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타임 마흔두 번째] 중국차를 우리려면-자사호로 우롱차 우리기
얼마 전 미국에 있는 친구에게 월병을 선물로 보내게 되어
오랜만에 명동에 있는 도향촌에 갔답니다.
겸사겸사 제가 먹을 것도 사왔고 차 이웃님이 분양해주신 철관음 햇차도 있어서
중국차 티타임을 즐겨보았어요.
우롱차를 우리는 기본 룰에 맞게 약식으로 마실 건데요
봉황삼점두법~ 이런 걸 하지 않는다는 거지 혼자 마시는 것치고는 좀 손이 많이 가는 과정입니다.^^a
이왕이면 티포트나 녹차다관 같은 것보다 중국차를 우리기에 가장 적합한 자사호가 있으면 좋지요.
없으면 개완이나 녹차다관, 유리다관도 괜찮아요.
1. 자사호에1뜨거운 물을 부어 예열한 다음 그 물을 차해(가운데 유리로 된 저그)에 부어 차해를 예열해요.
2. 찻잎은 자사호 바닥의 1/3정도 (취향에 따라 1/2이나 2/3) 자작하게 깔릴 정도 넣으시면 돼요.
전 보통 4~5g쯤 넣는답니다.
예열된 자사호나 다관에 찻잎을 넣는데
찻잎이 바닥에 고루 깔리도록 살짝 두드려 정리해주면 좋아요.
3. 뜨겁게 팔팔 끓은 물을 높이 따라서 다관에 가득 채우면 거품이 막 올라오는데
그런 건 자사호 뚜껑을 옆으로 살짝 빗겨서 걷어내거나 저렇게 차침으로 걷어내세요.
찻잎이 좋은지 거품이 적게 나오네요.
4. 처음 우린 찻물은 침윤포(차맛이 잘 우러나도록 찻잎을 불리고
이물질도 제거하는 세차의 역할도 해요)라 해서 마시지 않고 찻잔을 예열하는데 쓰고
그 다음 우리는 것부터 본격적으로 마시면 돼요.
서너 번 혹은 대여섯 번까지 재탕이 가능하답니다.
저런 유리로 된 차해를 공도배라고 부르는데 녹차다도에서 숙우와 비슷한 역할을 해요.
차를 우린 후 한 곳에 걸러담아서 일정한 농도로 따르기 좋죠.
거름망으로 한 번 더 걸러주면 더 좋고요.
5. 일단 두 번째 우린 차부터는 문향배라고 불리는 길쭉한 찻잔에 따라요.
문향배의 왼쪽에 있는 잔을 품명배라고 해요.
6. 문향배 위에 품명배를 덮은 다음 품명배가 아래로 오도록 뒤집어요.
7. 품명배를 차탁에 놓고 문향배를 들어올리면 퐁~하면서 찻물이 품명배에 담기죠.
그럼 문향배에는 차의 향이 남는데요
양손으로 문향배를 잡고 향을 음미하면 된답니다.
그리고 품명배의 찻물색을 감상하면서 마시면 돼요.
물론 문향배와 품명배 없이 바로 찻잔에 따라서 마셔도 되지만
특별히 중국에서 우롱차를 마실 때 사용하는 다구 중 이런 것도 있다는 것이죠.^^
참, 저렇게 하면 눈요기는 되지만 찻잔이 무척 뜨겁기 때문에
그냥 품명배에 따르는 게 좋을 수도 있어요.^^;
재탕을 하면서 계속 마시는데
우리는 동안 자사호 위에 온수를 부어주면 우려지는 동안 차가 식는 걸 방지해줘서
차도 더 맛있게 우러나요.
첫탕을 30~45초 우리면 재탕할 때마다 10~15초씩 우리는 시간을 늘려주세요.
차를 다 우리고 나면 불어난 찻잎이 다관에 가득찬답니다.
저 자사호는 120~150ml 정도의 용량인데 한 번 우려서 3잔 정도 마시게 되네요.
찻잎을 많이 넣으면 뚜껑을 밀어낼 정도로 빼곡하게 불어나기도 해요.
우롱차는 월병이나 다식, 말린 과일이나 견과류와 잘 어울려요.
만두 같은 중국식 요리와도 어울리죠.
너무 다구에 연연하실 필요는 없어요.
자사호가 아니라 머그컵에 우리셔도 된답니다.
기억하실 포인트는 적은 양의 물에 찻잎을 많이 넣고 ‘뜨겁게’ 짧게짧게 우리면서 재탕하는 거예요.
많은 양의 물에 찻잎을 넣고 오래 우리면서 마실 수도 있지만
아무래도 향이 좀 약해질 수 있어요.
혼자서 마실 땐 저 정도까지 하실 필요는 없지만
우롱차를 마실 때 문향배를 쓰는 것과
작은 잔에 따라 조금씩 향을 음미하며 마시는 것을 알아두시면
중국 차문화를 이해하는데 좀더 도움이 될 거 같아요.
카페 > 신세계 피숀 | 아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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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7/07 1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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