이차는 처음에 세차를 해요.
불순물도 제거하고 차가 잘 우러나도록 우리는 침윤포라는 과정이기도 해요.
그래서 약간의 온수에 먼저 차를 세차해줬구요.
위와 같은 과정으로 우려서 버터까지 넣어봤죠.
홍차로 만든 것보다 훨씬 더 오묘한 맛이에요..T^T
식으면 더 느끼해지는군요. 윽…
티벳 버터티는… 2002년인가 3년인가..
이대앞에 있는 티앙팡이란 찻집에서 처음으로 맛봤어요.
밀크티를 좋아하니까 신기한 메뉴로 고른 게 그거였고
짭쪼름한 가염버터가 띄워져 나오는 신기한 밀크티였죠.
쿰쿰한 맛과 향도 살짝 나는 게 정말 흑차 종류로 끓인 느낌이었는데
그걸 다시 시도해보려고 벼르다가 드디어 해봤답니다.
우리에게 많이 알려진 밀크티는 향신료를 넣거나 설탕을 넣은 것인데요
소금을 넣으면 우유의 비릿하거나 느끼한 느낌이 가시면서
짭쪼름하니 입안이 좀더 깔끔해지는 느낌이 들더라구요.
거기에 버터까지 띄우면 배도 든든해지는 느낌이 들죠.
전 기호식품으로 홍차를 마시지만
가끔 어떤 나라의 유명한 차를 시험해보면서 현장감을 느껴보려고 한답니다.
그리고 지구촌 곳곳에서 생활 전반에 차가 녹아들어있다는 걸 다시 느끼는 거죠.
그네들의 식문화도 더 잘 이해가 가네요.^^
카페 > 신세계 피숀 | 아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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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3/10 2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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